삼천리 Together Vol. 125  2022.08월호

Life Story

여름을 식히는 물이 있는 풍경

당일치기 혹은 한나절만이라도 시원한 물 풍경에 빠져보고 싶을 때 가면 좋을 곳을 소개한다. 경기도 화성 보통리저수지에서 즐기는 차크닉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여유와 휴식을 선물할 것이다. 또 맑고 깨끗한 달천이 휘감아 도는 괴산의 산막이옛길에선 물길을 따라 유유자적 걷다 보면 지쳤던 몸과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다.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물멍하기 좋은 화성에서의 차크닉

화성은 다른 도시에 비해 젊은 세대가 상대적으로 많다. 그래서인지 트렌드에도 매우 민감하다. 여행도 예외일 수 없다. 그중 하나가 물멍을 즐기는 차크닉이다. 물멍이란 물을 응시하는, 이른바 멍때리기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말하는데 모닥불을 바라보는 불멍과 같은 느낌이다. 이런 멍 트렌드는 떠들썩한 놀이와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정보에 지친 사람들이 정신적 쉼을 갈망하는 데서 오는 현상이다.

화성시 정남면에 있는 보통리저수지가 최근 물멍과 차크닉(차+피크닉)하기 좋은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저수지를 따라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으며 무엇보다 근처에 상권이 발달해 맛집과 카페도 많다. 유명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나 이야깃거리는 없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된다며 입을 모은다. 주말엔 차크닉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적잖게 붐비는 추세다. 명당으로 꼽히는 자리는 그늘이 있는 나무 아래. 또 주차장 가장 왼쪽 출구 쪽에 있는 화장실도 깨끗한 편이다. 이런 이유로 찾는 사람들이 늘자 화성시도 적극 관리에 나서며 화단을 조성하는 등 이용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저수지 산책로는 제방길, 데크길, 포장길 등으로 조성돼 있다. 총거리는 3km 이내로 한 바퀴 돌아보는데 40분 안팎이면 충분하다. 데크길을 벗어나면 작열하는 태양 아래 무럭무럭 자라는 벼와 주인을 알 수 없는 텃밭, 흐드러지게 핀 개망초, 낚시터 등 소소한 풍경도 이어진다.

뜨거운 여름에 이곳을 찾는 사람 대부분은 물멍을 즐기며 유유자적하길 원한다.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것이 있다. 간단히 먹을 간식은 두말하면 잔소리.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인근 카페에서 커피와 간식을 살 수 있다. 휴대가 간편한 테이블과 편안한 의자도 준비하면 좋다. 감성 차크닉을 즐기고 싶다면 아기자기한 소품도 잊지 말자. 장시간 차량 트렁크를 열어두면 차 배터리가 방전될 수 있으니 카라비너를 준비해 방전을 방지하자. 끝으로 늦은 시각 차에서 시간을 보내려면 모기장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한편 화성시는 어린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물놀이장을 8월 29일까지 궁평항과 전곡항 2곳에 개장했다.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하며 월요일은 폐장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영복과 수영모, 아쿠아슈즈를 착용해야 하며 애완동물은 동반할 수 없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 문의 : 화성시 관광진흥과 031-5189-2667

물길 따라 이야기 풍성한 괴산의 산막이옛길

산막이마을은 이름 그대로 산이 막아선 마을이다. 그로 인해 오랫동안 발길이 뜸했다. 오죽했으면 조선시대 유배지였을까. 마을사람들이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길은 달천의 돌다리와 섶다리뿐이었다. 그런데 괴산댐이 건설되면서 그나마 잠겨버렸다. 산에 막혔던 마을이 물에 갇혀 오갈 수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나룻배가 있었지만 수시로 이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수변을 따라 위험천만한 벼랑에 길을 내고 오갔다. 사오랑이마을에서 산막이마을까지는 4km 구간이었다. 이후 수백 년이 지난 몇 해 전 이 길이 산책로로 개발됐다. 옛길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산막이옛길이다. 길을 잘 정비해 놓아 1시간 남짓하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산막이옛길 들머리에서 임도를 따라 10여 분 걸어가면 연리지가 반긴다. 연리지는 각기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엉켜 한 나무처럼 자란 것인데 남녀가 사랑을 이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리지 주변에는 고인돌 쉼터가 있다. 옛날에 사오랑마을 서당에서 글공부하던 아이들이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이곳에서 야외학습을 했다고 한다. 이어서 소나무동산에 접어든다. 야트막한 언덕에 돌담장을 쌓고 그 가운데 나무계단을 놓았다. 40년 이상 된 소나무가 너른 땅에 군락을 이뤄 장관이다. 솔향과 산비탈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이 뒤섞여 살갗을 간질인다. 물소리도 새소리도 반갑다. 그렇게 풍요로운 자연에 취해 한참을 즐기다 발걸음이 닿은 곳은 출렁다리 앞. 중심 잡기가 어려운지 탐방객들이 잔뜩 긴장한 채 발걸음을 옮긴다. 출렁다리는 134m로 제법 길다. 집중하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도 있기에 건너온 사람들은 마지막 지점을 통과할 때면 성취감에 빠져 환호성을 터뜨리곤 한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출렁다리 건너편에는 정사목이라는 나무가 있다. 남녀가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닮았다. 연리지가 영원한 사랑이라면 정사목은 후손을 바라는 간절함을 담고 있다. 발길을 조금 옮기자 연꽃과 수련이 곱게 핀 연화담에 이른다. 옛날엔 논이었는데 지금은 연꽃밭으로 바뀌었다. 호랑이(표범)가 살았다는 호랑이굴을 비롯해 20가지가 넘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옛길 곳곳에 흩어져 있다. 풍경이 좋은 곳은 망세루, 호수전망대, 고공전망대, 한반도전망대 등이다.

그중 달천과 한반도 지형을 닮은 이색적인 풍광을 보고 싶다면 한반도전망대를 찾아보자. 노루샘을 지나 등잔봉을 거쳐 산을 올라야 하지만 시원하게 펼쳐진 그림 같은 풍광이 시름을 잊게 할 것이다. 2.9km 거리에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옛길 종착지에서 출발지까지는 나룻배가 수시로 운항하며 숲에서 보는 것과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으니 꼭 한번은 체험해보길 권한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 문의 : 괴산군청 관광기획팀 043-830-3452


댓글 8

  • 이준범님

    산막이옛길은 처음 들어보네요.
    풍경이 무척 좋은데~~ 가보고 싶네요!

  • 임종순님

    멋진 곳이네요
    가족과 함께 다녀오고 싶네요

  • 최인혁님

    저도 물멍하러 화성 보통리저수지에 가보고 싶어지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김세진님

    오랜 코로나로 여행도 마음껏 못 가고 있는데  하루 나들이 하기 좋은 곳 소개에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 바다님

    연리지  이름이 정겹네요.
    꼭 가보고 싶네요~

  • 김재원님

    경관수려하고 ~
    가족과 좋은추억 만들고 싶네어요 ~

  • 김태현님

    물과 같이하는 풍경은 시원하네요

  • 도사랑님

    요즘 날씨가 선선해져 주말마다 나들이를 떠나고 있는데 산막이옛길도 한번 다녀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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