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95  2020.02월호

Life Story

몸과 마음을 데워주는 소울푸드
전국 국밥 여행

어깨가 시릴 정도로 추운 날이면 뜨거운 국밥이 간절해진다. 국밥은 주머니 가벼운 청춘, 거리에서 일하는 사람들, 바쁜 하루를 보내는 직장인들의 단골메뉴이다. 후루룩 뜨거운 국물 한그릇을 비우고 나면 춥고 고단했던 하루를 보상받는 느낌이니 말이다. 이에 전 국민의 소울푸드로 등극한 전국 유명 국밥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 / 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서울 서민의 대표음식, 설렁탕

설렁탕은 서울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겨울에 먹어야 제격이다. 뽀얀 국물 한사발을 비워내고 나면 근심걱정도 사라지는 느낌. 그런데 설렁탕은 언제 누가 먹기 시작했을까. 조선시대 임금이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제사와 밭갈이 행사를 할 때 등장했던 음식이라는 설이 있다. 행사 이후 제사에 썼던 쇠고기를 끓여 참석했던 모든 사람들이 나눠먹었다는 것. 선농단 앞에서 만든 음식이라 해서 선농탕이라 불렀고 후에 설렁탕이 됐다고 한다. 그리고 1902년 서울시 요식업 허가 1호인 이문설렁탕을 시작으로 남대문과 신촌, 마포 등지에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설렁탕집이 포진했다. 설렁탕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뜨거운 국물을 먼저 맛보고 파, 소금, 후추 등을 기호에 따라 추가하면 된다. 또 밥을 말기 전 국수를 먼저 건져 먹는 게 좋은데 국수가 오래되면 식감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따로 먹는 경우도 있겠으나 밥을 말아 먹으면 국물이 더 고소해진다.

식사가 끝나면 익선동 한옥마을을 둘러보자. 빌딩 숲 사이 미로처럼 얽힌 작은 골목길이 정감 있다. 인사동과 창경궁, 종묘와 가까운 익선동은 1920년대 초 건축가 정세권 씨가 한옥마을을 조성했고 현재는 130여 채가 남아 있다. 뉴트로 열풍과 더불어 빈티지하게 개조된 한옥카페들이 많아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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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국물과 오랜 전통의 나주곰탕

곰탕은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상에 오른 귀한 음식으로 황해도 해주곰탕, 경상도 현풍곰탕, 전라도 나주곰탕이 특히 유명하다. 곰탕은 우족과 소꼬리, 양을 재료로 국물을 오랜 시간 고아서 만드는데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 칼슘이 풍부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국민음식이다. 그중 나주곰탕은 나주 5일장에 등장한 이래 나주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았고 뽀얀 우윳빛 곰탕이 아닌 맑은 곰탕 국물을 특징으로 한다. 국물이 맑은 이유는 소뼈를 적게 사용하고 양지와 사태 등 좋은 고기를 삶아 육수를 내기 때문이다. 또 무, 파, 마늘을 많이 넣어 누린내가 적고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하다. 밥에 뜨거운 국물을 여러 번 부어서 덥히는 토렴과정을 거친 뒤에 계란지단과 대파를 올리고 고기를 푸짐하게 쌓아서 나오는데, 여기에 새콤하게 익은 김치와 깍두기는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곰탕과 잘 어울린다.

나주읍성 금성관 앞에 자리한 나주곰탕거리에는 수십 년 넘게 한자리에서 나주곰탕 맛을 지키고 있는 식당들이 여럿 있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하얀집과 1960년부터 3대째 맛을 지키고 있는 노안집 등. 그리고 곰탕거리 인근에는 조선시대 건축물인 금성관이 있는데 중앙관리가 유숙했던 나주목의 객사로서 고려부터 조선시대까지 지방 궁실로 인정될 만큼 그 위상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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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의 투박한 입맛, 돼지국밥

경상도 사람들은 유별나게 돼지국밥을 즐긴다. 언뜻 보기에 돼지국밥은 순대국밥과 닮았지만 분명히 다르다. 돼지국밥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으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힘들고 가난했던 시절에 먹던 음식이란 점이다. 돼지국밥은 돼지뼈를 오랫동안 끓인 뽀얀 우윳빛 국물의 경상도식과 돼지고기를 끓인 맑은 국물의 이북식으로 나뉜다. 부산 중앙동, 범일동, 사상터미널에 그 전통과 맛을 잇는 집들이 많다. 그중 부산 동구 중앙대로 골목에 자리한 본전돼지국밥은 깊고 깔끔한 돼지고기 국물맛으로 유명하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칼칼한 배추김치와 부추김치는 돼지국밥과 찰떡궁합이다. 50년 이상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50년전통할매국밥에서도 돼지국밥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새우젓으로 간을 해 부추겉절이를 얹어 먹으면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식사 후에는 동구이바구길을 걸어보자. 이바구길은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을 지나 산복도로까지 이어지는 좁다란 골목과 위태로운 계단길이다. 이 길에는 지난 삶의 흔적들과 이야기가 함께 흐르고 있다. 또 부산항, 부산역 등도 자리하고 있어 숱한 만남과 이별이 새겨지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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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가성비 좋은 안성국밥

전국 5대 시장으로 유명했던 안성장터에서는 소시장이 열렸다. 덕분에 소고기 관련 음식도 함께 발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유명해진 안성소머리국밥은 사골과 잡뼈를 10시간 이상 끓여낸 국물을 베이스로 양지머리, 소머릿고기, 마늘, 생강, 파를 넣고 끓이며 완성된 고기육수에 박고지, 토란대, 고사리, 시래기, 콩나물 등을 넣는다. 그리고 고기는 편육으로 썰어 고명으로 얹는다. 오랫동안 고아서 국물이 구수하고 각종 양념을 첨가해 고기의 누린맛을 제거한 것이 특징. 또 신선한 재료를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넣어 부드러운 고기와 진한 국물맛도 일품이다. 특히 안성장터국밥은 6천 원으로 맛과 양, 모두를 만족시키는 가성비 좋은 메뉴이자, 4대에 걸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안성국밥의 명가이기도 하다.

안성에는 안성국밥과 함께 안성 8미가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에서 자란 육질 좋은 안성한우, 구수한 어머니의 손맛 가득한 건강식품 청국장, 민물고기를 푹 삶아 만든 별미음식 민물어죽, 채 썬 도토리묵으로 만든 건강묵밥, 안성쌀밥정식 등. 또 안성에 왔다면 안성맞춤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다. 안성맞춤박물관은 안성의 명물, 유기를 중심으로 안성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는 테마로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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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1

  • 이준범님

    국밥!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사계절 다 좋지만 특히 겨울에는 별미죠. 뚝배기에 뜨근하게 나오는 국물은 진짜 좋죠!
    안성국밥은 아직 먹어보지 못했는데 한번 먹으러 가야겠어요~

  • 이원규님

    와 국밥집들 많네요 맛보고 싶네요
    각종 국밥별로 나주는 예전에 먹어봤는대 돼지국밥이랑 다른건 아직 못먹어봤는대 물론 나주는 체인점이라서 먹은거지만 ㅎㅎㅎ

  • 변은정님

    이 추운 겨울 따뜻한 국밥 한숟갈 떠먹고 나면 얼었던 몸이 언제였지를 생각할 정도로 정말 그리운 음식입니다.

    더구나 국밥 한숟갈에 깍두기 국물 넣고 깍두기 큰거 하나 올리고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 참...기분 좋은 느낌을 받을때가 많은데 저도 안성 국밥 먹어보진 못했지만 참 먹고 싶게 만드네요

    내일 점심은 무조건 국밥 한그릇 해야겠네요~~

  • 이혜영님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국밥 특히 저는 몸이 허할떄 먹으면 아주 좋더라구요
    전국 방방곡곡 맛있는 국밥가게를 알수가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꼭 먹으러 가야겠어요

  • 이정훈님

    와 국밥~~~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국밥인데.
    전국의 유명한 국밥집이 다모여있군요~~~
    스크랩 해놓고, 시간될때나, 여행가게되면 꼭 먹어야겠어요~~~

  • 원두연님

    국밥은 어떤걸 먹어도 맛있는데 전국에 있는 맛집들을 소개해 주시다니.. 남은 연차 빨리 소진하러 가야 겠네요.. ^^

  • 김용선님

    잇몸약(인사*)광고에 나오던 설렁탕집이네요..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코로나가 지나가면 한번 찾아가 봐야 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송승수님

    겨울이라 뜨끈한 국물이 있는 국밥이 더욱 생각나네요.
    다 맛있는 메뉴들이라 어느 하나 꼽을 수가 없고 다 맛보고 싶어요.

  • 이현정님

    기사가 간결하면서도 많은 정보를 담고 있네요. 설렁탕 이름의 유래와 허가를 낸 시기..1902년이라니..와우.
    3대 지역별 국밥 비교도 흥미로워요!!!

  • 곽충신님

    맛집에 늘 관심이 많은 저에게 너무 좋은 정보네요^^
    한집 한집 찾아다니고 추천해주신 맛집이 진짜 맛집인지! 두고보겠습니다.

  • 박현자님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각지의 맛있는 국밥들을 막걸리와 한 잔 하며 먹고 싶네요.
    눈으로 요기하는 기분이 쏠쏠합니다. 언젠가는 현지에 가서 맛볼 것을 기대하며~
    대리 만족합니다.~

  • 채봉균님

    강추위가 이어지는 오늘같은 날 정말 먹고 싶군요~^^

  • 민강희님

    한끼식사로 너무나도 충분하고 따뜻한 국밥,, 요즘처럼 추운날엔 뜨끈한 국밥 너무 좋아요~
    저녁에 아이들과 함께 뜨끈뜨끈 국밥먹으러 가야겠어요~ㅎ

  • 박재경님

    이번 맛집은 국밥이네요.
    저는 고기 국밥보단 콩나물국밥을 좋아하는데 소개되지 않아 조금 아쉬워요
    추운 겨울 따듯한 국밥 한그릇으로 마음까지 따뜻해지길 바랍니다.

  • 최인혁님

    글을 읽다보니 뜨끈한 국밥 한그릇이 절로 생각나는군요~ㅎ
    역시 한국인들에겐 속을 든든히 채워주는 다양한 국밥이야말로
    진정한 소울푸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이우철님

    겨울 따뜻한 국밥 한그릇에 어머니의 마음이 생각날 때가 많더라고요~

  • 정창재님

    우리의 음식 국밥 과 함께 막걸리 한사발에 먹으면 모든 시름이 없어지고  생기가 돋아 부러운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안성 장터에서  국밥 잊을수가 없네요

  • 나안출님

    3년 전에 나주에 가서 나룻배도 타고 금성관에 들러서 역사의 향기를 느끼고, 마지막으로 나주곰탕을 먹은 기억이 나네요.
    나주에는 또 유명한 홍어집들이 즐비해서 냄새가 진동해요^^

  • 김태현님

    우리가 표현하는 색들이 깊고 정말 예쁘네요

  • 이희순님

    국밥한그릇 먹으면 따뜻해지고 든든하더라고요 곰탕, 설렁탕
    정말 좋아하는데 사진보니 더욱 생각나네요

  • 정광훈님

    글로 찾아가는 국밥여행 좋네요.

  • 유인규님

    쌀쌀한 날씨엔 국밥이 든든하죠. 설렁탕과 돼지국밥을 좋아하지만 안성국밥도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담백한 국물과 시원한 깍두기 한입이면 하루가 든든한데 요즘은 밖에서 밥먹기도 겁나네요.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날씨가 풀리면 국밥의 시즌은 지나가겠지만 더운 여름 땀흘리면서 먹는 국밥의 또다른 맛이 있으니
    코로나 19가 하루빨리 잠잠해지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 이혜령님

    어흐흐 국밥종류 너무 다 좋아하는데요!!!! (몰랐는데 좋아하는 음식 나열하다보니 제가 국밥러버였습니다....)
    특히 돼지국밥 너무 먹고싶네요!! ㅠㅠ 고향이 경상도쪽이라 돼지국밥 어렸을때 많이 먹었는데 경기도쪽은 많이 없어서 슬퍼요...ㅠㅠ

  • 김지혜님

    한그릇만 먹어도 배도 딴딴 , 기분도 좋아지는 국밥
    맑은 국물의 질좋은 한우로 만든 나주곰탕과 잘익은 깍두기 먹고 싶어요^^

  • 이선영님

    추위에 얼은 몸을 확 녹여줘서 겨울이면 더욱 생각나는 뜨거운 국밥
    특히 안성장터국밥,  사진만 봤는 데도 그 얼큰함이 막 느껴지고 군침이 도네요!!

  • 정은지님

    전국 방방곡곡 다양한 국밥들 속에
    전 어릴 때 외할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소고기국밥이 너무 먹고 싶어져요 ㅠㅠ

  • 송은정님

    와우~ 오늘 점심에도  사무실앞 국밥집에서 곰탕 먹었는데...ㅎ
    몇년전 갔던 나주에서 유명한 나주 곰탕 먹고 정말 감동 받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 지소영님

    전 어렸을때부터 국밥이 그렇게 좋더라구요 학식먹을때도 가끔 순대국밥 나오면 신나서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집에서 좀 먼 맛집에선 포장해와서 며칠 두고두고 먹곤 하는데 3월인데 어제 오늘 꽤 쌀쌀해서 국물생각이 났는데 이 컨텐츠가 있네여ㅎㅎ

  • 안영섭님

    국밥 따뜻하게 대구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대접하고 싶네요. 국밥 정말 따뜻하게 먹고 코로나 이겨내고 싶어요

  • 구희영님

    저는 한여름에도 따뜻한 국물요리를 먹는걸 좋아해서 국밥도 즐겨먹는데
    국밥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네요 맑은국물은 그거대로좋고 얼큰한건 또 얼큰해서 좋고
    저녁먹은지 좀 되서 그런지국밥 사진보니까 꼬르륵소리나네요 코로나 진정되면 많이 먹으러 다녀야겠어요

  • 김준호님

    새콤하게 익은 김치와 깍두기 와 나주곰탕 조합~ 크.. 최고죠.. 그야말로 찐 조합! 호로록 곰탕 한사발 하고 싶네요~

  • 김소원님

    꼭 기억했다가 그 지역에 가면 꼭 방문해서 먹어봐야겠네요. 배고파요.

  • 안준한님

    다양한 국밥의 맛을 한번에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뜨끈한 국물에 밥 말아서 한숟가락  역시 이 맛이 최고죠!국밥을 먹으면 언제나 든든해지는 것 같아요

  • 주영선님

    지역마다 국밥도 다양하네요.
    추운 겨울 따끈하고 맛있는 국밥 한그릇이면 얼어붙었던 몸도 녹아내릴 것 같아요.
    기억해놨다가 여행가면 그 지역의 대표 국밥 맛집 찾아가서 먹어볼래요.

  • 이종수님

    와우~ 삼천릭 소개한 위의 국밥집 따라 맛여행하고 싶어요!!

  • 최승민님

    전국 국밥 여행 하고 싶어요~
    국밥 좋아하는데 국밥 투어 재밌을 거 같아요ㅎㅎ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어디든 자유롭게 여행 다니고 싶네요!

  • 이혜원님

    와우 맛집 감사감사요~!

  • QPbmCRVM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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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PbmCRVM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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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PbmCRVM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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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PbmCRVM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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