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24  2022.07월호

Life Story

자연과 하나 되는 생태 여행

자연과 함께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끝이 없다.
야산을 개간해 휴양림을 만들고 버려진 듯 관심 없는 지천을 습지공원으로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특정 수목을 중심으로 조성된 휴양림과 국내 최초의 대규모 인공습지공원도 마찬가지.
이에 올 여름에는 이곳에서 한결 시원한 여름을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한국수자원공사 최초의 인공습지 ‘안산 갈대습지공원’

시화방조제를 달려봤다면 거침없는 풍경에 감탄했을 것이다. 올곧게 시원스레 뻗은 시화방조제는 방아머리선착장과 오이도기념공원을 연결하는 12.6km에 달하는 인공제방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1987년부터 1994년까지 경기만 갯벌에 물막이공사와 매립공사를 해 만들었다. 방조제 건립 이후 개발로 인해 사람들은 더 많은 발전의 기회를 얻었지만 사실 이때 만들어진 인공호수 시화호는 심각한 수질오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방조제 주변 생활하수와 공장하수가 원인이었다. 바닷물이 유입되지 않는 시화호는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는 죽음의 호수로 전락했다. 이에 수질 개선을 위해 배수갑문 겸 조력발전소를 건립했는데 이로써 다량의 바닷물이 유입되며 수질은 바닷물과 같은 수준으로 정화됐고 50만 명이 1년간 사용할 전력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를 갖게 됐다. 그렇게 옛 모습을 되찾은 시화호는 물고기뿐 아니라 천연기념물과 국제보호조류들도 이곳을 찾아 철새의 보금자리이자 생태의 보고로 거듭났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시화호 상류에 있는 안산 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로 유입되는 지천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조성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인공습지다. 놀라운 것은 이곳이 갈대와 같은 수생식물을 이용한 자연정화 하수종말처리장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공원 어디를 다녀도 하수종말처리장이라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그저 수생식물이 자생하는 생태연못과 습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1.7km의 탐방로가 반길 뿐이다.

안산 갈대습지공원 환경생태관에 들러 시화호의 어제와 오늘, 오염과 회복의 역사를 확인한 후 공원을 돌아보면 더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환경생태관에는 공원 주변에 서식하는 물고기, 철새, 야생동물 등을 사진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2층 전망대도 빼놓지 말아야 하는데 초록 바다 같은 공원의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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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탐방로는 바람소리길, 새소리길, 물소리길로 나뉜다. 인공섬까지 연결된 탐방로는 가장 짧은 800m 구간으로 30분 정도면 충분히 오갈 수 있다. 그리고 구석구석 습지를 탐방하려면 2km 정도를 걸어야 한다. 습지 관찰로는 습지 위로 조성한 1.7km 길이의 나무테크 탐방로로 무장애 탐방이 가능해 유모차도 쉽게 오갈 수 있다. 갈대습지 사이에 연꽃밭이 조성돼 있어 사진 찍기도 좋다. 탐방길 중간에 만나는 조류관찰대에서는 계절별로 갈대습지를 찾는 철새와 텃새를 관찰할 수 있다. 새가 놀라지 않도록 조그맣게 낸 창을 통해 밖을 볼 수 있다. 운이 좋다면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새도 관찰하게 될 것이다. 어린 자녀와 함께라면 작은 동물원에 들러봐도 좋다. 사람과 친숙한 염소가 인기척이 들리면 반갑게 다가오니 말이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촬영하면 공원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피크닉존이 있어 가족들이 이용하기 더 없이 편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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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안산 갈대습지공원 031-599-9400

최대 규모의 메타세콰이아가 있는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깊고 넓으며 무엇보다 시원한 숲을 찾는다면 장태산자연휴양림에 주목해보자. 나무가 뿜어내는 향긋한 피톤치드와 짙은 나무향이 더위에 지친 심신을 회복시켜줄 것이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은 한마디로 숲의 매력이 응축된 곳이다. 대전팔경 중 한 곳인 장태산자연휴양림의 가장 큰 매력은 하늘 높이 자란 메타세콰이아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메타세콰이아가 주력 수종인 휴양림이다.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이 나무는 성장이 빠른 속성수로 휴양림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는 1970년대에 심었다는 키 38m, 둘레 2.3m의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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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챙겨볼 곳이 몇 군데 있다. 수종 자체가 매우 이국적이어서 인스타그램에서 풍경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한 곳들인데 먼저 생태연못이다. 휴양림 설립자인 고 임창봉 선생의 흉상을 지나면 마주할 수 있다. 생태연못에는 언제나 물 뿜는 소리와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가득하다. 연못에는 팔뚝만 한 황금잉어들이 더위는 상관없다는 듯 유영을 즐기고 해바라기하는 수련과 연꽃도 연못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연못을 에두른 나무를 따라 시선을 향하면 파란 하늘과도 맞닿는다. 가슴이 시원해지는 순간이다.

다음은 휴양림의 자랑인 스카이웨이다. 나무 사이로 이어진 높이 12m, 길이 116m의 하늘길인데 큰 키를 자랑하는 메타세콰이아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을 수 있는 숲 체험구간이다. 스카이웨이는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흔들린다. 특히 종착지인 스카이타워에 닿으면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주저앉을 만큼 심하게 흔들린다. 타워 앞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끔 난간을 부여잡고 “엄마~”를 외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목소리는 떨리지만 표정에는 웃음이 묻어 있다. 공포증이 심하지 않다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걸어볼 수 있는 에코로드라 꼭 한번 걸어보길 권한다. 스카이웨이를 걷는 순간을 담은 사진이 인기니 사진도 꼭 남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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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휴양림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다. 스카이타워에서 내려와 오른쪽 나무계단을 오르면 전망대 가는 길이 나온다. 급경사면이 있어 노약자는 오르기 힘들지만 오르고 나면 용태울저수지를 발 아래 두고서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고 형제바위를 비롯한 휴양림 전체가 한눈에 펼쳐져 힘들게 오른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더군다나 숲 속을 걸으면 피톤치드의 강한 살균효과 덕분에 몸과 마음도 되살아난 기분이 든다. 장태산자연휴양림 걷기코스는 정문에서 출발해 생태연못, 숲 체험 스카이웨이, 메타세콰이아 산림욕장, 임간 교실, 산림문화휴양관, 전망대, 형제바위를 거쳐 다시 생태연못, 정문으로 돌아나오는데 총 3.2㎞이며 약 2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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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042-270-7883


댓글 9

  • 최인혁님

    사진과 글만 봐도 안산 갈대습지공원,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모두 꼭 가보고 싶어지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박정호님

    가족과 함께 여행할 수 있을 만한 곳을 이렇게 매번 추천해주심에 감사합니다.
    근처인 안산에 저런 곳이 있는 줄 정말 몰랐습니다. 꼭 가볼게요!

  • 김세진님

    건강한 휴가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도움 될만한 시원한 정보 유익하게 잘 보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구석구석 참 가 볼만한 곳 많은 것 같습니다. 

  • 윤한샘님

    가까운 안산에 이런 습지가 있다니 좋아요 아이랑 방문해봐야겠어요

  • 정희준님

    안산에 이런곳이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여행할 수 있을 만한 곳을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친구가 안산에 있는데 방문할때 꼭 둘러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정훈님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아름답고 잘 꾸며진 곳들이 너무 많은거 같아요~
    아이들 데리고 한번 산책 나가야겠습니다.

  • 김태현님

    메타세쿼이아가 쭉 뻗는 모습이 시원해 보여요

  • 조주형님

    숲속에서 힐링하면서 인생샷을 찍고 피서를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보고 싶어요

  • 김소원님

    멋지네요. 사람많은 곳보다는 이런 한적한 곳에서 힐링하는게 휴가보내기 좋은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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