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곳
광명 당일치기 여행
서울과 경기도의 접경에 자리한 광명에는 자랑거리가 많다. 웅장한 구조물로 지어진 광명 KTX역과 폐광의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 최고의 동물 테마파크인 광명동굴, 폐품을 재활용해서 작품으로 만든 업사이클아트센터, 도심 내륙습지인 안터생태공원,
옛 시장의 정취를 간직한 광명전통시장까지 있으니. 그래서 광명에서 즐기는 하루는 무척이나 알차다.
광명동굴, 어둠이 빛을 만나는 신비로운 공간
1912년 일제강점기에 금, 은, 동을 비롯한 지하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개발된 광명동굴은 1972년 폐광된 후 40년간 새우젓 창고로 쓰였다. 이후 잊혀진 광명동굴의 산업·자연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한 건 2011년. 이때를 기점으로 광명동굴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리뉴얼됐다. 2015년 유료화 개장 이후 연간 14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가 된 이곳은 대한민국 100대 관광지에도 이름을 올렸다. 40년간 잠자던 황금동굴이 문화예술과 함께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또 2016년부터 국제판타지 페스티벌도 개최하며 판타지 전문 영화제를 통해 글로벌 관광명소로 발돋음 중이다.
동굴관람의 시작은 웜홀이다. 우주공간에서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웜홀처럼 광명동굴의 과거가 미래와 만나는 곳으로, 벽을 장식하는 신비로운 빛 아트워크가 환상적이다. 빛의 공간을 지나면 넓은 장소가 나타나는데, 예술과 첨단기술이 만난 미디어 파사드쇼로 유명하다. 곧이어 시원한 폭포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과거 광명동굴은 지하암반수가 풍부한 광산이었는데, 그 옛 영화를 재현하는 듯 황금빛 조명 속에서 폭포수가 흐른다.또 태양빛이 없는 동굴 안에 푸릇푸릇한 식물들도 보이는데, 광명동굴에서 나오는 암반수로 기르는 동굴식물원이다. LED조명을 받으면서도 싱그럽게 잘 자라고 있다. 식물원을 지나면 팔도 와이너리 코너가 나온다.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와인이 오크통에서 숙성되고 있다. 광명동굴은 내부온도가 일정해 와인저장고로도 탁월하기 때문이다. 시음해보고 구매까지 가능하니 마무리는 와인 한잔으로 분위기를 내도 좋겠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폐품도 작품으로 승화되는 곳
광명동굴 입구에는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기다란 굴뚝과 빨간 바탕에 하얀 구름무늬가 인상적인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그리고 그 옆에 버려지는 폐품을 재활용해 예술작품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업사이클아트센터가 있다. 아이들이 놀다 버린 장난감을 재창조해 만든 거대한 코뿔소, 헌 옷가지로 만든 화장대, 뽁뽁이로 만든 잘 터지는 전화기 등 유머러스하고 기발한 작품들이 많다. 매 시즌별로 전시작품도 바뀐다. 이곳은 단순히 전시로 끝내지 않고, 소비과잉시대에 업사이클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성인, 어린이, 단체로 나누어 참여할 수 있는데 가죽공예, 패션소품, 병으로 만드는 조명 등 폐품을 이용해 다양한 작품을 만드는 일에 도전해볼 수 있다.
안터생태공원, 금개구리를 만날 수 있는 곳
한때 버려졌던 저수지인 안터생태공원은 환경부 법정보호 야생동물인 금개구리의 서식처를 보호하기 위해 복원한 곳으로, 이곳에는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내륙습지의 양서류와 파충류, 식물과 어류 등이 서식한다. 또 물의 순환을 돕기 위해 실개울을 조성해 다양한 생물종을 보존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 금개구리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등 위에 선명한 2줄을 지니고 있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금개구리를 구경했다면, 야생초 화원과 습지 데크길을 거닐어 보자. 여유로운 산책과 자연학습을 겸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시간이 더 여유롭다면 해설사가 동반하는 생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광명전통시장, 소박한 정과 맛있는 행복이 어우러지는 곳
광명전통시장은 1970년대엔 닷새마다 열리는 작은 시장이었다. 그런데 반 세기 가까운 세월이 지나면서 350여 개 점포가 모인,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재래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옛 시장의 정취만큼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옛날통닭, 떡갈비, 순대국, 각종 부침개와 잔치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어 보는 즐거움만큼이나 입이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준다. 게다가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재래시장만의 소박한 정까지 어우러져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혹시 미리 정보가 필요하다면, 광명전통시장 모바일앱을 통해 다양한 맛집 정보를 먼저 살피고 가는 것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