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83  2019.02월호

Life Story

추억을 그리며 삶을 노래하다
정겨운 그곳 벽화마을

가파른 언덕배기 위로 둥근 달이 뜬다.
그때 그 시절의 달동네는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이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하지만 어느새 아이들은 떠나고
추억을 소환하는 그림들만 마을 곳곳에 그려져 있다. 삶은 고달팠지만 아이들의 함박미소는 가득했던 곳.
훌쩍 커 버린 아이들은 다시 이곳을 찾고 싶을 게다. 기억 저편에 남은 유년의 추억을 떠올리려.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전국에서 가장 긴 벽화마을 ‘수원 지동벽화마을’

수원화성 성곽길 따라 지동마을이 있다. 팔달문 앞에 있는 지동시장 근처. 이곳의 벽화는 2015년에 3.5km 이상 조성됐고 2017년엔 5.8km까지 확대되면서 전국 최장 벽화마을로 등극했다. 조용했던 마을에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11년 마을 사람들과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힘을 합쳐 벽화마을을 일구면서부터다. 2011년 ‘벽을 넘어 사람 속으로’에서 출발한 벽화 테마는 ‘생태, 골목에 심다’ ‘동심, 골목에 펼치다’ ‘한글, 골목과 만나다’ ‘추억, 골목에 그리다’ ‘시장 가는 정겨운 골목’ 등의 주제로 계속 업그레이드됐다. 덕분에 2.1km 1코스와 3.3km 2코스 알짜배기 코스가 탄생했다.

우선 지동창룡마을창작센터에서 지도를 얻은 후 스탬프 투어에 나서보자. 먼저 만나는 노을빛 전망대와 갤러리는 열린 교회가 주민들에게 준 선물과도 같다. 종탑의 7층부터 13층까지 갤러리, 실내전망대, 야외전망대를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종탑 끝에서 보는 수원시내 전망은 천만 불짜리니 절대 놓치지 말 것. 코스 곳곳에 포토존과 테마형 벽화가 그려져 있고 매년 주제에 맞춰 재미난 이야기를 벽화로 표현해놓았다.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하는 태권 V와 꺼벙이 억수 등 깨알재미를 선사하는 그림들이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창룡문로 34
문의:
지동창룡마을창작센터 031-248-7881
추억을 그리며 삶을 노래하다

바다가 보이는 마을길 ‘동해 묵호 논골담길’

논골담길은 눈부신 동해 바다를 한눈에 조망하기 좋은 벽화마을이다. 그래서일까? 쪽빛바다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묵호항에서 어달리 쪽으로 걷다 보면 오른편에 논골갤러리가 보인다. 그 길을 시작으로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길을 올라가면 된다. 또 다른 길로 가면 묵호항 수변공원에서 좁다란 골목길을 올라가면 묵호등대에 다다른다. 마을주민들의 생활모습을 그대로 담은 벽화에서는 묵호항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 골목길에서 만난 할머니는 번성했던 과거를 회상한다.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는 묵호의 지난 세월과 지금의 적적함이 그대로 녹아있다. 그 추억을 고스란히 벽화로 옮겨놓아 벽화갤러리라고 해도 괜찮을 만큼 멋진 그림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주인 떠난 폐가는 논골상회로 거듭났다. 추억의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 >과 반공방첩 포스터가 허름한 벽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기억저편으로 사라진 연탄과 묵호벅스라는 커피숍 패러디, 뽀골뽀골 아줌마 파마를 한 우스꽝스러운 그림과 동네에 못된 사람이 들어오면 멍멍 짖으며 쫒아냈을 것 같은 멍멍이까지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어 정겹다.

주소:
강원 동해시 논골1길 2
문의:
033-530-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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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마을의 진짜 원조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동피랑 벽화마을에 오르면 강구안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동피랑은 통제영의 객사 건물인 세병관을 중심으로 동쪽 벼랑에 자리한 마을이다. 격동의 근대사를 겪으면서 동피랑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한때 철거위기까지 몰렸던 산동네 동피랑에 전국 벽화 공모전이 열리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벽화로 새롭게 태어난 지금도 적절한 시기가 되면 새롭게 옷을 갈아입는다.

동피랑을 오르는 언덕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형형색색의 벽화가 기분을 들뜨게 해서다. 비좁은 골목을 따라 자박자박 걷다 보면 수시로 벽화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마을 정상부에 자리한 전망대는 동피랑의 하이라이트. 마을에서 운영하는 카페에는 항상 사람들이 북적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강구항은 무척이나 정겹다. 항구를 오가는 어선들과 바쁘게 살아가는 통영 사람들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늦은 오후에는 일몰과 야경까지 노려볼 만하다. 해가 지면 낭만 가득한 강구항을 감상할 수 있다.

주소:
경남 통영시 동피랑1길 6-18
문의:
동피랑문화광광해설 055-65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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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의 별책부록 ‘전주 자만벽화마을’

전주한옥마을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오목대에서 육교를 건너면 볼거리 풍성한 또 다른 마을이 기다리고 있다. 한때 40여 채의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던 달동네에 화사한 벽화로 새로 꽃단장한 자만벽화마을이다. 벽화 하나하나에 작가의 혼을 불어넣은 듯 완성도가 높다. 리히텐슈타인 스타일의 팝아트 벽화부터 일본 애니메이션과 영화 < 쿵푸팬더 >까지 만화적 상상력이 풍부해 숨어 있는 벽화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최고의 전망카페 꼬지따뽕은 과감한 색채로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민트색과 핫핑크색을 자유자재로 구가한 파스텔톤 카페로 여행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전망대에 버금가는 최고의 전망은 물론이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소품들로 가득해 지루할 틈이 없다. 이름마저 정겨운 두이모 카페는 비빔밥와플로 유명하다. 와플기에 고추장 양념이 된 밥을 굽고 월남쌈과 비빔밥재료를 넣고 만든 것으로 전통과 현대가 만나 묘하게 어울리는 맛이다. 전주 한옥마을을 한바퀴 돌고 나서 이곳을 찾으면 더욱 알찬 여행이 될 것이다.

주소: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교동 50-158
문의:
한옥마을 관광안내소 063-282-1330
추억을 그리며 삶을 노래하다

댓글 25

  • 전승호님

    삼천리 방방곡곡 소개 좋아요. 아름다운 우리나라 여기저기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
    벽화마을  찾아가렵니다. 삼천리 가족 여러분 ♡ 고맙습니다 !

  • 박정희님

    와우. 넘 넘 이쁜 벽화네요~~~~~~~~~~~~삼천리화이팅

  • 김경순님

    벽화마을이 이렇게 많은줄 몰랐어요 너무 이쁘네요~~
    봄도 다가오는데 이중에 골라서 여행가고 싶습니다~~
    좋은정보 감사드려요

  • 채봉균님

    가까이는 수원으로,  청정해안 동해, 통영, 문화유산 많은 전주까지 올한해 꼭 둘러보고 싶네요.^^

  • 정민님

    특별하고 개성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정말 좋아요. 

  • 권한나님

    그림만 보아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평화로워지는 것 같아요.
    벽화가 가진 힘은 이렇게도 대단한거군요^^
    삼천리 방방곡곡 덕분에 힐링된 느낌이에요~^^

  • 서하연님

    벽화마을이 주는 특유의 낭만과 운치가 있는 것 같아요 :)
    삼천리 방방곡곡 코너 덕분에 오랜만에 추억에 젖어봅니다

  • 최인혁님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은 저도 예전에 가봤던 곳인데
    다양한 벽화들이 참 인상적이어서 사진을 연신 찍게 되더군요 ^^
    기회가 되면 다른 벽화마을에도 꼭 가보고 싶습니다~

  • 유은심님

    이렇게 개성있고 이쁜 벽화마을이 대한민국 곳곳에 있군요. 이제 봄도 되었으니 편안한 운동화 신고 걸으면 넘 행복한 시간이 될것 같아요
    벽화마을 여행도 참 즐거울것 같아요.

  • 이미연님

    전주 한옥마을의 별책부록 전주 자만 벽화마을을 골목골목 많이 걷다가 돈내고 쉬는 곳 '전망카페 꼬지따봉'에서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 가져보고 싶어져요 ^^

  • 이미숙님

    수원에 산지 좀 됐는데도 이런곳이 있는지 처음 알았네요.  사는게 바빠서 너무 앞만보고 살았나 보네요. 이 봄에는 식구들 손잡고 수원 화성으로 봄나들이를 가봐야 겠네요.
    "가정애, 사랑애" 삼천리 가족이 참 따스한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오혜지님

    너무 예쁜 곳들이 많네요! 꼭 전국여행을 할때에 방문해야되겠어요!!

  • 이현기님

    예전에는 벽화마을 컨텐츠를 보면 저게 왜 인기가 많지? 라는 생각을 가졌는데 요즘은 그냥 보는것만으로도 잠시 생각에 빠지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린거 같습니다.

  • 김태현님

    벽화가 골목에 안정감을 느끼게 해요.

  • 모모님

    꼭가봐야겠어요

  • 이재준님

    삼천리 방방곡곡 덕분에 여행 정보 많이 얻어갑니다~!

  • 김상철님

    수원지동벽화마을은 근처라 더 가보고 싶네요, 소개 감사합니다

  • 이희훤님

    대한민국 벽화마을의 원조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은 꼭 가보고 싶어요.강구안의 아름다운 풍광과 야경감상도 하고 싶고요.
     격동의 근대사를 겪은 마을에 활기를 불어 넣는 작업이야말로  의미 있었다고 봅니다.
    주민들의 피해가 없는 아룸다운 벽화마을로 보존되길 바랍니다.

     

  • 박용현님

    전국에 벽화마을이 많이 있네요.. 저도 안동에 있는 곳도 가봤고 여기에 소개된 수원도 가봤네요... 이쁜 벽화도 보고 옛날 느낌에 좋은 기운 받는 것도 좋지만 사는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죠... 다음번에도 좋은 기사 기대합니다...

  • 남정란님

    벽화마을을 테마로 전국 일주 해보고 싶네요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 조정배님

    다양한 벽화가 함께하는 마을들을 엿볼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내가 사는 마을에도 동심어린 벽화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정규혁님

    멋진 벽화마을 가고 싶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이정민님

    전국에 벽화마을이 이렇게 많았군요 모두 레트로 감성에 매력적인 곳들이네요

  • 한성민님

    마을 주민들을 배려하여 조용히 거닙시다.

  • 최승민님

    벽화마을 이야기 잘 봤어요^^
    다양한 벽화마을이 있는데 전부 가보지 못했네요!
    기회가 된다면 벽화마을에 가서 사진도 찍고 좋은 추억 가득 만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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