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09  2021.4월호

Life Story

길 따라 꽃 따라 향기 따라
랜선 봄꽃 여행

볕은 따습고 바람은 훈훈하다. 나무 위에는 팝콘처럼 톡톡 터지는 핑크빛 벚꽃이 흐드러지고 나무 아래에는 노란 병아리를 닮은 개나리꽃 군락이 펼쳐져 있다. 그야말로 봄이 지천이다. 그렇게 봄바람 휘날리는 벚꽃엔딩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에 천년고도 경주와 호반의 도시 제천으로 랜선 봄꽃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글 / 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천년고도 경주에서 즐기는 봄의 교향악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수학 여행, 소풍, MT, 수련회, 가족 여행 등 각기 목적은 다를지언정 누구나 한번쯤 경주에 다녀왔을 것이다. 경주에서 맞이하는 봄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경주에서 보문호는 봄의 서정을 만끽하기 더없이 좋은 곳이다. 호수 위로 봄바람을 타고 분홍빛 꽃송이가 눈발처럼 휘날리는데 오리배를 타고 호수 위를 유유히 오가며 봄바람을 맞거나 자전거를 타고 꽃비를 맞으면 더 없이 특별한 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전 구간에 자전거 라이딩코스도 조성돼 있는데 총거리 6.1km에 이른다. 이 중 현대호텔, 콩코드, 조선호텔을 잇는 3.2km 코스는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데 아름드리 벚나무가 늘어서 있어 주변경관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 자전거 전용도로여서 안전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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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호에서 10km가량 떨어진 대릉원은 경주 고분군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넓다. 공원처럼 잘 조성된 대릉원을 따라 곱게 핀 벚꽃도 아름답지만 하늘을 덮을 정도로 무성한 소나무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여행자들이 쉼과 여유를 챙길 수 있어 좋다. 숲이 깊은 탓에 나무 밑동 주변에는 아직 봄기운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지만 길섶에는 봄의 울림이 전해진다. 산책길을 걷노라면 소나무의 위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대릉원 깊숙이 들어가면 소나무가 비켜서고 이번에는 매화나무, 산수유나무, 벚나무가 연이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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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향한 신라인의 창’이라 불리는 첨성대 주변도 봄날의 소경이 가득하다. 노란 유채꽃이 피어올라 첨성대 아래에 노란 카펫이 깔린 듯하다. 향긋한 유채꽃향이 벚꽃향과 어우려져 봄기운도 가득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봄꽃이 심어져 꽃잔치가 한창이다. 청초한 수선화와 알록달록한 튤립군락은 봄꽃 군무에 화려함을 더한다. 첨성대 옆 계림은 왕버들, 느티나무 등 고목에서 새순이 돋아 싱그러운 느낌이 감돈다. 그렇게 경주에서 듣는 봄의 교향악은 여행자의 마음속에 소리 없이 울려 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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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방방곡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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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엔딩에 어울리는 제천 벚꽃길 드라이브

꽃은 물과 가까운 곳에 푸지게 피게 마련이다. 제천 청풍호반을 따라 길게 이어진 드라이브길은 봄이 되면 호수의 생명력을 받아 드라마틱하게 변신하는데 4월경에는 벚꽃 드라이브길로 제철을 맞는다. 산과 호수가 많은 제천의 풍광을 따라 벚나무를 심은 까닭이다. 드라이브 구간은 남제천 나들목을 나와서 금성면을 지나 청풍랜드를 지나는 82번 국도 구간이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벚꽃과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펴 황홀한 기분마저 든다. 차창을 열고 손을 내밀어 날아가는 꽃비를 부여잡고 싶을 정도다. 본격적인 벚꽃길 드라이브에 앞서 금월봉휴게소에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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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청풍랜드다. 이곳에서는 벚꽃과 청풍대교 그리고 망월산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어진 벚꽃 드라이브 마지막 구간은 청풍문화재단지다. 청풍은 남한강 상류에 자리하는데 예부터 문화의 중심지였으며 삼국시대에는 화려한 중원문화를 꽃피웠고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물길을 이용한 상업과 문물교류가 크게 발달했다.

이후 1978년 충주댐 건설로 인해 청풍면의 61개 마을이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문화재를 한곳에 모아 조성한 곳이 청풍문화재단지다. 청풍호반을 끼고 비봉산 자락에 있어 사계절 색다른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청풍호 벚꽃길에선 해가 진 후에도 가로등이 빛나 화사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야간에 즐기는 벚꽃은 주간보다 낭만적이고 운치가 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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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드라이브 외에도 제천에는 봄꽃을 감상할 곳이 있다. 신라 진흥왕 때 우륵이 처음 쌓았다고 전해지는 의림지로 제천 10경 중 제1경에 꼽힌다. 2km에 달하는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버드나무, 전나무, 벚나무, 은행나무들이 누정과 어우러져 봄날의 서정을 듬뿍 느낄 수 있다. 수면 위로 비친 나무군락들은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수백 년 넘은 소나무 숲과 60년 넘은 경호루가 어우러져 상쾌한 솔향도 가득하다. 의림지 한복판에 떠 있는 섬 또한 포토제닉하다. 고요한 저수지와 작은 섬이 기막힌 앙상블을 이뤄 봄을 찾은 여행자의 마음을 어루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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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방방곡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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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 채봉균님

    경주, 제천 너무 예쁘고 가보고 싶은 봄입니다~^^

  • 이준범님

    올해도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못 갔는데 내년에는 청풍호로 벚꽃 보러 가면 좋겠습니다.

  • 김호철님

    제천의 벚꽃길이 매우 아름다워서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 손애란님

    코로나가 얼른 끝나서 자유롭게 여행 가고 싶네요~~~

  • 전승호님

    경주,제천 여행정보 고맙습니다!

  • 연정아님

    코로나19에 봄꽃을 제대로 구경을 못해보고 지나가는거 같아요~~
    사진으로나마 멋진 광경 볼수 있어서 좋네요~~

  • 최인혁님

    하루빨리 천년고도 경주와 호반의 도시 제천으로 진짜 봄꽃여행을 떠나보고 싶어지네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유은심님

    봄이되면 경주에 꼭 가서 벚꽃구경도하고 맛집도 갔었는데 이렇게라도 볼수있어서 너무좋네요 하루빨리  마스크없이 벚꽃 흩날리는 거리를 걷고싶네요

  • 김태현님

    색이 알록달록 환경이 예뻐서 좋아요

  • 정광훈님

    코로나 끝나면 가보고 싶어요.

  • 소근옥님

    야경이 넘 아름다워요

  • 송현정님

    코로나로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데 제천 벚꽃길 드라이브하고 싶네요:)

  • 민강희님

    보문호 자전거라이딩~~ 아이들과 함께 가보고 싶어요^^

  • 이광현님

    봄 바람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네요~

  • 이종수님

    아름다운 봄의 생생한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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