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23  2022.06월호

Life Story

초여름 도심 속 숲길 여행

봄꽃이 엔딩을 고했다. 대신 신록의 계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는 곧 찜통더위를 예고하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전 신록을 만끽할 때다.
초여름 더위를 식혀줄 도심 속 숲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축복의 숲속 여행을 시작해보자.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얕지만 매력 가득한 ‘인천 청량산과 만수산’

산의 묘미는 높이로 결정할 수 없다. 최소한 청량산(172m)에서만큼은 그렇다. 인천 연수구에 자리한 청량산은 200m가 되지 않는 나지막한 동네 뒷산 같은 산이지만 산 타는 재미가 유별난 산이다. 흙길을 걷는 편안함과 바윗길을 걷는 짜릿함을 포함해 정상에 서면 송도국제도시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그 너머로 인천대교와 푸른 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어 매력도 여러 가지다. 다만 많은 사람이 찾는 만큼 훼손도 많을 수밖에 없다. 이 점을 안타깝게 여긴 에너지기업 삼천리가 2005년부터 청량산에서 환경정화운동인 클린데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빈터에 나무를 심고 등산로와 낡은 벤치 정비, 나무에 이름표를 달아주는 등 깨끗한 환경을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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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마치고 내려와도 볼거리는 무궁무진하다. 고려 우왕 때 창건된 청량사지가 이곳에 있다. 청량사지 석등과 부도 등 수많은 유물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1966년 홍륜사로 중건됐다. 수인선 협궤열차 한 량이 마당을 지키고 있는 인천시립박물관도 산을 내려서면 가까운 곳에 있다. 이곳에서 인천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문화감수성을 한껏 높여보자. 인천시립박물관에서 몇 계단 내려가면 인천상륙작전기념관도 있는데 수세에 몰려 있던 한국군에게 희망을 안겨다준 인천상륙작전을 생생하게 재현해 놓아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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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이 산의 묘미를 간직하고 있다면 남동구에 있는 만수산(201m)은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안함을 선사한다. 아파트 단지를 포근하게 감싸 안은 듯 친근한 만수산은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등산길이 험준하고 열악한데다 산세가 가팔라 찾는 이가 뜸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무장애 나눔길이 조성된 이후 탐방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무장애 나눔길은 노약자와 영유아, 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산 정상까지 쉽고 안전하게 오를 수 있도록 암석이나 계단을 없애고 경사도를 대폭 낮춘 등산로다. 이 길이 등산 초입부터 정상까지 이어진다.

탐방로에는 ‘건강하고 아프지 말자’는 응원 메시지가 걸렸는가 하면 구간마다 ‘바람의 계곡’ ‘만수산 주상절리’ 등 이야기를 더해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시민들이 참여한 시화전도 열린다. 가난한 시절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어르신들이 늦깎이 공부를 해서 쓴 글씨와 그림이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그리고 전망대에 서면 탁 트인 전망에 가슴까지 뻥 뚫리는 듯하다. 여기에 더해 산 들머리에는 어린이 숲 체험공간도 있다. 이 정도면 편안하게 오른 산에서 차분한 힐링을 즐기기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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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주는 선물 같은 ‘서울 안산 자락길’

메가시티 서울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특징이 있다. 도심에 수많은 산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북한산을 비롯해 200~300m급의 나지막한 산들이 두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가운데 서대문구에 있는 안산(295.9m)을 소개하고 싶다. 안산은 조선시대에 어머니의 산이라고 해서 모악산이라 불렸고 정상에 봉수대가 있어 봉우재라고도 했다.

우리나라에 도보여행이 광풍처럼 휘몰아칠 때 안산에는 자락길이 만들어졌다. 총 7km인데 전 구간을 모두 걸으면 2시간 남짓 걸린다. 산자락의 자락을 뜻하는 자락길은 평균경사율 9% 이내의 데크산책로로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국내 최초의 순환형 무장애 숲길이다. 길을 걸으면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보행약자는 물론이고 휠체어나 유모차를 밀고 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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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찾는 만큼 아까시숲, 메타세쿼이아 숲, 가문비나무숲 등 다양한 모습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해 놓은 것도 매력이다. 300m가 되지 않는 낮은 높이지만 조망이 좋은 것 또한 자랑이다. 전망대에 서면 우뚝 솟은 인왕산이 한눈에 담기고 먼발치엔 서울의 지붕인 북한산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최근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까지 사방팔방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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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선사하는 풍경 외에도 숲길에서 만나는 역사적인 명소도 챙겨볼 만하다. 독립문과 3·1독립운동기념탑, 서재필 박사 동상 등이 있는 서대문독립공원, 독립운동을 하다 일제에 의해 순국한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길 서대문형무소역사관도 가까이 있다. 또 산 정상부에 오르면 조선시대 세종 때 만든 봉수대도 옛 모습 그대로 복원돼 있어 어린이들의 역사체험장으로도 손색없다.

무엇보다 좋은 건 안산 자락길은 순환형이어서 2호선 신촌역과 3호선 홍제역, 무악재역, 독립문역 등 어느 역에서 이동하더라도 출발점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에도 매우 편리하다. 그러니 도심에서도 잠시 여유를 찾고 싶다면 한여름이 오기 전 안산에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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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최인혁님

    청량산과 만수산 그리고 안산 자락길까지 한곳 한곳 모두 걷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운 숲길인 것 같네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김재원님

    도심같지 않네요 초록이 무성하고 운치있어요

  • 연정아님

    사진만 봐도 청량하고 시원한 느낌이 나요~~~
    도심 속에서도 이런 숲을 즐길수 있다니, 우리 주변에도 이런 숲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 김태현님

    여름은 초록의 힘이 풍부해서 좋아요

  • 배지현님

    도심에 있어 접근하기 쉬운 청량산과 만수산, 그리고 안산!
    기회가 되면 꼭 걸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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