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25  2022.08월호

People Story

인간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이야기

기존 상식을 바꾸는 생각을 처음 접한다면 처음에는 충격, 이어서 혐오, 그리고 저항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데 이 책 『이기적 유전자』는 충격적이긴 하나 오히려 생각의 폭을 넓혀주며 인정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래서 출판된 지 40여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재판되며 꾸준히 읽히고 있다. 삶에 대한 고민, 인간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삼천리인이 있다면 그들에게 특히 이 책을 추천한다.

『이기적 유전자』
삼천리 고객지원팀 조원방 대리

포커스 포커스

진화론의 새로운 관점, 유전자

어떤 책들은 세상에 나올 때 큰 충격을 주기도 합니다. 진화론으로 잘 알려진 『종의 기원』이 대표적인데요. 당시 종교나 신화 기반의 창조론이 대세였던 사회에서 진화론을 언급했다는 자체가 굉장히 정면적이면서 용감한 도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신변에 위협이 생길 수도 있을 정도의 충격이었죠. 그렇다 보니 『종의 기원』은 창조론을 완전히 부정하지 못했고 간접적으로 부정했습니다. 이후 1백여 년이 지나 『이기적 유전자』가 출간됐는데 이 책은 보다 더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서술돼 있으며 진화론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더욱 강하게 보완해주고 있습니다.

『종의 기원』이 나왔을 당시에는 유전자 개념이 없어서 기린 같은 개체를 중심으로 자연선택과 자연도태의 개념을 이용해 진화론을 설명하고 있으나 『이기적 유전자』는 유전자 중심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은 유전자가 스스로를 복제하고 번식하기 위한 이기심에 의해 움직인다는 겁니다. 책 초반부에는 수억 년 전 원시 지구에 존재하던 최초 화합물에서 화학반응이 발생하고 분자가 복제되며 각종 생명의 형태로 진화하는 과정이 서술돼 있습니다. 생명의 역사가 유전자에서 시작됐고 그 유전자가 가진 생존본능이 모든 생명을 조종해 우리 모두가 인공지능기계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거죠.

이기적이기 때문에 이타적이다?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또 이타적이라는 말은요? 아마 이기적이라고 하면 나밖에 모르는 사람의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고 반대로 이타적이라면 타인에게 잘해주고 배려 넘치는 사람의 이미지가 떠오를 겁니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이타적인 것도 이기적인 것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모든 존재는 본질적으로 이기적인데 가끔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것조차 자신의 생존에 유리함을 찾기 위해서라는 거죠. 이 책에서 ‘이기적’이라는 개념은 사실 유전자의 생존욕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가장 효율적으로 생존하고 번식하라는 유전자의 명령이 각인된 상태로 인공지능처럼 움직인다고 합니다. 바람 불 때 맞춰 멀리 씨를 날려 보내기 좋도록 진화한 민들레, 여기저기 숨어 사는 기생충,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다른 새에게 피해를 주며 성장하는 뻐꾸기 등 모든 생물은 유전자의 명령을 받아 자기 유전자를 보존시키도록 프로그래밍이 돼 있고 이에 따라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반대로 세상에서 가장 이타적이면서도 숭고한 것은 또 무엇일까요? 바로 부모의 자식을 향한 내리사랑일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에 따르면 부모의 자식사랑 역시 가장 효율적으로 번식하라는 유전자의 생존본능이 발현된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제한된 자원 안에서 최적의 가족계획을 짜고 경쟁에 더욱 최적화된 후손을 남기기 위해 자식을 교육시키고 아낀다는 거죠.

이기적 유전자로부터 얻은 삶의 진리

이 책은 출판된 지 50년이 다 되어가는 만큼 보완돼야 할 부분도 물론 있지만 읽고 나면 온갖 의문을 가졌던 세상 이치들이 꽤 명쾌하게 설명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서 있었던 여러 사건들이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던 다양한 사회현상들이 바로 우리의 유전자가 이기적이기 때문이라고 납득할 수 있게 되거든요. 나라는 사람이 고작 유전자가 살아남으라고 명령해서 살아가는 기계이고 후세에 유전자를 복제해 퍼뜨리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고 생각하면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인간은 유전자의 명령에 반항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가 아닌가 싶네요. 좋은 사례는 아니지만 인간은 현실을 이겨내지 못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하고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면서도 기어이 어떤 일을 하기도 하잖아요. 결국 내 본질은 유전자를 위한 생존기계일지라도 삶의 방식은 충분히 내가 좋게 혹은 나쁘게 바꿔 갈 수 있다는 것이죠. 평소 사람은 어디에서 왔을까? 왜 살아갈까? 하는 고민을 해봤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랍니다. 분명 생각의 폭을 넓혀줄 테니까요.

댓글 3

  • 이인주님

    오~~ 멋져요..궁금해지는 책입니다. 이타적인것도 곧 이기적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을 하면서 조원방님의 책이야기 흥미롭게 봤습니다. 유전자의 지배를 받지만 모든 것은 내 몫이니 하기나름이라는 이야기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한배님

    이기적 유전자 책소개 감사드립니다.
    진화론의 새로운 관점을 알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 인것 같아요.
    간단한 설명으로도 책에 대해서 큰 흥미를 가제게 되는것 같습니다.

  • 김태현님

    이기적이라는 말을 생각해 보는 좋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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