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58  2025.5월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BMW M8 컴페티션 그란 쿠페와 화성 매향리평화생태공원 드라이브

운전의 맛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여행이 시작부터 즐겁다는 의미. 자동차 마니아라면 점 찍어둔 드림카가 있을 텐데 압도적 퍼포먼스와 스타일을 자랑하는 BMW M8 컴페티션 그란 쿠페가 그중 하나일 것이다. 이에 운전의 맛을 살려주는 최고의 차를 타고 화성 매향리로 떠나보았다. 이곳은 과거 사격장에서 현재 평화생태공원으로 거듭난 곳인데 잔잔한 여행지를 찾아가는 길은 또 다이내믹해 상반된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열정을 타고 평화를 만나러 가는 여행, 함께 떠나보자.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방방곡곡 방방곡곡

강력한 퍼포먼스와 빼어난 디자인의 드림카

BMW의 플래그십 모델인 M8 컴페티션 그란 쿠페에는 BMW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날렵한 디자인은 스포츠카의 혈통을 자랑하듯 매끈해 하루 천 리를 달린다는 적토마가 연상될 정도다. 전면부 그릴에서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라인의 볼륨은 적토마가 스포츠카로 부활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달리기를 위해 태어난 경주마가 분명해 보인다. 키드니그릴을 중심으로 이어진 역동적인 곡선미는 심미적 차원을 넘어 공기역학이라는 과학과 맞물린 결정체. 특히 부드러운 곡선에서 적절한 포인트를 강조했는데 매서운 맹수의 눈을 닮은 헤드라이트와 감각적인 사이드미러 그리고 리어 스포일러가 그렇다. 신의 한 수는 카본 파이버로 마감된 루프에 있다. 차체의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강성을 높이고 무게 하중을 낮추는 역할까지 한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실내에서 돋보이는 것은 다기능 M 전용 스포츠 시트다. 몸을 지지하면서도 부드럽게 감싸 안아 고속주행 시 탑승자의 자세를 잡아준다. 2열 공간도 매우 넉넉하다. 전장 5,095mm에 휠베이스가 무려 3,025mm 이르러 무릎 공간이 여유롭다. 전고는 일반 세단보다 낮은 1,440mm지만 공간이 좁다거나 승차감을 저하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낮은 차체가 고속주행 시 안정감을 높여준다.

오늘은 화성 매향리평화생태공원까지 가기 위해 국도와 고속도로를 번갈아 가며 달렸다. 국도에서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여유롭게 차량의 움직임에 집중했는데 거친 노면을 비롯해 방지턱까지 부드럽게 통과한 뒤 속도를 조금 높이니 노면의 질감이 스티어링휠을 통해 전달된다. 운전의 맛이 여러 가지라면 이것은 분명 생동감 있는 날것의 맛이리라. 이어 고속도로 진입과 동시에 가속페달에 힘을 싣자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차량이 힘차게 나아간다. 이 강력한 추진력에 힘입어 상체가 뒤로 젖혀지더니 의자에 밀착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시속 100km를 주파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도 3.2초면 충분하다. M8 컴페티션 그란 쿠페의 예민함과 민첩함은 지금껏 경험한 그 어떤 차량보다 월등한 성능을 보이며 운전자의 생각을 0.1초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현실화시켰다. 코너 진입과 탈출도 최소한의 쏠림만 허용할 뿐 이탈하지 않고 자세를 유지시킨다. 이 모든 게 625마력의 고성능 M 트윈파워 터보 8기통 가솔린 엔진을 통해서만 맛볼 수 있는 운전의 묘미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평화와 삶의 기운 가득한 매향리평화생태공원

M8 컴페티션 그란 쿠페가 도착한 매향리평화생태공원은 이름에서도 짐작되듯 봄이면 매화가 지천에 만발하는 이름다운 마을이었다. 특히 광활한 갯벌과 서해와 맞닿아 있어 어족 자원이 풍부하기로 유명했다. 그런데 1951년부터 2005년까지 미 공군 전투기 폭격장으로 활용되면서 운명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곳은 한때 쿠니사격장으로 불렸는데 매향리의 옛 지명인 고온리(ko-on-ni)를 영어식으로 읽어 쿠니라 발음한 것이다.

마을에 사격장이 들어서자 주민들의 피해는 생업은 물론이고 일상생활까지 힘들 정도로 극심해졌다. 쉬지 않고 날아드는 전투기의 비행 굉음과 바다 건너 농섬을 타깃 삼아 쏟아붓는 폭격에 지진이 난 것처럼 건물이 흔들렸다. 심지어 막막한 생계를 위해 탄피를 주워 파는 사람들이 생겨났지만 안전은 그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았다. 결국 오인사격과 불발탄으로 인해 주민 13명이 숨지고 22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다. 피해가 나날이 심각해지자 1998년 주민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2004년 대법원은 매향리 주민들이 겪은 오랜 고통과 희생을 인정하며 국가의 책임과 배상을 명하는 확정판결을 내렸으며 우리 정부와 미군은 2005년 쿠니사격장을 전면 폐쇄했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그리고 54년간 이어져 온 상처를 딛고 매향리는 평화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서해를 마주한 탁 트인 잔디마당과 봄날 매화향이 그윽한 매향정, 탄피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작가정원 등 아픈 역사마저 힐링을 위한 공간으로 부활시킨 것이다. 쿠니사격장에서 미군이 사용하던 위병소, 카페, 체력단련실, 사격통제소, 숙소 및 식당, 장교막사 등은 옛 모습 그대로 보존해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더욱 깊이 인식하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특히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매향리평화기념관은 독일 iF 디자인어워드에서 본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기념관은 전망대와 기념관으로 나뉘는데 이 중 기념관의 디자인이 독특하다. 매향리(Maehyangri), 박물관(Museum), 기념관(Memorial)의 영문 첫 글자를 형상화한 것. 기념관 1층 어린이체험실에서는 빛과 희망, 자유, 평화를 주제로 퍼즐 맞추기, 미로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평화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고 2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쿠니사격장의 설치부터 폐쇄까지 오랜 세월 축적된 자료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 기획전시실에서는 ‘빛과 그림자’를 주제로 한 설치미술 작품이 전시 중이니 천천히 돌아보며 다양한 의미를 느껴보면 좋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기념관 관람과 공원을 돌아본 뒤 소녀상 옆에 서서 농섬을 바라보며 저무는 해를 마주하고 나면 평화와 자유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될 것이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 문의 : 매향리평화기념관 031-5189-7410

※ BMW M8 컴페티션 그란 쿠페와 화성 매향리평화생태공원 드라이브 스케치


[삼천리 모터스 BMW 시승 신청]


방방곡곡

댓글 2

  • 김태현님

    매향리평화생태공원 넓은 환경이 좋아요

  • 조규종님

    화성 매향리평화생태공원 드라이브 너무도 환상적이네요.
    멋진 차량과 함께 떠나는 행복한 상상을 해봅니다.

TOP
Together Vol
개인정보처리방침  I  07328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6길 42 (주)삼천리
ⓒ Samchully Corp, All rights resrved....
지난호 보기
개인정보처리방침
Prev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