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08  2021.3월호

Life Story

머나먼 남녘 바다에서 불어오는 계절
랜선 봄맞이 여행

봄은 왔지만 아직은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다. 그래도 양지바른 곳에는 기분 좋은 볕이 내려앉는다. 따스한 미풍 속 코끝을 간질이는 꽃향도 전해온다. 누가 뭐래도 봄이다. 유례없는 팬데믹으로 몸과 마음은 여전히 동토에 있지만 대자연은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이에 가장 먼저 봄바람을 맞이하는 따뜻한 남녘, 해남과 거제로 랜선 여행을 떠나볼까 한다.

글 / 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땅끝에서 맞이하는 봄의 향연 ‘해남’

해남에서 맞이하는 봄은 특별하다. 한반도의 땅끝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해남 땅끝마을은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다. 북위 34도 17분 38초, 동경 126도 6분 01초. 이것이 땅끝의 위치다. 높이 10m의 토말비(土末碑)가 이곳이 한반도의 끝임을 알려준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곳으로 국토순례의 시발지이기도 하다. 육당 최남선은 이곳에서 서울까지 천 리, 서울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 2천 리라 하여 우리나라를 3천 리 금수강산이라고 했다.

땅끝 전망대는 모노레일을 이용하거나 전망대 주차장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면 된다. 탁 트인 남해의 장쾌한 풍광을 보고 싶다면 모노레일을 이용해보자. 높이 40m의 횃불 모양 전망대에 오르면 흑일도, 백일도, 보길도 등 남쪽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른 봄부터 해남 보해매실농원에는 봄 향기가 가득하다. 농장 곳곳에 피어오르는 매화 향기에 흠뻑 취해봐도 좋다. 보해매실농원은 광양 매화마을보다 덜 알려졌지만 규모 면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다. 1978년부터 지금까지 1만 5천여 그루 이상의 매실나무가 식재됐는데 수령 또한 35년이 훨씬 넘어 고목에 가깝다. 2월에는 새빨간 동백꽃이 봄을 재촉하고 3월부터는 봄바람에 춤추듯 매화가 흐드러지게 꽃망울을 터뜨린다. 그야말로 꽃잔치고 꽃대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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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에는 조선 중기 시조작가였던 고산 윤선도의 유적이 있다. 초록비가 내린다는 뜻의 녹우당은 윤선도의 고택이자 해남 윤씨의 종가다. 전남에 있는 민가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곳으로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천연기념물 제241호인 비자나무숲과 대나무숲이 고택을 에둘러 있어 바람이 불면 고산이 들었을 법한 녹색 빗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만약 해남에서 하룻밤 묶는다면 땅끝 오토캠핑장과 연결된 송호해변이 좋다. 해남의 대표적인 해변으로 수백 년 된 노송이 해변을 따라 약 1km 정도 이어지는데 울창한 노송과 한적한 해변이 이곳의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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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방방곡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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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파도 그리고 봄꽃이 어우러진 남녘의 바다 ‘거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 거제도는 다리가 연결돼 있어 쉽게 오갈 수 있다. 1월 평균기온이 영상 4.3℃ 안팎인 까닭에 이른 봄에도 따스한 봄기운이 가득하다. 이 따뜻한 봄바람을 마음껏 맞으려면 바람의 언덕부터 찾아보자. 언덕에 오르면 이름만큼 낭만적인 풍경에 압도되는데 드넓게 펼쳐진 바다풍경과 풍차 조형물이 어우러져 마치 엽서의 한장면 같다. 언덕 아래로 내려오면 바다풍경을 한껏 품는 산책로가 이어져 있고 벤치에 앉아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봄 바다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여기서 만나는 에메랄드빛 남해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일 것이다.

바람의 언덕 인근에는 또 다른 명소인 신선대가 있다. 신선이 놀던 자리인 만큼 기막힌 풍광은 보증수표다. 거제9경 중 으뜸으로 손꼽히는 이곳은 다도해를 벗 삼아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장면이 연출된다. 해안 절경을 배경으로 늦은 봄 노란 유채꽃이 피어나면 푸른색과 노란색이 조화를 이뤄 두 눈이 호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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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거제 공곶이는 거제9경 중 숨겨진 비경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산비탈을 따라 바다를 접하고 있는 이곳은 노부부가 평생 일궈낸 기적의 땅이다. 산비탈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오로지 호미와 삽, 곡괭이로만 땅을 개간했다. 그렇게 어디에도 없을 아름다운 수선화 동산을 만들어냈다. 찬찬히 뜯어보면 하늘의 별을 닮아 빛나는 수선화가 이른 봄 산비탈 곳곳에 탐스럽게 피어오른다. 그에 뒤질세라 종려나무와 동백나무, 조팝나무 등 50여 종의 꽃나무들도 어우러져 꽃동산을 이룬다.

거제 여행의 마지막은 학동흑진주몽돌해변에서 맞아보자. 바다와 자갈이 만나는 이곳은 이름처럼 흑진주를 닮은 몽돌이 지천으로 몽돌은 자그락자그락 파도의 손길에 따라 연주되는 악기와 같다. 밀려오는 파도에 몽돌이 굴러가며 내는 소리조차 감미롭다. 파도, 몽돌, 발걸음이 어우러진 이 소리는 2001년 환경부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선정하기도 했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삼천리 방방곡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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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전승호님

    코로나 극복하고 여행으로 행복하기

  • 최인혁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저도 코로나19가 사라지면 해남과 거제로 꼭 여행을 떠나보고 싶네요 ^^

  • 이준범님

    거제도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네요!
    가족들이랑 여행 가면 좋겠네요~

  • 김태현님

    생기가 생기는 봄이네요. 꽃이 만발

  • 이소휘님

    해남은 저희 고향인데 저보다 더 자세히 알아 기사 다뤄 주신 거 보고 놀랐네요. 다시한번 둘러 보면서 여기 자료 참고해 보려고 합니다. 더 알찬 여행 되겠어요

  • 구희영님

    화창한 날씨에 벚꽃이 만개해도 여행은 못가고 있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해남의 풍경을 보니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집니다

  • 송현정님

    코로나로 여행 한번 못하고 있는데 생생한 감상과 사진에 힐링 받았어요

  • 정광훈님

    코로나 끝나면 가족과 여행을 가고 싶네요.

  • 오미정님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가족들과 함께 남해와 거제로 인생여행 떠나고 싶어요. 유익한 여행 정보 진심으로 감사해요.^^

  • 안준한님

    너무나 가고싶지만 아쉽네요  그래도 랜선으로나마 남녘 거제도의 봄을 만날 수 있어 좋네요  내년에는 마음껏 봄맞이하길 기원해요! 

  • 이종수님

    아후~~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어요!! 코라나 끝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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