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08  2021.3월호

Special Story

전략적 프로젝트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만들 때

세상 변화의 파고가 거세지며 출렁이는 이때 도시가스업계는 의외로 조용하다.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지 못하는 듯하다. 아직 늦지는 않았다.
이제 타 산업의 변화와 손잡고 전략적 사업에 뛰어들 때다.
새로운 성장동력만이 새 세상에서 함께할 기회를 줄 테니 말이다.

글. 가스신문 주병국 취재부장

LNG 직수입에 대한 도시가스업계의 지각변동

국내 천연가스 시장은 한국가스공사 중심의 공급체계에서 민간 직수입 사업자와 발전 사업자의 LNG 직수입 진출로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이미 그 변화는 멈출 수 없을 만큼 빠르다. 도매 시장을 보면 지난해 직수입 사업자들이 수입한 LNG 공급량이 920만 톤에 이르는데 2019년보다 190만 톤 증가한 수치다. 이는 국내 총 LNG 수입량 중 22%를 차지한다. 게다가 그 비중은 점점 확대되며 올해는 천만 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LNG를 직수입하는 곳도 GS와 SK계열에서 공기업 및 민간 발전사와 대용량 산업체까지 다양화되고 있다.

반면 한국가스공사의 국내 천연가스 공급량은 2019년 3,359만 톤에서 2020년 3,236만 톤으로 줄었다. 앞으로도 한국가스공사의 LNG 수입량은 줄 것이며 2025년에는 3,000만 톤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한국가스공사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던 국내 LNG 도매 시장은 제한적이지만 직수입 사업자의 참여 확대로 변화를 맞았다. 이런 변화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소매 시장인 도시가스업계에선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미 도매 시장의 지각변동은 시작됐고 ‘LNG 원료비 개별요금제’까지 도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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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이끌고 다가올 미래까지 개척한 절박함

이런 변화가 왜 일어났고 어떻게 가능했을까? 아마도 에너지 시장의 변화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를 공급받아왔던 발전 사업자들은 LNG 도매 시장의 가격변화를 촉구해왔다. SMP(계통연계가격)를 기반으로 한 경쟁체제의 발전 시장에서 사업자들은 수익창출을 위해선 기존의 고정된 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를 공급받아 발전 사업을 영유하는 구조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절박함은 LNG 도매 시장의 변화를 가져왔고 여기에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이 도화선이 됐을 것이다.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당시 변화의 중심에 선 기업들은 막대한 수익과 함께 공기업의 전유물이었던 LNG 플랜트 건설과 운영, 직수입 노하우까지 취하는 등 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에너지 사업 분야까지 진출하고 있다. 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미래 먹거리 시장인 수소 산업까지 선점하고자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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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변화의 물결에 도시가스업계만 미동참

최근 중부발전은 제주 지역에 풍력발전과 P2G를 접목하는 그린수소 설비를 갖추고 올해 본격적인 시운전에 들어갔다. P2G는 잉여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액화 및 저장, 운반까지 가능한 영역으로 도시가스사와 아주 밀접하다. 한화에너지(49%)와 한국동서발전(35%), 두산(10%)이 공동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대산그린에너지의 경우 부생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한 세계 최초의 상업용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해 이미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 LNG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존 연료전지발전설비와 달리 인근 석유화학공장에서 나온 부생수소를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연간 40만MWh로 1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다.

향후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수소연료전지 분야도 이미 정부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2040년까지 15GW(내수용8GW)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자체들도 그린뉴딜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수소시범도시 울산시는 수소 복합허브 도시, 제주도는 풍력과 결합한 P2G 기반의 그린수소 도시, 창원시는 스마트수소 도시를 꾀하는 등 신재생에너지와 수소를 공존시키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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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변화의 움직임에 종합에너지를 표방한 도시가스사의 참여는 미미하다. 그나마 국내 최대 도시가스기업인 삼천리는 10여 년 전부터 발 빠르게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추진하며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한국수력원자력, 포스코에너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기그린에너지를 설립하고 경기도 화성시에 세계 최대 규모인 58.8MW급 연료전지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SE그린에너지의 화성연료전지, 인천연료전지, 배곧연료전지, 남양연료전지 등에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도시가스 공급을 통해 수요처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전기차와 더불어 미래 수송용 시장을 선두할 수소차 산업에서도 도시가스사의 참여는 손꼽을 정도로 적다. CNG 버스의 대중교통화는 수송용 수요처의 절대적 우위를 지키면서 안정적 공급을 안겨줬다. 도시가스업계가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직·간접적으로 CNG 충전소를 운영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 추진되는 국내 수소 충전 인프라 확충 사업에는 도시가스사가 빠진 채 정부 주도의 특수목적법인만 참여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수소차 1만 5,185대, 전기차 12만 1천 대를 보급하겠다고 했다. 이 중 수소차의 경우 승용차는 1만 5천 대, 수소버스는 180대, 화물은 5대를 각각 보급한다. 이를 위한 기반시설도 2022년까지 전국에 310개소의 수소 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나 수송용 부문의 수소차 영역은 승용차에서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로 확대될 예정으로 더 나아가 고속버스와 수소트럭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간다면 수소차의 대중화가 오는 날 도시가스업계는 수소차 관련 산업과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대량의 수소공급이 배관이 아닌 튜브 트레일러 방식으로 논의되고 있는데다 중간단계에서 소매마진만 먹겠다는 도시가스업계의 참여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삼천리의 경우 국내 최다인 12개의 CNG 충전소를 운영하며 축적해 온 충전소 설치 및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수소 충전 인프라 사업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재 용인 에버랜드에 CNG·전기·수소 융복합 충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며, CNG 및 전기 충전소는 지난해 설치를 완료해 서비스를 개시하고 연내 수소 충전소까지 최종 완공해 환경친화적인 융복합 충전소로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그 규모가 아직 미약한 만큼 삼천리를 비롯한 도시가스업계 전체가 더 늦기 전에 수소 충전 인프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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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대적 마케팅 전략과 경영방식 과감히 버릴 때

급부상하고 있는 ‘그린뉴딜’ 사업은 재생에너지가 가진 간헐성을 해결하고 미래성장 가능한 신에너지와의 융복합을 통한 효율적 에너지공급시스템을 개발해 공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도시가스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영역이고 반드시 가야 할 에너지 산업 분야다. 하지만 도시가스업계는 수익성이 적다는 이유로 등한시해왔고 또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도 20년간 잘 성장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다르다.

이미 국내 도시가스 산업은 10년째 저성장이라는 암울한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도시가스업계는 지난 2014년(230억㎥, -7.7%), 2015년(215억㎥, -6.3%), 2019년(244억㎥, -4.5%), 2020년(230억㎥, –4%)까지 4차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평균 성장세가 고작 0.92%에 그쳤다. 연평균 수요 증가세(3.39%)를 감안 시 도시가스업계의 판매실태는 참담한 수준이다. 더 이상 변화를 미룬다면 업계의 생존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젠 변화를 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에너지전환 시대에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때다. 시대 변화에 뒤떨어지는 수동적 마케팅과 독과점 속 경영방식은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부터 새롭게 시작

방법이라면 우선 가스판매량의 42%를 차지할 만큼 높은 비중인 가정용 수요에 대한 영업 전략을 새롭게 기획하고 연령별, 주거별, 세대별 소비특성을 분석한 후 맞춤형 가스소비 증가 방안을 모색하는 것일 터다. 특히 전기 대비 편리성이 낮고 가스기기 설치라는 한계점을 보완하고 가스기기의 다양화를 이끌 수 있는 ‘도시가스 콘센트 대중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현하도록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 건설사와 협업은 필수며 대중화에 필요한 홍보와 마케팅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 또 하나의 시급한 과제로는 가스기기 제조업계와 공조 협력체계를 통해 가스기기의 다양화와 고급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또 ‘All 도시가스화’ 건물도 마케팅 전략으로 필요하다.

신성장동력으로 전략적 프로젝트 사업 추진

도시가스가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전까지 브릿지 연료로서 역할을 견고히 하려면 반드시 그린뉴딜 분야와 공생해야 한다. 그 역할자로 수소연료전지가 으뜸일 것이다. 이에 도시가스업계는 ‘주택용 연료전지 100만호 보급 사업’ 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수소연료전지 제조사와 협업해야 하며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을 정부의 분산전원 정책에 포함시키고 에너지사업특별회계자금을 활용한 장려금 지원 사업을 유도해야 한다. 실제 보일러 제조사들은 친환경보일러 보급 사업을 정부의 대기환경개선 실천과제 중 하나로 담아냈다. 가스냉방설치 장려 사업 역시 그랬다.

또 지난해 말 제도 개선으로 종전까지 불가능했던 주택용 태양광의 잉여전력도 이젠 상계거래(현금정산)가 가능해져 주택용 연료전지의 잉여전력 문제도 주택용 태양광을 거울삼아 얼마든지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됐다. 도시가스업계와 연료전지업계 간 공조체계와 협업이 시급한 이유다.

이를 발판으로 분산전원의 대표격인 ‘건물용 연료전지발전 1GW 보급 사업’도 도시가스업계가 추진해야 할 장기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연료전지가 신에너지로 분류된 만큼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가능성이 다분하고 수도권의 대기환경 개선과 분산전원 확대 정책에도 부합되니 말이다. 삼천리의 경우 지난해 인천광역시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제조사인 미코와 협력체계를 갖추며 건축물용 연료전지 보급 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도시가스 1, 2개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건물용 연료전지 생태계 육성이 쉽지 않다. 도시가스업계 전체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며, 삼천리 역시 권역 내에서 보다 적극적인 건물용 연료전지 수요개발 및 시스템 보완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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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 도시가스업계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바이오가스 역시 재생에너지로 분류되는데 그간 수익성 문제로 뒷전으로 밀렸던 분야지만 그린수소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점이니 그린가스인 바이오가스에 대한 재평가도 분명 논의돼야 할 것이다. 이에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연료전지발전과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열병합발전시스템도 주목해야 할 분야다.

이젠 K사, S사, B사 등 사업자 개별 마케팅은 한계이며 이미 경험할 만큼 했다. 건설사의 아파트 공급과 공급 요청을 기다리는 구시대적 마케팅도 결코 위기에 봉착한 도시가스업계를 구원하지 못할 것이다. 아직도 도시가스업계는 타 산업과 달리 지역 독점을 유지하고 있다. 통신사처럼 뺏고 빼앗기는 쟁탈구조가 아니다. 이에 서로 다른 회사가 필요할 시 얼마든지 함께 공존하고 공유할 수 있다. 몇몇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가 대세인 미래에는 화석연료인 도시가스가 퇴출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탄소 중립’을 선언한 2050년까지 LNG의 역할은 여전히 견고하다. 다만 그 견고함이 발전분이라는 점을 도시가스업계가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향후 몇 년 후면 전기가 남아도는 시기가 곧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전기의 위협은 더 가혹할 것이다.

도시가스 분야를 20년 이상 취재하다 보니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동시에 기업의 흥망성쇠도 지켜봤다. 지속성장 기업과 관련 산업의 공동된 특징은 ‘변화와 도전’이라는 단어로 요약되는 듯하다. 여기에 ‘저력과 특화된 기술(마케팅)’도 중요하다. 도시가스업계가 현상 유지만을 원한다면 분명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에서 퇴출시기를 재촉하게 될 것이다. 도시가스업계에 몸 담고 있는 가스인에게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탈러가 쓴 『넛지(nudge)』를 추천하고 싶다. 그의 저서에서 강조된 기획설계자가 도시가스업계엔 절실히 필요할 때니 말이다.

※ 이 기사는 기고자의 견해로 삼천리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 3

  • 김영진님

    구시대적 마케팅 전략과 경영방식 과감히 버릴 때 라는것은 공감합니다.
    미래성장 가능한 신에너지와의 융복합을 통한 효율적 에너지공급시스템을 개발해서
    한걸음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전승호님

    미래 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응원합니다!

  • 김태현님

    시설물이 거대하네요. 미래 에너지 산업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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