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47  2024.6월호

물길 따라 걷는 초여름 힐링 여행

해마다 4번씩 계절의 변화를 경험하다 보면 나름 학습효과가 생긴다. 봄의 문턱을 넘어선 이맘때 물가를 찾고 싶은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본격 무더위를 앞두고 호수를 따라 둘레길을 걸어보자. 더위의 기세를 누그러뜨릴 시원한 바람과 호수를 에두른 푸릇한 숲의 정취에 빠져 기분이 좋아질 테니 말이다.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초록이 짙어가는 ‘군포 반월호수공원’

군포시 대야동은 도심 속에 자리한 푸른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독수리가 큰 날개를 펼친 형상인 수리산과 그 산세를 고스란히 담은 아름다운 반월호수가 있기 때문이다. 행정동상 대야동에 자리한 반월호수는 군포시와 안산시가 맞닿은 군포 끝자락에 위치하는데 군포시로 편입되기 전까진 화성군 반월면에 속했다. 호수의 이름이 반월호수인 이유도 그래서다.

호수로 가는 길. 차창 밖에 한가로운 전원 풍경이 스친다. 오가는 차들도 속도를 내기보다는 신록의 계절을 즐기려는 듯 한껏 여유를 부린다. 도심을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군포의 옛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군포시민들이 반월호수를 즐겨 찾는 이유도 고즈넉한 호수를 따라 둘레길을 걷기 위해서다. 나무데크와 수변을 이용해 조성된 반월호수둘레길은 반월호수공원과 쌈지공원을 걷는 1구간(2.3km), 쌈지공원과 반대편 산책로까지 호수를 가로지르는 2구간(130m), 대야물누리체험관을 연결한 3구간(970m)으로 총연장 3.4km다. 전 구간을 모두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둘레길이 시작되는 호수공원에는 풍차를 비롯해 다양한 포토존이 설치돼 있고 호수 뒤로 숲이 우거진 산등성이도 호수에 기댄 채 물그림자를 만들어낸다. 해 질 녘 노을빛도 아름다워 아름다운 군포 3경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공원에는 모처럼 여유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가득하다. 벤치에 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진 청춘도 있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엄마들도 있다. 아빠와 함께 하늘 높이 연을 날리는 아이도 보이고 노년의 부부는 보폭을 맞추며 공원산책을 즐기는 모습이다. 만약 아이와 함께라면 대야물누리체험관을 챙겨보자. 물의 소중함을 다채로운 전시물과 체험활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특히 1층 놀이터와 2층 스마트팜 재배실은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스마트팜은 햇빛의 역할을 하는 특수LED와 온도 및 습도 등의 환경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손쉽게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다만 놀이터와 스마트팜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나들이에 맛집 탐방을 빼놓을 수 없다. 호수공원과 쌈지공원 사이에는 호수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카페 2곳과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들이 몇몇 있다. 카페는 수변과 가까운 야외 테이블과 호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2층 테라스가 인기다. 지난 5월 1일에는 반월호수공영주차장이 운영을 개시했는데 당분간 무료로 운영될 예정이니 좋은 기회일 때 다녀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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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대야물누리체험관 031-390-8688~9

가족과 함께 걷기 좋은 ‘횡성 횡성호수길’

강원도 횡성군에 자리한 횡성호수는 2000년 횡성댐 건립으로 조성된 인공호수다. 호수를 따라 총 길이 31.5km 둘레길이 연결돼 있다. 모두 6개 구간인데 그중 5구간(9km)이 가장 인기다. 지난 5월에는 5구간 초입에서 횡성호수길 축제가 열려 사흘간 1만 5천여 명이 찾기도 했다. 5구간은 ‘가족길’로 불리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고 특히 온 가족이 함께 걸으며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어 더욱 좋다. 5구간은 각각 4.5km씩 A와 B 코스로 나뉜다. A코스는 댐이 건립되면서 수몰된 실향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망향의 동산에서 수변 정자까지, B코스는 수변 정자부터 출발지점인 망향의 동산까지다. 두 코스 모두 호수를 조망하며 평탄한 능선을 따라 이어지긴 하지만 조금의 차이를 보인다. A코스는 숲길과 호수길이 공존하고 B코스는 오롯이 호수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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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코스의 출발지인 망향의 동산에는 댐 건립과 함께 수몰된 횡성군 갑천면의 5개 마을 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화성의 옛터 전시관과 중금리삼층석탑 2기가 있다. 전시품은 주민들이 평생에 걸쳐 사용했던 소소한 물건들이어서 더 애틋하다. 전시관을 뒤로하고 산책로에 발을 들이면 ‘장터 가는 가족’ 조형물을 마주하게 된다. 호수에 가로막혀 더 이상 장터에 갈 수 없는 조형물에서 고향 잃은 먹먹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걸음을 계속 진행하면 호수길 전망대, 가족 쉼터, 산림욕장, 타이태닉 전망대, 오솔길 전망대 등 여러 전망대와 쉼터가 나온다. 길지 않은 구간에 쉬어 갈 곳이 많은 이유는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가슴에 담으라는 의도가 아닐까. 특히 은사시나무군락지에 이르면 좀 더 여유를 부려도 좋다. 올곧게 뻗은 나무가 호수에 반영된 모습이 매우 이채로워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 산림욕장에 이르면 누워 쉴 수 있는 벤치에서 드높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도 좋다.

여유로운 걸음에 어느덧 B코스 시작점에 이르면 화장실과 쉴만한 곳이 있으니 미리 준비한 간식을 이곳에서 나눠보자. 호수는 이전과 같지만 바라보는 위치가 다르므로 풍경이 새롭다. 다른 점이 있다면 숲길 구간이 길다는 점. 입장료 2천 원은 횡성관광상품권으로 되돌려주니 지갑마저 편안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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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호수길 관광안내소 033-343-3432, 5987

댓글 3

  • 최인혁님

    아름다운 군포 반월호수공원과 횡성 횡성호수길로 저도 조만간 여행을 떠나보고 싶네요 ^^
    유익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 이준범님

    반월호수공원는 이전에도 들어본 기억이 있네요~ 산책하기 잘 되어 있네요.
    횡성호수길은 처음 들어보는데 풍경이 참 좋네요.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 김태현님

    푸르름이 좋은 계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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