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의 건널목, LNG 분산형 전원
그동안 우리는 여러 에너지 사용을 거쳐 이제는 친환경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의 문제는 여전하다. 중요한 건 지금은 아무런 환경 위해 없이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 소비 시대로 가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화석연료 중에서도 청정한 LNG
일반적으로 천연가스로 불리는 LNG의 정확한 명칭은 ‘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이다. 수송과 저장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체 상태 에너지를 -162℃로 냉각해 액체로 전환시켜 부피를 줄인 것이 LNG인데 통상 ‘천연가스(Natural Gas)’라고 부른다. 또 도심 버스연료로 각광받던 ‘CNG(Compressed Natural Gas)’는 천연가스에 200∼250kg/㎠의 높은 압력을 가해 압축한 것으로 ‘압축천연가스’로 불린다. 저장방식이 다를 뿐 모두 메탄이 주성분인 화석연료이다.
탄소원자 1개와 수소원자 4개가 결합된 메탄(CH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는 지구가 경계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데 기여한다. 그런데도 천연(Natural)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유전이나 가스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특징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태생적으로 탄화수소 기반 화석연료인 탓에 천연가스도 대기환경에 유해한 것은 맞지만 그 정도가 다르다. 탄화수소 결합체는 탄소원자 수가 적고 수소원자 수가 많을수록 청정한데 그런 측면에서 메탄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다. 상대적으로 청정하다고 평가받는 LPG 부탄은 C₄H₁₀이고 휘발유는 C₈H₁₈, 경유는 C₁₂H₂₆로 구성돼 있다.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청정설비가 수반된다. 이에 정부는 천연가스 발전과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허용기준을 강화하고 발전업체에서는 탈질설비 등을 설치해 대기오염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탈원전과 탈석탄을 지향하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을 모색하는 현 정부는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를 ‘브릿지(Bridge) 연료’로 평가하고 이용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발전용 LNG의 소비 감소를 계획했던 정부는 2018년 수립한 제13차 천연가스 수급계획에서 2031년까지 연평균 0.26%의 수요 증가를 예측했고 최근 확정한 제14차 계획에서는 2034년까지 연평균 0.33% 증가로 다시 상향 조정할 만큼 브릿지 연료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환경급전 명목으로 발전용 LNG 세율을 인하하며 가격경쟁력에 힘을 실어주었다. 환경급전(環境給電)이란 발전 단가가 낮은 연료부터 가동하는 경제급전(經濟給電)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발전소 가동 순위 결정과정에서 환경비용을 고려하는 방식인데 정부는 환경 위해가 높은 발전용 유연탄 세율은 높이고 LNG는 낮추면서 LNG의 친환경 기여도를 인정하고 있다.
구분 | 도시가스용(A) | 발전용(B) | 합계(A+B) | ||||
가정용 일반용 |
산업용 | 소계 | 기준수요 | 수급관리수요 | 기준수요 | 수급관리수요 | |
2021년 | 1,185 | 983 | 2,168 | 2,001 | 2,391 | 4,169 | 4,559 |
2027년 | 1,261 | 1,219 | 2,480 | 1,768 | 2,172 | 4,248 | 4,652 |
2034년 | 1,290 | 1,419 | 2,709 | 2,088 | 2,544 | 4,797 | 5,253 |
연평균 증가율 | 0.66% | 2.86% | 1.73% | 0.33% | 0.48% | 1.09% | 1.10% |
환경오염의 외주화, 소비자 발전으로 해결해야
분산형 전원(dispersed generation, 分散形 電源)은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곳에 직접 발전설비를 구축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적합하다. 분산형 전원이 확대되면 원전이나 석탄화력 같은 대규모 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을 소비지로 배분하기 위해 송전시설 등을 구축하는 과정의 극심한 사회적 갈등도 해소할 수 있다.
문제는 도심 분산형 전원설비를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구축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도심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만큼의 바람이나 햇볕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그 대안으로 천연가스발전을 활용한 분산형 전원이 전국 여러 도시에서 시도되고 있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으로 야기되는 환경오염의 외주화를 해소하는 데도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 평가받는다.
우리나라에서 석탄화력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충청남도이다. 우리나라 전체 석탄화력발전소는 60기를 조금 밑도는데 이중 절반 정도가 충남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충남 당진에는 10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들어서 기초 지자체 중 보유량이 가장 많다. 그만큼 충남 당진은 전국 251개 기초 지자체 중 미세먼지 배출량도 가장 많다. 당연한 결과다.
충남에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것은 석탄 수입이 용이하고 전력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인접해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다만 밀집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 등의 유해환경은 이곳 주민들이 떠안고 생산 전력은 수도권이 소비하고 있는 게 문제다. 충남은 전력 자립도가 245%에 달하는데 서울은 3.92%, 대전은 1.78%에 불과한 것을 보면 환경오염 외주화 실태를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문제해결의 방법은 전력을 소비하는 지역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송전 갈등과 환경오염의 외주화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는 천연가스 열병합 발전을 적극 장려 중이다. 13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 계획에 따르면 세종, 청주, 마곡, 양산 등 4곳에 LNG열병합발전이 들어선다. 대전과 대구 등에서는 산업단지 내 전력 공급을 위해 LNG발전소 건설이 모색되고 이 외 여러 곳에서 석탄발전을 LNG발전으로 대체하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상당수 지역에서 지역주민 민원에 부딪쳐 갈등을 빚고 있다. 심지어 지자체에서 LNG발전 사업을 백지화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소비로 가기 위한 든든한 다리가 LNG발전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측은 ‘LNG가 환경친화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일산화탄소를 비롯한 다양한 배기가스와 미세먼지 등을 배출하는 유해시설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나 관련 기관에서 제시하는 수치들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MWh 발전 시 LNG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0.363 CO₂/MWh인데 무연탄은 0.914CO₂/MWh, 유연탄은 0.823CO₂/MWh로 LNG가 비교적 청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발전소별 대기오염 배출량도 석탄은 6만 3,377GWh인데 반해 천연가스는 7,582GWh으로 11% 수준에 불과했다. 황산화물과 미세먼지는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환경부가 발표한 ‘최신 석탄화력발전소와 최신 LNG발전소 대기오염물질 배출 예상량 비교’에서도 유사한 검증 데이터가 제시됐다. 집진을 비롯해 다양한 친환경설비를 갖춘 최신식 석탄발전소도 LNG발전소보다 약 4배가량의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LNG발전소 정상 가동 시 일산화탄소와 미연 탄화수소가 거의 발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자료에서 유추되듯 LNG발전이 상대적으로 청정한 것은 맞지만 무결점인 것은 아니니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유해시설로 해석하고 건설에 반대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이 같은 반대가 님비(not in my backyard)의 발로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LNG 역시 석탄이나 석유와 똑같은 화석연료발전’이라는 접근방식 대신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우월하게 환경친화적인 발전수단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자연에너지인 태양이나 바람을 활용해 생산되는 전력 역시 환경오염이나 소음, 자연 훼손 같은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면서 발전설비가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도심에 친환경재생에너지발전이 들어선다고 해당 지역 소비자들이 환영할지는 의문이다. 설령 도심 내 재생에너지발전이 가능하더라도 당장의 높은 전력 생산원가에서 비롯되는 전기요금을 주민들이 수용할 것인가도 알 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는 ‘재생에너지 시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천연가스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우리 정부가 LNG를 브릿지 연료로 중용하려는 움직임과 다르지 않다. 이제는 소비지 발전(消費地 發電)으로 에너지 사용자들이 전기 소비와 관련한 다양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나눠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도심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소비지 발전방식은 LNG를 활용한 분산형 전원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받아 들여야 할 때다.
동절기마다 반복되는 국가적 미세먼지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시행 중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성과가 최근 공개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동절기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석탄발전 가동을 줄였는데 전력 수급에는 아무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미세먼지 배출량은 상당 수준 감축됐다. 지난해 12월 이후 2월까지의 동절기 미세먼지 발생이 봄철 미세먼지 감축 대책 시행 전 대비 약 54%,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2% 줄었다. 그 사이 최대 전력 수요는 늘었지만 전력 수급 불안은 발생되지 않았다. 그 배경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안정적 전력 수급을 담보하는 과정에서 브릿지 전원인 LNG발전 확대 역할이 컸다’고 평가했다. LNG발전이 확대됨으로써 고질적인 겨울철 미세먼지 재난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었던 셈이다.
이제는 ‘나’만 값싸고 편안하게 아무런 환경 위해 없이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그렇기에 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 소비 시대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하는 든든한 다리(BRIDGE)가 LNG발전이며 분산형 전원으로 소비지 발전의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 이 기사는 기고자의 견해로 삼천리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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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분산형 lng발전이 환경을 생각해서 좋겠네요.
브릿지 연료로써의 LNG의 역할이 크네요.
에너지분산형 발전에도 적합한 LNG네요~
에너지 전환의 건널목, LNG 분산형 전원
잘 봤어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요..
LNG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좀 어렵긴 하지만 잘 읽고 갑니다.
에너지 전환, 빠르게 이루어져야 하겠어요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에너지로서의 lng 전환이 계속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석탄이 아직까지 사용되는 한 재생에너지나 친환경에너지로의 이동은 어렵습니다.
도심에서의 에너지자립도에 분산형 전원 공감합니다.
에너지 전환의 건널목, LNG 분산형 전원에 대한 유익한 기사잘봤습니다.
친환경에너지 LNG발전에 대한 기대와 중요성이 높아지는것 같습니다.
화석연료 중에서도 청정한 LNG에 대한 몰랐던 내용을 유익하게 읽었습니다.
친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더 느끼게 되는것 같아요.
에너지분산형 LNG 발전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던 기회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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