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20  2022.03월호

Special Story

바이오가스에 대한 인식 전환과 사업 지원이 필요한 때

RE100이 중시되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는 등 에너지전환 시대가 도래했다. 국제사회는 이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동참 중이다. 그런데 같은 맥락에 있는 바이오가스에 대한 인식은
이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 이와 관련한 음·폐수의 바이오가스 자원화 사업은 새로운 프리미엄 사업영역이
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도시가스업계와 관련 깊은 이 사업에 업계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또 정부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이제는 그 방향이 바로 서야 할 때다.

글. 가스신문 주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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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은 무엇이며 어떻게 확장되고 있나

이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화제가 됐던 TV토론 내용 중 하나는 ‘RE100’을 놓고 벌인 설전이 아니었을까 싶다.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재생에너지의 중요성과 탄소중립 그리고 수소사회, 여기에 RE100은 정치인도 알아야 할 이슈였다. RE100은 기업이 경영 및 경제 활동을 함에 있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캠페인으로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과 CDP(Carborn Disclosuer Project)가 개최한 뉴욕 기후주관에서 발족됐다. 영어 표기로는 Renewable Energy 100%이며 ‘리백’이라고 읽는다.

RE100은 이번 TV토론회에서 주목받기 이전인 2018년부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BMW 등 국제 경제를 좌우할 만큼 영향력 높은 글로벌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자사 납품업체를 비롯해 세계 각국 기업은 물론 한국의 대기업까지도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RE100에 참여한 글로벌기업은 미국 51개社, 유럽 77개社, 아시아 50여개社 등 349개社에 이르며 한국도 고려아연,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KB금융그룹, 미래에셋증권, 한국수자원공사 등 10여개社가 참여 중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RE100이 국경 없는 제3의 무역규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제품경쟁력 확보와 함께 새로운 무역장벽 과제로도 떠오르고 있다. 그 사례로 2018년 BMW는 LG화학에 부품 납품 전제조건으로 RE100을 요구하면서 계약이 무산된 바 있고 애플은 2020년 반도체 납품물량을 놓고 SK하이닉스에 RE100을 맞출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삼성SDI는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쉬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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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음·폐수의 바이오가스 자원화 사업

아직 이 영역은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은 사업자가 하수종말처리장과 같은 물재생센터에서 발생하는 음·폐수를 정제과정 및 고도화작업을 거쳐 바이오가스로 만들고 도시가스배관에 혼입하는데 그친다. 바이오가스의 자원화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보다 사실상 방어적 차원에서 혼입하는 것에 급급한 것이다. 특히 일부 도시가스사는 혼입조건으로 가격과 열량 그리고 생산환경까지 통제하고 있다. 사업수익성 측면에서 생산자와 판매자 심지어 소비자에게도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 보니 사업확장성은 물론이고 제대로 운영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사업 확장을 꾀한 몇몇 도시가스사들이 바이오가스를 기존 열병합발전과 연계해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원료로 활용하거나 CNG버스의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 예로 삼천리가 있다. 삼천리 계열사인 삼천리ES는 서울 서남하수처리장에서 하수슬러지 등을 자원화 과정을 거쳐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열병합발전의 원료로 활용하는 사업의 EPC(종합설계시공)와 운영 및 관리(O&M)을 수행하고 있다. 한층 더 나아가 삼천리ES는 바이오가스를 개질 및 정제하고, 이 과정에서 생산 된 수소를 발전, 수소 충전소 등에 활용하는 ‘바이오가스 활용 수소개질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지난 2월 친환경 설비 업체인 파나시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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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가스에 대한 인식과 사업 지원은 왜 흐름을 타지 못하나

RE100이 중시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등 에너지전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이렇듯 바이오가스의 자원화 사업은 이런 흐름과 동떨어진 영역으로 치부되는 것이 문제다. 이런 환경이 조성된 원인에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정책 부재와 함께 방어적 차원에서 바이오가스의 확장성을 제재했던 도시가스업계에도 미약하나마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미 국제사회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그 변화에 동참코자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고 다양한 지원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에너지전환정책으로 2030년까지 NDC 목표(40%)를 상향 조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과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이행키로 했다. 그 과정에 재생에너지의 역할이 더욱 중시되고 RE100 같은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최소한 음·폐수의 바이오가스 자원화 사업영역도 태양광 분야만큼이나마 정부의 지원과 정책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해 음·폐수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량은 2019년 3억 5,100만㎥(약 229만 5천 톤)에 이른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08년에 비해 2015년에 2억 4,880만㎥로 6배 늘었고 2019년에는 3억 5,116만㎥로 10년 사이 8배 증가했다.

음·폐수를 바이오가스화 하는 시설은 전국 101개소에 이른다. 하지만 바이오가스를 고부가가치로 전환하는 사업은 고작 20%에 못미친다. 심지어 버려지는 미활용 바이오가스는 한 해 5,300~5,800만㎥에 이르는데 이는 주택난방세대 6만 8천 가구가 사용할 도시가스양이다. 왜 이렇게 많은 바이오가스가 버려질까. 이유는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다. 음·폐수 고도화과정을 통해 생산된 바이오가스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못받기 때문이다. 즉 한계비용이 높지만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은 도시가스요금 이상으로 받을 수 없는 구조적 문제와 재생에너지이지만 유독 바이오가스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없다는 점이다.

<연도별 바이오가스 생산 및 이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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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에너지업계가 함께 뜻을 맞춰가야 할 때

이에 필요한 건 정부와 지자체가 바이오가스의 적정원가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재생에너지 중 비정상적으로 낮게 산정된 바이오가스의 REC 가중치를 상향조정해 그린가스의 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부가된 가격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린가스인 바이오가스를 원료로 수소연료전지발전 및 열병합발전 또는 P2G와 수소충전소 등의 원료로 활용하는 음·폐수 자원화 확장 사업에 대해 환경적·사회적 편익만큼 기여도에 따른 프리미엄을 부여한다면 이 또한 바이오가스 산업을 육성·발전케 할 것이다.

삼천리를 비롯해 서울도시가스, 예스코, 강원도시가스, 경동도시가스 등 도시가스업계가 음·폐수의 바이오가스 자원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지원정책 부재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현실. 이제는 바이오가스에 정부와 에너지업계가 함께 생명력을 불어넣어 우리 일상과 뗄 수 없는 환경과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는 지혜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2021년 도시가스사별 바이오가스 공급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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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기고자의 견해로 삼천리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 6

  • 이준범님

    바이오가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잘 봤습니다.
    바이오가스 업계가 성장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었으면 하네요.

  • 김윤희님

    RE100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재생에너지사업이 더 확장되길 바랍니다.

  • 김태현님

    처리과정에서 발생되는 가스들 여러 있어요. 이것들을 적극적으러 이용해야겠어요

  • 임언희님

    바이오가스에 대해서 몰랐던 정보를 알수 있었던 유용한 기사인것 같습니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음·폐수의 바이오가스 자원화 사업 앞으로 더욱더 큰 기대가 됩니다.

  • 김태현님

    오염으로 신음하고 있는 우리의 환경을 위해 자원 재활용 및 탄소중립이 본격화되어야 하는 시점으로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을 인식하여 음·폐수의 바이오가스 자원화 사업에 대한 새정부의 지원책이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 도사랑님

    바이오가스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 정부차원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되어 환경도 보호하고, 에너지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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