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속 몸과 마음을 녹이는 여행
겨울이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기다리는 봄이 있어서다.
기다림이란 기린의 목처럼 길어지는 일이며 하루가 1년처럼 지루한 나날이다.
기다리는 사람의 손목엔 배터리가 방전된 시계가 채워져 있는지도 모른다.
2월이 꼭 그렇다. 그래서 찬바람이 여전한 2월에는 몸과 마음이 쉴 곳이 필요하다.
개항도시 인천만의 특별한 문화공간 속으로
인천의 근대화는 우리나라 근대사와 궤를 같이 한다. 인천은 1883년 개항된 이후 옛 일본영사관(현 인천 중구청)을 중심으로 개항장거리가 조성됐는데 이때 들어선 일본은행의 인천지점들이 지금은 한결같이 박물관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근처에 있는 인천아트플랫폼의 경우 과거엔 창고였으나 건물을 개조해 2009년 9월에 문화예술 창작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옛것이 주는 특별함과 창고의 투박한 이미지에서는 옛 개항장의 모습이 그려진다.
현재는 ‘비타노바, 새로운 삶’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사회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전한다. 마스크를 쓴 채 어딘가 응시하는 사람들, 비둘기와의 동거과정을 통해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이야기하는 작품 등 단순히 심미적인 것을 쫓기보다 관객에게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한편에는 전시 작품과 관련 있는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어 시각예술과 문학예술을 동시에 경험토록 하고 있다. 전시는 3월까지다.
*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 http://www.inartplatform.kr
인천아트플랫폼 맞은편 한국근대문학관도 챙겨볼 만하다. 이곳 또한 옛 창고를 개조해 전시공간으로 꾸몄는데 특히 주목할 것이 우리나라 유일의 근대문학 전문 박물관이라는 점이다. 전시물은 1890년대 계몽기부터 1940년대 후반까지 주요 작가와 작품들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근대문학작품들은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한두 번씩 접해봤던 작품들이라 낯설지 않다. 그중 이광수의 『무정』을 비롯해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 당시 출간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어 마치 문학기행을 나온 기분이다. 이곳에선 ‘100편의 소설 100편의 마음-『혈의 누』에서 『광장』까지’ 기획전이 4월 30일까지 열린다.
* 한국근대문학관 홈페이지 http://lit.ifac.or.kr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도 인천에 있다. 인천항 개항과 함께 시작된 대불호텔. 이 호텔 설립자는 일본인 무역상인데 1887년경 문을 연 뒤 주인도 업종도 여러 번 바뀌다가 1978년에 끝내 철거됐다. 이후 오랜 세월 공터로 남아 있었고 지난 2018년 4월에 중구생활사전시관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외관은 당시 호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과거 대불호텔은 개장과 함께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서양인들에게 유난스러웠다.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는 『비망록』에 ‘놀랍게도 호텔에서는 일본어가 아닌 영어로 손님을 편하게 모셨다’라며 투숙 경험을 남기기도 했다.
1관 대불호텔 전시관 2층과 3층에는 당시 호텔 객실과 연회장을 재현한 공간이 있는데 개항 이후 국내에 들어온 카메라와 회중시계 같은 진귀한 소품을 전시 중이다. 흥미로운 것은 1층 전시관 바닥 일부를 유리로 마감해 대불호텔 당시 모습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2관 생활사 전시관에는 60~70년대 인천 중구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당시 부잣집에만 있었다는 텔레비전이 있는 가정집부터 이발소, 다방, 문방구, 극장 등도 그대로 재현해놓아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 중구생활사전시관 홈페이지 http://www.jlhm.icjgss.or.kr
나를 위한 특별선물로 화성에서 호캉스를
우리는 정작 떠나고 싶을 때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행을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들 한다. 다만 여행이라고 해서 굳이 뭔가를 해야 하거나 먼 곳으로 떠나야만 하는 건 아니다. 재충전을 위한 일상의 휴식이나 소박한 일탈도 여행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호캉스는 최고의 대안이다. 화려한 조명이 반짝이는 로비에 진입하는 순간 마음은 천국에 닿을 테니 말이다. 음악이 온몸을 감싸는 바에서 칵테일 한잔에 일상의 권태로움을 잊고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가도 좋겠다. 입욕제의 향긋한 향이 수증기와 함께 증발하면서 머릿속까지 향기롭고 촉촉하게 해주는 건 어떤가. 늦잠 뒤에 먹는 조식은 손수 품을 팔지 않아서 그런지 더 맛있을 것이다. 피트니스센터에서 몸짱도 돼보고 곧장 텐션 있는 몸매로 수영장도 찾아보자.
롤링힐스 호텔은 경기도 화성에 자리한 특급호텔이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호젓한 공간에 자리한 덕분에 모처럼 호사로운 시간을 만끽하기 그만이다. 특급호텔답게 로비 중앙에 설치된 화려한 샹들리에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넓은 킹사이즈 침대가 놓인 총 228개 객실에는 테라스가 아름다운 풍경을 향하고 있는데 이곳 야외정원은 한국조경학회가 수여하는 한국조경대상에서 특별상을 받은 명품 정원으로도 알려져 있다. 퀄리티 높은 조식과 시그니처 치킨도 호텔의 자랑이다. 연인이라면 피트니스센터와 실내 수영장, 스파테라피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친구나 가족이 함께라면 농구, 테니스, 스쿼시, 탁구를 즐기며 흠뻑 땀을 흘려보는 것도 추천한다. 동반 자녀가 있다면 어린이용 클라이밍, 에어포켓, 미끄럼틀, 풀볼장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 아이 동반 호캉스로 유명한 만큼 아기 전용 욕조와 침대, 침대 가드 등도 지원된다.
* 롤링힐스 호텔 홈페이지 https://www.haevichi.com/rollinghills/ko
화성의 라비돌 호텔&리조트는 호캉스는 비싸다는 고정관념을 파괴해준 가성비 좋은 곳이다. 더군다나 늦겨울 운치가 가득한 보통리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해 있어 객실에서 보는 전망 또한 으뜸이다. 호텔은 5층부터 19층까지 총 241개의 양실과 한실 두 타입으로 나뉘어 있고 전 객실은 온돌 난방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따스함이 남다르다. 또 어린 자녀를 위한 침대 가드도 빌려줘 가족 고객들에게 인기다. 이 호텔은 유럽풍의 격조 높은 인테리어 덕분에 <미스·미스터 트롯>을 비롯해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소개된 바 있다. 더불어 유럽식 정원도 인상적이다. 즐길 거리도 많다. 피트니스센터, 실내 수영장, 남녀 사우나 등이 있고 외부에는 조경이 인상적인 9홀의 골프장도 있다.
* 라비돌 호텔&리조트 홈페이지 https://www.lavied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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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장 거리 가본지가 좀 되었는데~ 오랜만에 가봐야겠어요! 가서 전시도 보고 차이나타운에서 식사도 해야겠습니다.
오랜만에 인천으로 여행을 떠나보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
오래전에 인천 차이나타운에 가보고 밥도 맛있게 먹어서 좋은 기억이 있는데 대불호텔 보러 또 방문해보고 싶어요. 마치 영화 세트장 같아요.
인천 여행지는 미스터션사인의 장면들이 스쳐가네요.가까이에 있는데 주말에 한번 가야겠네요.
인천여행 꿀팁들이 가득하네요~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의 행복한 여행을 꿈꿀수 있을거 같습니다.
새로운 만남으로 좋은 추억이 만들어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