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32  2023.3월호

Life Story

봄이 깃든 따사로운 여행

봄이 고개를 내밀었다. 어제까지 아무 일 없던 나뭇가지에 고운 꽃이 피었고 스멀스멀 밀려오는 봄기운에 냉하던 가슴이 따뜻한 온기로 가득하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봄이 매일 매일 한뼘씩 자란 것이다. 봄이 따사롭게 깃든 이천과 인제로 떠나보자.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봄꽃 여행은 여기로 ‘이천 산수유마을과 설봉공원’

산수유 하면 전남 구례의 산수유마을을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수도권에도 이맘때 온 마을이 노란 산수유꽃으로 뒤덮이는 곳이 있다. 경기도 이천에 자리한 백사면이다. 백사면에 산수유를 처음 심은 것은 조선 중종 때인 1519년으로 추정된다. 당시 기묘사화를 피해 낙향한 6명의 선비가 정자 육괴정을 짓고 느티나무와 산수유나무를 각각 6그루씩 심었다고 한다. 현재 가장 오래된 나무는 수령 5백년이 훌쩍 넘었다.

이천 산수유꽃의 절정은 3월 말에서 4월 초순으로 색이 좀 바래도 벚꽃이 필 때까지는 볼 수 있다. 노란 산수유와 연분홍 벚꽃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색의 향연은 이맘때가 아니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마을 입구에 발을 들이면 시골 풍경과 함께 드문드문 산수유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육괴정을 감싸고 왼쪽 길로 접어들면 시선 닿는 곳마다 시골다운 풍경에 산수유가 색을 더한다. 양철 슬레이트 지붕, 무너진 돌담, 아직 겨울의 흔적이 여전한 작은 개울에도 온통 산수유꽃이다. 탐방로는 야트막한 돌담을 따라 이어지는데 돌담에 비스듬히 꽂아놓은 감성적인 글귀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꽃에 파묻혀 소녀의 감성도 소환해볼 수 있다. 이윽고 마을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서는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꽃 물결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이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먼저 벚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설봉공원이다. 설봉산 자락에 있는 설봉저수지 주변에는 산책로를 비롯해 조각공원과 도자기공원 그리고 이천시립박물관과 도자 테마파크 세라피아 등 다양한 전시공간과 휴식공간이 있다. 그중 설봉호 한가운데 치솟아오르는 시원한 분수는 나른한 봄에 활기를 더한다. 평일에는 인근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주말에는 가족과 연인들의 테이트와 피크닉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이천도자기축제 마스코트 토야가 반갑게 맞아주는 세라피아는 포토존으로도 손색없는 다양한 조형물과 도예작품이 있으니 반드시 들려볼 것을 권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다. 이천에 딱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천쌀은 임금님께 진상되던 명품 쌀로 유명한데 주문하면 돌솥에 바로 밥을 지어 한 상 차림으로 나온다. 누룽지를 좋아한다면 쌀밥을 그릇에 덜고 따뜻한 물을 돌솥에 부어놓자. 식사를 마칠 때쯤엔 뜨끈하면서 구수한 누룽지까지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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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이천시청 문예관광과 031-645-3676

찬연한 봄을 노래하는 ‘소양강 둘레길과 익스트림 레포츠’

산과 물이 만나고 그 사이를 조붓한 길이 잇대는 풍경.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이런 풍경은 한마디로 힐링 그 자체다. 우리나라에는 강변을 따라 걷는 호젓한 길이 몇 군데 있지만 소양강둘레길은 좀 더 특별하다. 우선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오롯이 자연과 교감하며 걷기에 좋다. 또 소양강을 한눈에 조망하며 걷는 게 큰 매력이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둘레길은 3코스로 나뉜다. 1코스 하늘길은 자유수호 희생자위령탑을 출발해 살구미공원과 춘향골을 지나 전망대에서 소양강 주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최정상에 있는 칠공주터에서는 숨을 돌리고 보트장을 거치면 소류정에서 끝이 난다. 총길이 9km이며 3시간 정도 걸린다. 2코스 내린길은 하늘길과 같은 살구미마을에서 시작해 소류정에서 끝나지만 비교적 편안한 구간을 따라 2.1km 구간을 1시간 정도면 완주할 수 있다. 3코스는 아미산 자락을 따라 걸으며 소양강을 조망하는 길인데 군축교를 시작으로 용바위쉼터, 바람골 등을 지나 자유수호 희생자위령탑에서 마무리된다. 총거리 4.9km이며 2시간 남짓 걸린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3코스는 군축교에서 시작한다. 다리를 건너 산비탈 속으로 몸을 숨기듯 접어들면 이전과 다른 풍경이 기다린다. 길은 강을 따라 이어지며 인적이 없어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다. 길바닥엔 지난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수북하게 깔려 있다. 바스락바스락 부서지는 낙엽 밟는 재미가 쏠쏠하다. 낙엽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면 흰색과 보라색의 조화가 일품인 종지나물꽃도 탐스럽게 피어 있을 것이다. 산괴불주머니꽃도 색을 뽐내며 봄볕을 즐기고 있다. 이렇듯 소양강둘레길은 역동적이며 온화하고 유연한가 하면 급하게 굽이친다. 만약 순환형으로 걷고 싶다면 3코스를 출발해 1코스로 되돌아오면 된다. 반대로 해도 무방하다. 얼었던 대지가 녹기 시작하는 봄은 산길이 무척 미끄럽고 질퍽하니 트레킹을 하려면 등산화와 등산용 스틱을 준비하면 유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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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는 익스트림 레포츠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매우 다채로운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인제 나르샤파크의 스캐드다이빙은 줄이 없이 뛰어내리는 번지점프로 높이 50.2m에서 뛰어내리기에 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휘감는다. 아찔한 높이 탓에 현장에서 포기하는 신청자도 많다. 스캐드다이빙과 공중에 설치된 투명 강화유리바닥을 걷는 스카이워커 전망대도 도전해볼 만하다. 어른들의 병정놀이인 서든 서바이벌은 온라인게임을 현실로 옮긴 듯한 전술·전략게임으로 마치 전쟁영화 속 한장면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질 것이다. 캠핑 장비 없이 캠핑하는 글램핑도 가능하니 이 중 원하는 아이템을 골라 지금 출발하면 어떨까.


방방곡곡 방방곡곡

* 문의 : 인제군관광정보센터 033-460-2170

댓글 7

  • 김호철님

    봄을 맞아 가 볼 만한 여러 여행지를 소개 받을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습니다!!!

  • 서유미님

    산수유 마을 하면 구례만 알고 있었는데 가까운 이천에도 산수유 마을이 있었네요. 노란 산수유와 흰 벚꽃의 어우러짐이 기대됩니다.  이번 봄나들이는 이천으로 고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 최인혁님

    이천과 인제로 저도 봄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YOYO님

    수도권과 가까운 곳이 산수유 마을이 있다는걸 처음 알았어요! 산수유는 구례에서만 보는 건줄 알았는데..
    조만간에 이천으로 나들이 가야겠네요~

  • 연정아님

    요즘 슬슬 꽃들이 올라오더라구요~~~
    산수유마을에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 이정윤님

    완연한 봄날씨에 배낭 하나 메고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요즘입니다. 3월 사보를 보면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동료들과 직원들에게도 이천과 인제 여행지를 공유했네요. 알찬 정보 감사합니다~

  • 김태현님

    잘 정비된 길과 예쁜 돌담길이 매력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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