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탁 트인 공간으로 일상탈출
iX3와 함께한 화성 공룡알화석산지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과 부부의날까지 다양한 기념일들이 5월에 모여 있다. 석가탄신일까지 더하면 가족 나들이하기 더없이 좋은 달이다. 춥지도 너무 덥지도 않은 날씨도 제격이다. 가족이 함께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화성 공룡알화석산지를 추천한다. 초원처럼 드넓게 펼쳐진 광활한 풍경에 드라이빙 재미도 한결 새롭다.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iX3는 여행의 설렘과 기대를 충족시킨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오래 전 유행했던 광고문구다. 그때 TV에 나왔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차창 밖으로 내민 손을 스치는 바람의 느낌과 창틀에 턱을 괸 채 미소 짓던 모습. 그래서 지금도 운전할 때마다 바람을 맞는 재미는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특히나 이런 날씨엔 드라이빙이 소확행이 된다.

패밀리카로 인기 높은 BMW iX3는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가족 여행에도 그만이다. 넓은 실내공간에 다양한 안전장치와 편의성이 더해져 여행의 설렘과 기대를 한층 더 키워주기 때문이다. iX3는 BMW의 중형 SUV ‘X3’ 기반의 순수전기차다. 외관은 당차면서도 기존 내연기관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iX3가 낯설지 않고 친근한 이유다. 그러나 꼼꼼히 따져보면 iX3만의 독창성이 돋보인다. 새롭게 디자인된 키드니 그릴은 기존 X3와 달리 막혀 있으며 전기차를 뜻하는 알파벳 i가 오른쪽 모퉁이에 붙어 있다. 또한 10mm 더 얇아진 헤드라이트가 차의 인상을 더욱 세련되고 날렵하게 만든다. 헤드라이트는 레이저 라이트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휠에도 전기차를 뜻하는 파란색이 BMW 로고를 감싸고 있다. 실내도 파란색 i를 활용했는데 스티어링 휠 중앙의 BMW 로고, 기어 셀렉터, 시동 버튼 등이 대표적이다.

실내 디자인은 현대적이면서도 고급스럽다. 12.3” 콘트롤 디스플레이와 중앙 콘솔, 공조기 콘트롤은 매우 직관적이며 조작성과 시인성이 뛰어나다. 오디오 사운드 시스템은 하만카돈을 탑재해 선명하고 풍부한 음질을 제공한다. 게다가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어댑티브 서스펜션,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서라운드뷰 포함), 리버스 어시스턴트, 컴포트 액세스 같은 고급 기능이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특히 iX3는 패밀리카답게 2열 공간이 넓다. 177cm 성인이 뒷좌석에 앉아도 무릎 공간이 넉넉하고 전고가 높아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는다. 좌석 등받이 각도 조절도 여유로워 장거리 운행에 적합하며 트렁크 공간은 뒷바퀴를 감싸는 아치가 실내공간을 차지하지 않도록 설계해 공간(1,560L)이 넉넉하다. 2열 좌석을 앞으로 접으면 차크닉을 즐기기에도 충분할 정도다.

뛰어난 승차감과 드라이빙 다이내믹스까지 챙겼다

iX3는 최고출력 286, 최대토크 40.79의 성능을 가졌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8초에 도달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44km로 복합전비 4.1km다. 하지만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후기를 보면 그보다 훨씬 높다는 게 운전자들의 평가다. 충전은 급속(80%)의 경우 최대 150kW까지 약 34분 충전, 완속(100%)은 최대 11kW까지 약 7.5시간이 걸린다.

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 iX3가 잠에서 깨어난다. 가상 효과음은 독일 작곡가 한스 짐머의 작품이다.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거장이라 불리는 그는 <라이온 킹> <글래디에이터> <미션 임파서블2> <배트맨 비긴즈>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에 참여했다. 사운드는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차 내부에 전달되고 외부에는 보행자 보호를 위해 내부와 다른 소리가 전달된다.

가속페달을 밟자 iX3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속도가 올라감에 따라 힘이 느껴진다. 그러나 거칠지는 않다. 오히려 노면에 미끄러지듯 자연스럽다. 가속할수록 자세는 더욱더 안정적이 되어 간다. 앞뒤 43:57 배분의 후륜구동과 무게중심이 낮게 설계된 까닭이다. 코너링에서는 BMW 특유의 핸들링이 더해져 몸이 쏠리지 않고 좌석에 밀착된다. 상황에 따라 댐퍼 특성이 조성되는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작동하기 때문인데 운전자는 뛰어난 승차감과 드라이빙 다이내믹스를 경험할 수 있다.

일상에서 맛볼 수 없는 광활함에 취하다

iX3가 도착한 곳은 ‘한국의 세렝게티’라 불리는 화성 공룡알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414호)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이 정말 아프리카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곳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골격이 완벽히 보존된 상태의 공룡 화석이 발견된 곳으로 학술 가치가 매우 높다. 최근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돼 큰 관심을 받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화석산지는 백악기 공룡의 집단 산란 지역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약 1m 크기의 둥지 30여 개가 발견됐다.

화석산지 산책에 앞서 방문자센터를 먼저 찾았다. 이곳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공룡 화석이 있다. 비록 모형이지만 크기와 형태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하다. 이 화석은 전곡항에서 요트대회 개최를 준비하던 화성시청 공무원이 발견한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하다. 화석 속 공룡에는 화성에서 발견된 한국 뿔공룡이라는 뜻의 ‘코리아 케라톱스 화성엔시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방문자센터 2층에서는 유치원생들의 공룡 화석 조각 맞추기가 한창이다. 스스로 공룡의 머리를 완성했다며 자랑하는 아이의 얼굴이 봄날의 연둣빛 잎사귀처럼 싱그럽다.

방문자센터에서 탐방로를 따라 공룡알 화석을 찾아 나선다. 탐방구간은 왕복 약 3km로 산책하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특히 목재데크가 놓여 있어 걷기도 수월하다. 탁 트인 초원처럼 끝없이 펼쳐진 풍경과 듬성듬성 자리를 지키며 우뚝 서 있는 나무들이 있어 흡사 아프리카 초원을 보는 듯하다. 바람에 춤추듯 흔들리는 갈대를 가로질러 탐방로 끝자락에 있는 무명섬을 향해 걷는다. 섬에서 발견된 공룡알 화석은 지름이 약 13cm, 껍질두께가 1mm인데 주변에서 발견된 95%의 알 화석과 같은 종류다.

산책을 마치고 우음도의 그린시티전망대를 향해 달렸다. 전망대까지 곡선구간이 많아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음도는 시화호 간척지 개발로 육지가 됐지만 원래 면적 0.42㎢인 작은 섬이었다. 시화호의 물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형상을 표현한 그린시티전망대에 오르면 공룡알화석산지를 비롯해 시화호와 그 너머 서해가 한눈에 담긴다. 오랜만에 탁 트인 뷰맛집을 제대로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