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스토리텔링에 흠뻑 빠지다
삼천리 가족과 함께하는 GWP 문화데이 ‘국립중앙박물관 투어’
성큼 다가온 가을이 삶의 활기를 깨우는 9월 중순, 삼천리 가족 1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 세대를 사로잡은 명소이자 서울의 대표 관광코스로 떠오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문해설사와 함께 역사 탐방을 하기 위해서다. 이번 투어는 삼천리가 사시인 ‘가정애·직장애’를 바탕으로 2016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대표 GWP 프로그램 ‘가족과 함께하는 역사문화탐방’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우리 역사와 문화에 푹 빠져든 삼천리 가족들의 발걸음을 따라가보자.
일명 국중박에 삼천리 가족이 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 세계 그리고 전 세대를 사로잡는 명실상부한 핫 플레이스다. 영국 미술 전문매체 ‘아트뉴스페이퍼’가 발표한 ‘2025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조사’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은 연간 관람객 약 650만 명을 기록하며 루브르박물관, 바티칸박물관에 이어 관람객 수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이를 인증이라도 하듯 삼천리 가족들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9월의 주말에도 역시나 수많은 국내외 관람객들이 가득했다. 다들 얼굴 가득 설렘과 기대가 묻어나는 모습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삼천리가 직원들을 위해 투어를 기획하며 전문 역사해설사를 섭외하고 조별 구성과 관람코스 등을 세심하게 조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투어인 만큼 아이들 연령을 고려해 7개조를 편성하고 인원도 11~18명 사이로 구성해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게 신경 썼다. 초등학교 5학년 딸과 조카를 데리고 온 삼천리 수원안전관리팀 박기형 차장은 “요즘 아이들이 역사에 관심이 많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또 “학교 수업시간에 책으로 배운 걸 직접 보고 싶어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더욱이 전문해설사까지 동행하는 프로그램이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한다. 이번 투어 최연소 멤버인 둘째 딸을 안고 참여했다는 삼천리 안전지원팀 김회석 계장도 “아내와 5살 첫째, 이제 170일이 된 둘째까지 함께하는 날이라 감회가 새롭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대동여지도엔 독도가 있을까 없을까
대한민국 최대의 국립박물관인 이곳은 시대와 주제별로 구성된 7개의 상설전시관과 매번 새롭고 다양한 내용을 선보이는 특별전시관 등으로 구성돼 있어 하루에 관람하기엔 어려운 규모다. 소장 유물만 150만여 점에 이르기 때문에 이번 투어에선 최적화된 맞춤코스를 선별했다. 하지만 꼭 들러야 할 곳은 있기에 조별로 흩어지기 전 1층 상설전시실에 자리한 ‘역사의 길’에 모두 모였다.
여기엔 올 2월에 처음으로 공개된 ‘대동여지도 22첩 완전체’가 있는데 가로 약 3.8m, 세로 6.7m에 이르는 대형 사이즈라 우리네 국토의 산줄기, 물줄기 하나하나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지도를 자세히 보면 독도만 다른 방식으로 표기돼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왜 독도 표시만 다르냐고 묻는 분이 계신데요. 원래 대동여지도엔 독도가 없습니다. 학교 다닐 때 배운 ‘공도정책’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중앙집권 강화와 관리상의 이유 등으로 섬 거주민을 본토로 이주시키는 정책을 시행했어요. 대동여지도엔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는 표시하지 않았고요. 이번에 ‘대동여지도 22첩 완전체’를 공개하면서 독도를 따로 표기한 것입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나니 보이지 않던 역사까지 함께 읽힌다. 그리고 왜 이곳으로 모두 모이게 했는지 알 것 같다.
과거에서 현재로 흐르는 역사의 길을 따라
이제부터는 조별로 움직일 차례다. 미취학아동과 초등 저학년은 선사·고대관으로, 중학생 이상이나 성인으로 구성된 조는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조선시대관 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린아이들이 포함된 조에 선사·고대관이 배정된 이유는 역사의 시작점이자 다른 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청각자료가 많이 구비된 전시실이기 때문이다. 또 교과서에 나오는 빗살무늬토기와 주먹도끼, 화살촉 등 흥미로운 유물도 많고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도 곳곳에 마련돼 있어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것도 이유였다. 실제로 구석기시대 주먹도끼 앞에서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 빛났다. 해설사는 유물에 손이 닿지 않는 어린아이를 번쩍 들어 올려 거칠고 묵직한 돌의 촉감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해주었는데 눈으로만 보던 유물을 직접 만져본 아이들은 해설사의 설명에 한층 더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중학생 이상부터 성인들이 모인 조는 유물 하나하나를 파고들기보다 유물에 얽힌 역사적 비하인드 스토리나 현재로 이어지는 시사점 등을 함께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대동법을 시행했다는 표지판 앞에서 해설사는 “대동법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 상업환경이 완전히 달라진 계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각 지방 특산물 대신 쌀을 공물로 받기 시작하면서 운송업이 발달했고 각 포구에서의 상업활동도 활발해졌어요. 여러분이 서 있는 용산도 수많은 사람과 물자가 몰려드는 포구였죠. 용산에서 가장 가까운 사대문이 남대문이라 남대문은 전국의 온갖 물류가 오가는 거점이 됐답니다”라는 깊이 있는 설명을 더했다. 역사를 단순한 암기로 생각하면 지루한 학문에 그치지만 과거와 현재를 잇는 흐름에 주목하면 미래까지도 가늠해 볼 수 있는 양질의 스토리가 된다는 걸 깨닫게 하는 설명이었다.
‘사유의 방’에서는 해설방식이 조금 달랐다. 해설사는 입구 밖에서 미리 설명을 마치고 전시실 안에서는 참가자들이 유물을 보며 온전히 생각에 잠길 수 있도록 안내해 전시실의 취지를 온전히 느끼게 해주었다. 실제로 어두운 통로를 지나 들어선 전시실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있었음에도 고요했고 참가자들은 그 분위기에 맞춰 반가사유상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었다.
한층 더 풍성해진 삼천리 가족들의 가을 추억
1시간 반 동안 역사의 흐름을 따라 관람하고 나니 어느덧 투어를 마무리할 시간이 됐다. 흩어졌던 참가자들은 다시 한자리에 모여 저마다 보고 배운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투어의 장점은 “아이들 연령대에 맞춰 눈높이에 맞는 설명을 해줘 알찼다”는 점이다. 투어에 참여한 삼천리 미래사업2팀 장수경 차장의 딸은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이 재미있었다”며 “설명을 들으면서 보니 유물이 더욱 새롭게 느껴졌다”는 소감을 전했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참여한 가운데 성인 남성 3명으로 구성된 삼천리 안산안전관리팀 장동관 사원 일행이 눈길을 끈다. 군대후임 2명과 함께 왔다는 장동관 사원은 “친구가 대만으로 취업해 곧 한국을 떠나는데 출국하기 전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하고 싶어 참가하게 됐다”는 신청배경을 밝혔다.
누군가는 아이와 함께, 누군가는 친구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이날. 함께 보고 듣고 나눈 시간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이번 투어가 참가자들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하루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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