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61  2017.04월호

Life Story

봄날의 인천 여행

수많은 배들이 드나들던 곳에서 2001년 개항 이후론 하늘길 마저 열려 ‘관문’이라는 상징성이
더욱 커진 인천.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인천을 잠깐 거쳐 가는 곳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기엔 너무
매력적인 곳인데도 말이다. 특히 4월의 인천은 더욱 그렇다. 봄볕 따사로운 4월만큼은 비행기 타러가
아니라 온전히 인천을 즐기기 위해 인천으로 떠나보자!

글. 김경우(여행사진가), 사진. 김경우, 김성근 작가

“벚꽃터널 따라 봄맞이, 인천대공원”

인천을 두루두루 둘러보기엔 아무래도 대중교통보다는 차량이 좋다. 생각보다 인천은 꽤 넓은 편이다. 서울을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 인천을 찾는 방법은 무척 다양한데 그 첫 번째 방문지로 인천대공원을 선택하면 좋다.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인천대공원은 인천 시민들만 아는 대표적 벚꽃명소다. 무려 89만평의 광활한 녹지에 수목원, 식물원, 장미원, 호수, 어린이동물원 등 다양한 시설을 품고 있는데 산책하기 좋고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사계절 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지만 특히 벚꽃이 피는 4월 중순 무렵은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부럽지 않다. 정문으로부터 약 1km 이상 이어지는 공원 중앙길의 가로수가 죄다 아름드리 왕벚꽃나무인데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황홀한 벚꽃터널이 생긴다. 벚꽃 반, 사람 반인 수도권의 다른 벚꽃 명소에 비하면 훨씬 한적하고 여유 있으니 봄날 인천여행의 첫 번째 코스로 손색이 없다.

“100년 넘은 개항의 산증인, 북성동”

인천구경도 식후경이라고 출출함도 해결하고 인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퓨전 문화를 즐기기엔 차이나타운이 제격이다. 1883년 개항 후 중구 북성동에 생긴 청나라의 조계지가 지금의 차이나타운이다. 중국 화교들이 가장 먼저 정착한 곳이니 구한말부터 청요리를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공화춘, 중화루, 동흥루 등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유명한 중화요리집이 많다. 자장면, 짬뽕 같은 익숙한 요리부터 중국 본토에서만 먹을 수 있는 희귀한 요리까지, 점심식사를 해결하기에 제격이다. 북성동까지 와서 차이나타운에서 요기만 하고 가기엔 좀 아쉽다. 인천에서 가장 먼저 신문물이 들어온 북성동인만큼 의미 있는 유적이 많다. 1888년 러시아의 토목기사 사마틴이 설계한 자유공원, 1901년 개항기 인천에 거주하던 외국인들의 사교장으로 지어진 제물포 구락부, 인천상륙작전 당시 전투의 흔적이 남아있는 월미도 등, 북성동은 한나절 이상을 투자해야 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인천관광 제1번지다.

“서해의 으뜸가는 일몰 명소, 용유동”

인천 여행을 꼬박 하루 코스로 잡아야 하는 이유는 인천이 바다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북성동에 있는 포구도 해질녘 제법 운치가 있지만 차를 달려 더 서쪽으로 가자. 이제 영종대교로 이어져있어 섬 아닌 섬이 된 영종용유도. 인천공항을 지나 서쪽 끝까지 가면 일몰 명소로 유명한 을왕리 해변이나 왕산 해변을 만날 수 있다. 두 해변 다 조개껍질이 부서진 고운 백사장이 아름답고 해변을 따라 송림이 울창하다. 용유동 일대는 1986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다양한 식당과 편의시설이 많다. 해 지기 1~2시간 전 도착해 느긋이 해변 산책의 여유도 즐기고, 조개구이 등 서해안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을 먹기에도 좋다. 용유도의 해변은 특히 사진 애호가들에게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낙조 명소인데 미리 물때를 보고 썰물 때 찾으면 드러난 갯벌에 반짝이는 햇살과 함께 기억에 남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맑은 날이면 보기 드문 기상 현상인 오메가(태양이 지기 직전 수평선과 맞물려 ‘Ω’자 모양으로 보이는 현상)도 만날 수 있으니 꼭 카메라와 함께 초점거리가 긴 망원렌즈도 갖고 가자.

“미래 도시의 야경, 송도 센트럴파크”

인천에서의 하루를 일몰과 함께 마무리해도 손색없지만 최근 인천에는 홍콩이나 뉴욕의 마천루 야경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화려한 야경명소가 생겼다. 2003년부터 개발 중인 송도 국제도시가 바로 그 곳. 인천국제공항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조성 중인 송도 국제도시는 여의도의 17배 면적의 넓은 인공섬이다. 뉴욕 프리덤 타워와 상하이의 상하이 타워 등 세계 유수의 랜드마크를 건설한 미국의 설계사무소 KDF가 주축이 되어 마치 SF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독특한 디자인의 고층 빌딩이 생겨나고 있는 곳이다.
한국의 도시 풍경 하면 떠오르는 무미건조한 도시 경관을 막기 위해 올해 2017년 인천시 차원에서 송도국제도시에는 직사각형 모양의 아파트 단지 개발을 금지하고 있을 정도로 도시 미관에 대한 의지가 높다. 그러기에 송도 국제도시의 야경은 인천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으뜸 가는 품격을 자랑한다. 용유동에서 일몰을 본 뒤 인천대교를 건너면 송도는 30분이면 도착한다. 국제도시 내의 센트럴파크에는 세계인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많아 야경을 관람하며 저녁식사하기에도 제격이다. 미래지향적인 건물이 많은 센트럴파크에서도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트라이볼(Tri-bowl)이다. 2009년 건축된 트라이볼은 조개껍질을 뒤집은 듯한 독특한 ‘역쉘 구조(Shell body)’의 건물 3채가 나란히 서있다. 하늘, 바다, 땅을 상징하기도 하고 인천의 신도시인 영종, 청라, 송도를 상징하는 의미로 지었다는데 독특한 건축미와 함께 재즈, 클래식 공연 등이 열리는 인천의 문화공간이자 송도의 랜드마크다.
과거에는 신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항구였고, 현재에는 외국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관문이고, 미래에는 세계인들이 더불어 사는 국제도시가 될 인천. 그렇게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인천에서의 일과를 마무리하기에 송도 국제도시가 제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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