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휴가, 여기 어때?
물의 나라, 경기도 양평
1년 동안 기다리던 휴가의 계절이 찾아왔다.
이에 단연 양평을 추천한다. 이곳에 가면 자연과 더불어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드라이브를 즐기고, 세미원에서 뜨거운 햇볕을 자양분 삼아 자라는 큼직한 연꽃과 아기자기한 개울을 구경할 수도 있다.
소나기마을에서는 한낮의 찜통더위를 날려버리는 소나기샤워가 기다린다.
꼬맹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거운 양평은 여름휴가를 떠나기 딱 좋은 곳이다
청초한 연꽃과 수련의 나라, 세미원
세미원에 여름이 찾아오면 연꽃과 수련에 뒤덮인 신세계가 탄생한다. 진흙 속에서도 은은한 향을 품는 연꽃은 마음까지 환하게 만든다. 6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연꽃은 7~8월에 절정을 이룬다
. 입구를 지나면 항아리에서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항아리분수가 여행자를 반기는데, 때론 힘차게 때론 약하게 솟아오르는 모습이 마치 음악분수를 보는 듯하다. 항아리분수 아래에선
햇살도 바람도 잠시 쉬어가는 것 같다.
입구를 지나 울창한 수풀 사이로 들어가면 시골의 어느 냇가에 온 듯 작은 징검다리를 만날 수 있다. 하얀 연꽃이 피는 백련지와 자주색 연꽃이 피는 홍련지, 빅토리아연못 등 챙겨봐야 할 곳도
수두룩하다. 특히, 저녁 무렵에 피는 빅토리아수련은 흰색 꽃이 먼저 피고 분홍색에서 붉은색으로 점점 색이 변한다. 신데렐라수련은 밤에 꽃을 피우기 시작해 다음날 오전까지 꽃이 핀다.
해가 떴을 때 꽃잎을 펼쳤다가 해가 지면 꽃잎을 다무는 다른 연꽃과는 반대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연꽃문화체험교실에서 연꽃을 테마로 연꽃 부채 만들기, 연꽃 족자 그리기 등에 도전해 봐도 좋을 것이다.
두 물이 만나는 서정적인, 두물머리
세미원에서 배다리를 건너오면 두물머리로 바로 갈 수 있다. 두물머리는 북한강과 남한강 두 강이 합류하는 곳으로, 양수리(兩水里)라고도 한다. 개발이 시작되면서 팔당댐이 건설됐고, 육로가 생기면서 쇠퇴하기 시작하다가, 1973년에 그린벨트로 개발의 끈이 묶였다. 그러나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얼마 되지 않아 TV광고, 드라마 등에 소개되면서 다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이른 새벽 신비롭게 피어 오르는 물안개는 전국의 사진작가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두물머리 입구 주차장에서 강물을 친구 삼아 5분 정도 걸어가면 두물머리공원에 닿는다. 어른 허리 정도 오는 기와담장과 연꽃·연잎이 산책길을 더욱 운치 있게 해준다. 수령 4백 년이 넘었다는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여름날 큰 그늘을 내어주고, 사공 없는 황포돛배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한결 더 짙게 한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객이라면 두물머리생태학교를 찾아봐도 좋다. 자연이 주는 특별한 혜택을 체험으로 학습할 수 있는 곳이다. 두물머리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다산정약용 유적지도 있다. 조선 후기 실학의 대가 정약용의 생가인 여유당과 선생의 묘, 다산기념관, 다산문화관이 있어 함께 들러보면 좋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을 축조할 당시 사용한 거중기가 실물 크기로 재현돼 있어 이 또한 볼만하다.
시원한 소나기가 내리는, 소나기마을
황순원문학촌의 소나기마을은 세미원에서 12km 정도 떨어져 있다. 북한강변을 따라 달리기 때문에 드라이브코스로도 괜찮다. 문학촌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특이한 모양으로 지어진
건물이 눈길을 끈다. 황순원문학관으로 사용되는 이 건물은 소설 속 두 주인공이 소나기를 피했던 수숫단 모양을 형상화해 원뿔 형태로 만들었다. 1~2층 전시실에서는 황순원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 친필 원고, 각종 유품 등을 볼 수 있다. 영상실에서는 나무 책걸상, 칠판 등 옛 교실도 만날 수 있다.
문학관의 재미는 야외에 있다. 맑은 하늘에서 소나기가 내리기 때문인데, 이것은 문학관에서 매일 2시간마다 뿌려주는 인공 소나기다. 한여름, 시원한 소나기가 대지의 열기를 식히면
불어오는 바람이 더욱 시원하게 느껴진다. 개구쟁이들은 굵은 소낙비를 맞으며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고 뛰어다닌다. 물놀이가 부족했다면 학의 숲을 넘어 냇가로
가보자. 소설 속 한 장면처럼 개울이 나온다. 꼬마들이 첨벙거리며 물고기를 잡겠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 물놀이장이 따로 없다. 양평 소나기마을에서 문학과 함께 물의 나라에
흠뻑 빠져보는 건 어떨까?
(TIP) 농촌에서 즐기는 특별한 체험
양평군은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양평군 내 농촌체험마을 10여 곳에서 물놀이 체험 축제를 개최한다. 물놀이 체험을 기본으로 옥수수, 감자 등을 수확하는 농촌 체험, 감자전을 직접 만드는 맛 체험, 누에·장수풍뎅이·올챙이 등을 관찰하는 생태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인당 체험비는 2~3만 원 선. 전체 소요시간은 5시간 안팎이다.
- 문의:
- 양평농촌나드리 031-774-5427, 5431
- 홈페이지:
- www.ypnad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