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21  2022.04월호

Life Story

봄날엔 꽃길만 걸으소서

봄바람이 분다. 바람은 대지를 쓰다듬고 잠들었던 꽃눈을 깨운다.
꽁꽁 얼어붙었던 겨울은 기억의 파편 속에만 남아 있다.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었던 코로나 팬데믹의 겨울도 이처럼 사라지기를.
봄날에는 꽃길만 걷기를 소망하면서 봄꽃들이 사방으로 피어난 평택과 옥천으로 향해보자.

글. 임운석 여행작가 / 사진. 임운석, 평택시 농업생태원

풍요의 고장 평택에서 만나는 힐링스팟들

경기도 남서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평택은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에 접해 있다. 물류 교통이 편리하고 너른 평야지대여서 예전부터 풍요롭고 넉넉한 고장으로 손꼽혔다. 평택 농업생태원은 이러한 도시의 특징을 살려 운영하는 자연문화공간인데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 함께 누리도록 꽃과 축제의 장으로 꾸며져 시민의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우선 입구에서부터 너른 잔디광장이 펼쳐진다. 이름 또한 어울마당으로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는 공간이다. 널뛰기,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등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돗자리나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까지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만점이다. 본격적인 꽃의 향연은 어울마당 오른편에서 시작된다. 바람원이라 부르는 이곳은 건강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을 담은 정원이며 색색의 튤립들이 심겨 있어 봄날의 정취가 가득하다. 곳곳에 풍차와 바람개비 등 포인트도 있어 사진찍기에도 좋다. 생태원 중앙의 나지막한 언덕인 내음달도 빼놓을 수 없다. 언덕을 가득 메운 튤립 덕에 멀리서 보면 튤립산처럼 보이는데 언덕에 올라서면 생태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음달을 내려가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나온다. 동물농장과 어린이 놀이터다. 동물농장에서는 토끼와 다람쥐, 각종 조류가 어린 손님들을 맞는다. 철망으로 만든 다람쥐터널은 아이들이 눈높이에서 다람쥐를 관찰할 수 있어 특히나 인기다. 반려동물을 위한 무료 놀이터 모두마루도 있다. 반려동물 놀이기구, 반려인 휴식공간 등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평택 농업생태원은 주부 9단들을 위한 로컬푸드 직매장도 갖추고 있다. 유통단계를 최소화해 생산농가의 소득을 증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에게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해 도농상생발전의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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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원과 더불어 신장동 벽화마을도 봄날 산책에 어울리는 곳이다. 송탄역 4번 출구에서 나오면 보물찾기하듯 벽화가 곳곳에 숨어있다. 제일 먼저 세계여행을 테마로 그린 벽화가 눈에 띄는데 코시국에 해외여행이 어려운 지금 각국 명소가 벽화로 표현돼 떠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준다. 이어지는 명화거리 또한 볼거리가 풍성하다. 모네와 고흐, 드가 등 유명 화가의 작품을 골목에서 만나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다. 마지막으로 담벼락을 온통 화사한 꽃으로 수놓은 가로수길 벽화도 감상해보자. ‘인생의 봄날은 지금입니다’라고 누군가 적어놓은 글귀에 마음 속 깊이 따뜻함이 전해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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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방방곡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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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시와 서정 가득한 옥천 구읍

옥천 구읍에 가면 누구나 고향에 온 듯 푸근한 마음이 든다. 대단한 자연경관이나 미식가를 유혹하는 식도락이 있어서가 아니다. 옛 모습을 간직한 고향처럼 포근한 소읍의 정취가 있어 그렇다. 이곳에는 시인 정지용의 생가와 문학관이 있다. 1920~1940년대까지 활동했던 정지용은 참신한 이미지와 절제된 시어로 한국 현대시의 기틀을 마련했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신학문을 통해 받아들인 모더니즘에 향토적 정서를 덧입혀 자신만의 순수 서정시를 개척했다. 그가 일본 유학 중이던 22세에 고향의 그리움을 듬뿍 담아 탄생시킨 시 ‘향수’가 대표적이다. 비록 세월이 흘러 시 속 풍경은 사라졌지만 시의 배경이 된 옥천 구읍은 시인의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구읍 사람들은 매일같이 정지용과 함께 일상을 보내고 숨 쉰다. 그가 거닐었을 법한 동네를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구읍여행의 묘미다. 빈티지영화에 나왔을 법한 근대건축물인 죽향공립보통학교, 중부지방에는 흔치 않은 ㅁ자형 가옥인 아리랑과 조선 중기의 전통 한옥으로 49칸이 남아 있는 춘추민속관 등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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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향수가 가득한 옥천은 봄날이면 벚꽃에 파묻힌다. 특히 4월은 옥천읍 문정리에 있는 문정사거리부터 옛 국도 37호선 16km에 달하는 길에 벚꽃이 활짝 피어 차창을 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벚꽃잎과 함께 춤추듯 꿈길을 걷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이 구간은 옥천을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을 사로잡기로 유명한데 10~30년 된 벚나무들이 꽃길터널을 이루며 대청호를 따라 줄지어 장관을 연출하고 끊어졌다가 이어지기를 반복하며 장계관광지까지 이어진다.

장계관광지는 옥천의 호반 금강을 품고 있어 풍광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정지용 시인의 서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시와 금강을 주제로 건축가, 디자이너, 아티스트, 문학인 등 백여 명이 참여해 멋진 시세계를 만들어 놓았다. 관광지 내에는 옥천의 역사유물과 민속자료, 문화와 인물 등이 전시된 옥천향토전시관도 있으니 들러보자. 벚꽃 날리는 봄날 호숫가를 산책만 해도 몸과 마음이 힐링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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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방방곡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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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최인혁님

    평택과 옥천의 힐링스팟으로 저도 꼭 달려가고 싶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유덕선님

    평택에 살면서도 제가 알지못하는 좋은 명소가 숨어있었네요. 이번 주말에라도 꼭한번 가봐야겠어요!

  • 임성귀님

    가까운 평택에 이런 핫 스팟이 있다니 정말 좋은 소식입니다..
    이번 주말은  평택 생태원으로 고 고씽 ~~~~

  • 박정호님

    평택과 옥천, 이번에도 너무 좋은 명소를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여행길이 점점 풍성해져서 좋네요.

  • 연정아님

    정겨운 시골골목, 시골길 등 너무 좋아요~~~
    거기에 예쁜꽃들까지 있으니 금상천화네요~~

  • 정환종님

    평택과 옥천의 가볼만한 곳을 보니 마음이 동하내요
    그동안 눌려있는 동심이 발동하는 것 같아요
    이번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옥천으로 힐링하러 가고 싶어요
    좋은 정보와 소식 꾸준히 얻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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