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사도 함께 꾸는 수소경제 동상동몽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한다. 기술적 난이도는 높지만 지역적 편중 없는 보편적 에너지원인데다
장기간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이어서 탄소보다 각광받고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그런 만큼 이를 전 세계가 주목하며 서둘러 활용하려 한다. 이는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도 수소경제의 꿈을 그리고 있다. 그 꿈은 현재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을까.
더불어 도시가스사는 그 꿈을 이루어 나가는 데 동참할 수 있을까. 바로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전 세계의 친환경에너지 전환 움직임
최근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우리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이 세계적 화두다.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의 양을 같게 해 탄소 순배출이 0이 되게 하는 것으로 넷-제로(Net-Zero)라고도 부른다. 현재 전 세계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85%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데 화석연료가 갖는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각종 환경문제 및 자원고갈문제로 전 세계가 친환경으로의 에너지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탈원전과 탈석탄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를 확충하는 내용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에서는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유지하면서 친원전으로 정책방향이 바뀔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는 기존 정책이 새정부에서는 에너지 믹스 정책으로 변화할 수 있지만 친환경에너지 전환 정책의 기조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상황에서 주목받고 있는 에너지가 바로 ‘수소’다. 지구온난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체에너지인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조력이 간헐성, 경직성, 지역편차라는 근본적 한계를 갖고 있는 데 반해 수소는 에너지 밀도가 높을 뿐 아니라 화석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석유·천연가스 같이 채굴 가능한 1차 에너지가 아니라 대규모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하고 열에너지, 전기에너지, 기체 및 액체연료로의 전환이 쉬운 ‘에너지 캐리어’ 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불린다. 이 중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내보내지 않고 포집 및 저장해 탄소배출을 줄인 블루수소가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태양광이나 풍력, 원자력 등을 통해 얻은 전기에너지를 물에 가해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방식의 그린수소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 궁극적 미래 에너지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로드맵에 담은 우리나라 수소의 꿈
2019년 1월 우리나라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로드맵은 ‘수소경제’를 혁신성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면서 친환경에너지의 원동력으로 인식하고 2040년까지 활성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기존 석탄과 석유 중심의 에너지원을 수소로 바꾸는 산업구조의 혁명적 변화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모빌리티 분야의 로드맵에 따르면 수소차 누적생산량은 2040년 620만 대(내수 290만 대) 생산, 수소충전소는 1,200개소로 확충할 계획이다. 수소버스는 4만 대, 수소택시는 8만 대, 수소트럭은 3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또한 발전용 연료전지 15GW(내수 8GW), 가정 및 건물용 연료전지 2.1GW(94만 가구)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더불어 수소생산, 저장 및 운송, 전주기 안전관리계획 등도 포함됐는데 이는 부생수소, 추출수소를 초기 수소경제 이행의 핵심 공급원으로 활용하고 수전해 해외생산 수소 도입 등을 통해 그린수소 산유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천연가스 공급망에 대규모·거점형 수소생산기지와 수요처 인근에 중소규모 수소생산기지 구축 및 수소추출기 국산화와 효율향상 기술개발, 바이오매스 활용 등 수소 생산방식도 다양화할 예정이다. 수소생산량을 2040년 526만 톤으로 확대하고 대량 안정적 공급으로 수소가격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안정적이고 경제성 있는 수소유통을 위해 저장방식을 다양화·효율화하고 수소 수요 증가에 맞춰 운송비를 절감하며 장기적으로 전국을 연결하는 수소 주배관을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전주기 안전관리체계 수립과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 계획 역시 세워져 있다. 이 같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차질없이 이행될 경우 2040년에는 연간 43조 원의 부가가치와 42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수소의 꿈 실현 어디까지 왔을까
로드맵 발표 이후 국내 수소 산업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 속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그러나 처음 세웠던 로드맵 계획에는 많이 부족하다. 로드맵에서는 2022년까지 수소차 내수시장 6만 5천 대를 계획했지만 올해 3월말 2만 대를 약간 상회하고 있으며 수소충전소도 31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100곳(121기)에 머물고 있다. 또 다른 축인 연료전지시장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우리보다 연료전지 보급에 먼저 나섰던 미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보다 앞서며 세계 연료전지 발전시장의 43%를 한국이 차지할 만큼 급성장함에도 로드맵상 2022년 목표치인 1.5GW(내수 1GW)를 충족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정부가 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과 조기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로드맵대로 차질 없이 이행되지는 못했다는 건 실망스러움을 의미할까. 그렇진 않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짧은 시기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못하며 결과적으로 장밋빛 청사진만큼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수소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기반은 준비됐다는 평가다.
더불어 정부는 2020년 가스터빈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발표하고 2030년 가스터빈 산업 글로벌 4강 도약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형 표준복합모델 구축을 위해 최대 15기의 가스터빈을 실증하고 후속 가스터빈모델 효율을 63%에서 65%로 향상하며 80MW 중형급 가스터빈 개발 추진과 더불어 2040년까지 ‘대형(300MW급) 수소전소터빈’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소터빈은 기존 연료인 LNG 대신 수소를 사용해 운영하는 가스터빈이다. 세계시장에서는 GE, 지멘스, 미쓰비시 등 메이저 3사가 산업용 가스터빈에 수소 혼소율 30%까지 실증 진행 중이며 2030년까지 대용량 발전용 가스터빈의 수소전소를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수소터빈 개발과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여기서 도시가스사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수소사업 중 하나가 바로 ‘도시가스 수소혼입’이다.
도시가스업계가 수소경제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
도시가스업계도 정부의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정책, 수소경제로의 이행에 동행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수소 산업과 도시가스 산업이 닮아 있다는 점에서 도시가스사의 수소 산업 참여는 필수불가결하다. 초기 가정용 연료전지 사업에 빠르게 참여했다가 어려움을 겪었던 도시가스업계 입장에서는 연료전지 사업이 꺼려질 만도 하지만 최근에는 천연가스를 개질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사업에의 참여도가 부쩍 높아졌다.
현재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개질연료로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있어 도시가스사업과 맞닿아 있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에 지분을 두거나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방식 등 보다 다양한 사업 참여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주로 소외지역에 추진되는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지역상생형 연료전지발전소의 경우 막대한 투자비와 경제성문제로 추진이 쉽지 않지만 될 경우 연료공급을 위한 천연가스배관 건설이 수반되기에 소외지역의 도시가스공급까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 연료전지와 함께 수소경제의 또 다른 한 축인 수소차시장에서도 도시가스사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역할은 많다. 이미 오랜 기간 CNG충전소를 운영하며 수송용시장에서의 노하우를 쌓아온 만큼 수소시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충전인프라시장에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아직 수소시장은 가격, 기술경쟁력, 주민수용성과 수소생산에서의 저장, 운송, 공급, 수요부족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도시가스사 입장에서도 선뜻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도 미래를 생각하면 수소충전 사업 참여는 도시가스사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 게 분명하다. 다만 수소충전인프라가 부족한 현 실정을 고려한다면 향후 CNG충전소를 수소충전이 가능한 융복합 충전소로 전환할 경우 경제성이 확보될 때까지 정부가 다양한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이제 도시가스사들도 수소경제사회의 한 일원이자 주체일 수밖에 없다. 2026년까지 도시가스에 수소 20% 혼입을 목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증에 들어가니 말이다. 정부는 올해 2월에 2021년 11월 발표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 포함된 도시가스 수소혼입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했다.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전국 5만km 길이의 도시가스배관을 이용해 수소를 손쉽게 국민생활에 공급함으로써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 방안이다. 한국가스공사의 정압기지 또는 도시가스사의 정압시설에 수소혼입시설을 설치하고 도시가스배관망을 통해 ‘수소+천연가스’를 공급하려는 것이다. 수소혼입이 상용화되면 가정용 가스보일러 및 가스레인지와 산업용 보일러, CNG버스는 물론 발전용 가스터빈 등 배관을 이용해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모든 가스기기에서 수소를 함께 사용하게 된다.
국내 도시가스배관이 2012만 수요자시설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생활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도시가스사 입장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반드시 도시가스배관망, 사용기기 등에 대한 수소호환성과 안전성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므로 도시가스사에 수소경제는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수소경제는 더딘 걸음으로 이미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마르지 않는 자원 수소가 가진 무궁한 가능성의 꿈을 도시가스사들도 함께 꿈꾸어야 할 때다.
※ 이 기사는 기고자의 견해로 삼천리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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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배관을 이용해 수소를 손쉽게 국민생활에 공급하려는 계획이군요.
수소경제로의 전환에 도시가스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네요.
수소하면 수소자동차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도시가스에도 수소를 혼입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군요. 앞서가는 에너지 회사 삼천리에서 주도권을 잡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미래산업 수소경제와 삼천리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무한자원인 수소 이용을 통해 탄소배출량 감소를 기대하며 안전한 사업추진을 응원합니다.
수소전기차가 아직은 일반전기차에 비해 성능, 수명, 인프라에서 밀리지만 이 칼럼을 보니 잠재력이 어마어마 해서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네요. 수소에너지의 미래자원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정말 수소경제가 미래에 너무나 필요하겠네요! 응원하겠습니다!
도시가스사도 함께 꾸는 수소경제 정말 좋은 기사네요.
그동안 몰랐던 내용을 새롭게 많이 알게 된것 같습니다.
미래를 위한 수소경제 삼천리의 역활이 더욱더 큰 기대가 됩니다.
도시가스업계가 수소경제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정말 잘읽었습니다.
삼천리의 미래 모습이 큰 기대를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