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37  2023.8월호

우리의 삶은 단색이 아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색은?
『삶의 모든 색』

그림책이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라는 편견을 버리자. 그림과 짧은 글이 주는 감동은 어른들에게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하니 말이다. 볼 때마다 다른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또 아이에게도 물려주고 싶을 만큼 이야깃거리가 많다는 그 책. 김지혜 계장이 『삶의 모든 색』을 소개한다.


글. 삼천리 지원팀 김지혜 계장

포커스 포커스

한때 나의 꿈은 그림책작가

저를 아는 분들은 왈가닥 같은 지금의 저를 보면서 십여 년 전 제 꿈이 그림책작가였다는 걸 상상하기 어려울 거예요. 한때 그런 꿈을 가졌던 만큼 사실 저는 그림책에 관심이 많았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제 취향보다 아이 취향에 따라 그림책을 보고 즐겼지요. 그러다 아이가 제법 글밥 많은 책을 읽게 되면서는 관심이 점점 멀어졌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이와 들른 도서관에서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책꽂이를 살피던 중 ‘삶’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는데 어른에게는 익숙하지만 어린이 자료실에서 이런 단어를 보게 되니 호기심이 생겼죠.

그렇게 만난 책은 바로 리사 아이사토의 그림과 글이 담긴 『삶의 모든 색』이라는 그림책입니다. 그동안 ‘Samchully Bookers’에서는 심도 깊은 주제의 교양, 철학, 소설들을 다뤄왔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림책을 소개하고자 마음먹기까지는 제법 고민이 많았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그림책도 많은 감정을 아우르고 또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2백 페이지 가득한 일러스트와 추억 소환 글귀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2백여 페이지가 아름다운 색감의 일러스트로 가득 채워져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감성이 차오르고 함께 실린 짧은 문장들을 통해서는 여러 생각도 하게 되고 가슴 뭉클해지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답니다. 첫 장을 펴면 ‘여름날 빗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놀았는지 기억하나요?’라는 말이 나오는데 비를 맞으며 동생과 집 앞 공터에서 배드민턴 치면서 홀딱 젖은 모습에 서로 한껏 웃었던 옛날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잊고 지냈던 또 다른 수많은 추억들이 소환됩니다.

책에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부터 세상이 이상하다 느껴져 고개를 갸웃거렸던 청소년 시절, 세상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성인 시절과 그보다 더 나이 들어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모의 시간 그리고 누군가를 상실하게 되는 노년의 시간까지. 한 인간이 나고 자라 스러지기까지의 모습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사랑과 행복으로 채워지는 장면도 있지만 아픔과 고뇌,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 장면도 있지요. 그렇게 공감되는 순간들이 가득해요. 미처 겪어보지 못한 시간도 한장의 그림과 한줄의 글을 보면서 짐작하고 깊이 생각하게 되고요. 바로 이 점이 제가 이 책을 소개하고자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저는 어떤 부분에서 부모님이 생각나 왈칵 쏟아지는 눈물에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네요. 책을 읽고 눈물 흘린 적이 종종 있지만 그게 그림책이었던 적은 없었거든요.

단색으로 단정할 수 없는 나의 색깔은

얼마 전 진행했던 자녀양육특강에서 아이를 ‘빨갛다’ ‘파랗다’ 단정지을 수 없고 ‘빨강이 많은 아이’ ‘파랑이 많은 아이’ ‘초록이 많은 아이’ 이런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작가가 말하는 삶의 색도 같은 맥락일 것 같아요. 살아가는 순간마다 여러 색이 어우러져 있으니 삶을 단색으로 정의할 수 없고 그래서 삶은 모든 색을 품고 있다고 말이죠.

저는 이 책을 아이에게 물려주려고 합니다. 풍부한 감성과 부드러운 따스함 그리고 위트와 섬세함이 있는 책, 순간순간의 색을 찬란한 그림과 한줄의 글로 담아놓은 책, 한 번 읽고 끝낼 수 있는 책이 아니라 오늘 내일이 다른 색인 것처럼 언제 읽더라도 다른 느낌으로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니까요.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소장해놓고 두고두고 보면서 여러분의 다채로운 색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댓글 4

  • heeyagas님

    김지혜 계장님!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행함에 도전하시기를 응원 합니다.  좋은책 낭낭한 목소리로 알려 주셔서 감사행요 동영상 두번 봤내요 ㅎㅎㅎ

  • taesoo12님

    그림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
    저도 느껴보기 위해 구매를 결심했습니다.

  • 김태현님

    그림책으로 의도를 전달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겠어요

  • 강정희님

    삶의 모든 색 소개 감사드립니다.
    한 인간이 나고 자라 스러지기까지의 모습이 모두 담겨 있다니
    삶을 되돌아 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수 있을것 같은 책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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