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53  2024.12월호

매너와 품격의 ‘맛’을 살리자
식사 매너


미국의 비즈니스 칼럼니스트 하비 맥케이는 말했다. “고급 회계학 강좌와 테이블 매너 강좌 중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후자를 택하라.” 언뜻 고급 회계학이 더 가치 있어 보이지만 이는 관련 업무를 맡은 사람에게 유용한 반면 테이블 매너는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무를 하다 보면 공식적인 식사를 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런 자리가 아니더라도 매일 직장동료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편한 자리여도 지켜야 할 매너는 있는 법이니 이참에 비즈니스 식사 매너에 대해 알고 가자.

글. 차승진 / 참고.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 『자기 가치를 높이는 럭셔리 매너』 『태도의 품격』


동료들과의 점심식사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흔히들 ‘밥은 편히 먹자’고 하지만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은 사회생활의 연장인 경우가 많다. 혼밥을 하거나 가끔 개인적 친분의 지인들과 식사를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료들과 함께 하게 되는데 여기서 편히 먹자는 말은 예의 차리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대화 소재를 편하게 하자는 말이다. 즉 밥을 먹으면서 심각한 업무 이야기를 나누지 말자는 뜻. 그런 만큼 사회적으로 민감하거나 부정적 이슈를 화제에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또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후루룩, 쩝쩝 소리를 크게 내는 건 매너가 아니다. 한때 TV 예능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면치기 같은 식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긴 했지만 사실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 중 하나다. 마찬가지로 식사 도중이나 직후 코를 풀거나 트림, 하품, 이쑤시기 등의 행위도 삼가는 게 좋다. 감기나 비염 등의 이유로 콧물이 흐른다면 잠시 자리를 피해 처리하거나 살짝 닦아내는 정도로 대처하자. 여기에 더해 입을 과하게 벌리거나 혀를 내밀어 음식을 미리 맛보려 하는 습관도 고치는 게 좋다.

코로나19 이후 확실히 자리매김한 식사 매너도 있다. 음식을 개인그릇에 나누어 먹는 문화다. 찌개나 메인요리를 먹을 때 개인접시를 사용하는 일이 흔해졌다. 다만 아직 밑반찬을 공유하는 경우는 많다. 따라서 밑반찬을 나눠 먹을 땐 자신의 젓가락을 사용하므로 혹시 싫어하는 재료가 있다고 해서 음식을 뒤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 반찬이 맛있으니 먹어 보라”며 자신의 젓가락으로 동료에게 음식을 덜어주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식사를 하다 보면 젓가락에 끈적한 양념이 묻을 수도 있는데 이때는 티슈 등을 이용해 한번 닦기를 권한다. 반찬을 젓가락으로 집다가 주변에 양념을 묻히는 것도 실례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여럿이 식사할 경우 아무리 배가 고프더라도 자신의 식사에만 몰두하기보다 적당히 분위기를 맞추는 센스도 필요하다. 적절하게 대화에 참여하고 식사속도를 맞추려 노력하는 것도 현명한 식사 매너 중 하나다. 비즈니스레벨업 비즈니스레벨업

비즈니스 식사에서는 좀 더 세심한 매너가 필요하다

가벼운 점심식사가 아니라 좀 더 격식이 필요한 비즈니스 모임에선 어떨까?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매너는 바로 몸가짐이다. 골프나 산행을 겸한 캐주얼한 비즈니스 모임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비즈니스 식사는 격식 있는 레스토랑에서 열린다. 이때 자신도 모르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지나치게 기대앉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자세는 보기에도 좋지 않고 음식 흘릴 확률도 높다. 의자에 앉을 땐 허리를 바르게 세우거나 등받이에 살짝 기대는 정도가 알맞다.

그리고 식사 후 레스토랑에서 차 혹은 커피를 마실 때 놓치는 것이 있는데 찻잔과 받침접시를 함께 들어야 한다.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받침접시는 옷에 차를 흘리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하지만 존중의 의미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리를 옮겨 찻잔과 접시가 없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으로 이동했다면 어떨까? 이때 지켜야 할 매너는 나온 음료를 받으러 먼저 일어나는 센스다. 그리고 빨대를 대신 꽂아줄 때도 매너를 발휘할 수 있는데 빨대가 들어 있는 윗부분 비닐은 남기고 아래만 뜯어 꽂아주는 것이다. 입에 닿는 빨대에 타인의 손이 직접 닿지 않기에 깔끔하면서도 세심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비즈니스레벨업 비즈니스레벨업

우리와 다른 만큼 국가별 식사 매너도 확인해보자

요즘은 해외에서 비즈니스 식사 모임을 하는 경우도 많으니 국가별로 주의점도 알아보자. 우선 가까운 나라 일본이다. 일본에선 국물을 먹을 땐 국그릇을 들고 입에 대고 마신다. 이때 젓가락으로 국그릇의 건더기를 휘젓지 않아야 하며 젓가락을 이용해 음식을 주고받는 행동 역시 절대 삼가야 한다. 일본에서는 화장한 뼈를 그런 식으로 옮기기 때문에 이를 터부시한다.

다음은 중국이다. 대형 중식당엔 회전탁자가 있는데 회전탁자는 시계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 정석. 음식을 그릇에 담을 땐 서브용 젓가락을 사용하며 다음 사람이 음식을 덜 수 있도록 회전판을 돌려놓아야 한다. 또 준비된 음식은 모두 한 차례씩 맛보는 게 예의다.

이번엔 미국이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일반화됐지만 미국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선 사전예약이 필수다. 이때 인원수에 따른 자리배치나 메뉴 선정, 결제방법 등을 호텔 측과 미리 의논하는 게 좋으며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는 메뉴는 사전조리 유무도 결정해놓는 게 편하다. 특히 한국과 달리 웨이터를 직접 부르는 건 실례이기 때문에 가급적 웨이터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또 코스요리라면 대화 중에 웨이터가 음식을 서빙하는 일이 많은데 이땐 일단 대화를 중지하는 것이 예의다. 혹시 웨이터에게 물어볼 게 있다면 서빙이 끝난 후 질문하고 만약 포크나 나이프를 떨어뜨렸더라도 직접 줍지 말고 손가락을 살짝 세워 웨이터를 부르는 게 좋다. 입에 음식이 있을 땐 음료를 마시지 않는 게 매너이며 대화할 때 심취해 포크나 나이프를 흔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바쁘더라도 테이블 위에 휴대폰을 포함한 디지털기기를 올려놓지 말자. 함께 앉아있는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니 말이다. 비즈니스레벨업 비즈니스레벨업

※ 매너는 상식이 아니며 정답도 아닙니다. 이에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또 상황에 따라 변수도 많으니 기본 매너를 참고해 서로 배려하는 정도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3

  • 서유미님

    모 프랜차이즈 카페에 가면 음료가 나올 때 항상 빨대 끝의 비닐을 남겨 두고 꽂아 주던데
    그게 에티켓의 하나였군요. 오늘 배워갑니다.

  • 김태현님

    에티켓을 배워갑니다

  • 최인혁님

    비즈니스 식사 매너와 국가별 식사매너에 대해 잘 정리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네요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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