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설립한 기술연구소

삼천리는 1955년 창립 이래 연탄 사업을 시작으로 도시가스 사업에 진출하며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왔다. 그리고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하기 위해 1990년에는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1993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만득 회장은 향후 다가올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기존 기술연구소 조직을 활성화하기로 하며 1996년에 부천시 부지에 기술연구소를 위한 독립 건물을 준공했다. 국내 도시가스 업계 최초의 전문연구소로 거듭난 기술연구소는 도시가스 안전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해 현장 안전 확보를 위한 시스템 정비, 시설 및 장비의 현대화 및 과학화, 도시가스 이용 확대를 위한 신기술 개발, 업무 표준화 및 규격화 연구 등을 진행했다. 이후 2012년 오산에 기술연구소를 새롭게 준공한 삼천리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도시가스 배관의 철저한 관리, 휴대용 압력계(디지털 마노메타)

도시가스 사업을 추진하는 삼천리가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안전하게 고객에게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노력의 하나로 삼천리는 도시가스 배관의 기밀유지(기체가 외부로 누출되지 않도록 밀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000년에 측정기기 개발업체와 휴대용 압력계인 디지털 마노메타를 공동 개발했다.
이는 디지털 방식의 프린터 내장형 압력계(마노메타)로 기록시간이 오래 걸리고 주변환경에 따라 측정값이 변동되던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이었다. 특히 저압∙중압∙고압 등 3가지 종류의 도시가스 압력에 따라 측정기기를 달리하고 부피가 커 휴대하기 불편했던 기존 기기들에 비해 신뢰성과 활용성도 크게 개선했다. 또 온도의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온도센서를 장착해 측정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탑재해 기존 24분 내외 걸리던 누설검사시간도 4분으로 단축했다. 뿐만 아니라 프린트 기능까지 있어 현장에서 측정기록을 정확하게 받아 볼 수도 있다. 삼천리는 해당 기기를 개발해 출원함으로써 이를 사용하는 전국의 도시가스사 등 관련 업체들로부터 약 20년 가까이 꾸준히 특허로열티를 얻으면서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가스 계량기 특허 개발 및 무상 개방, 고객만족과 업계 발전 선도

거의 모든 집에는 도시가스 사용량을 측정하기 위한 계량기가 설치되어 있다. 도시가스사의 안전점검원은 매달 이를 체크하고, 고객들에게 고지서를 발행한다. 어쩌다 가끔 가스 요금이 잘못 청구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원인은 계량기 고장이거나 안전점검원이 검침할 때 숫자를 잘못 파악하여 고지하기 때문이다. 사실 안전점검원이 검침을 하면서 겪는 고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계량기의 위치가 비좁은 담장 사이나 지저분한 쓰레기로 가득한 곳에 있을 경우도 많고, 또 계량기 숫자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계량기는 통상 파손 등의 이유로 사람의 평균 키를 고려하여 1.6~2m 정도의 높이에 설치하도록 되어 있지만 현실적으로 3m가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계량기의 디자인도 앞에서 보는 것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아래에서 보거나 측면에서 볼 때 숫자를 정확히 읽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특히 계량기가 너무 높이 달려 있을 경우 ‘9’와 ‘0’의 구분이 쉽지 않다. 이럴 때를 대비하여 안전점검원들은 긴 막대에 거울을 달아 가지고 다닌다. 계량기가 너무 높거나 각도가 맞지 않아 숫자가 안 보일 때를 위해 만든 고육지책인 셈이다.

그런데 2014년에 삼천리가 선보인 ‘검침효율성 제고를 위한 계량기’는 바로 이러한 불편을 개선한 제품이다. 높은 곳에 설치되어 있는 계량기로 인해 생기는 검침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량기의 디자인을 변경한 것이다. 기존의 수직 형태의 계량기 구조를 20도 정도 아래로 향하도록 디자인을 변경, 사람이 볼 수 있는 범위를 넓혀 숫자 파악이 용이하도록 한 것이다. 외형을 살짝 바꾸는 정도라 비용은 크게 들지 않으면서도 계량기 아래에서 올려볼 때나 측면에서 볼 때 숫자가 잘 보여 검침 오류 빈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인 제품이다. 이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2014년 삼천리 혁신과제 중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삼천리는 해당 디자인에 대해 특허를 내고 기존 계량기를 대체해 나가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안전점검원이 보다 편하고 쉽게 검침할 수 있도록 하여 숫자를 잘못 읽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고, 둘째 계량기 제조업체와의 상생을 위해서이다. 국내에 계량기를 만드는 회사는 5개사. 이들의 주요 고객은 도시가스회사들이다. 구매 요청이 들어오면 계량기 제조사들은 구매 사양에 맞게 기존의 계량기를 납품한다. 고객의 편의를 고려한 계량기 설치는 도시가스사들의 희망이자 검침원들에게도 절실한 바람이다. 검침이 잘못되면 고객 불만이 폭주하여 상담원과 검침원의 업무는 자연적으로 많아지고, 회사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엄청난 손실을 안게 된다.

기업문화가 만든 창조 혁신과 나눔상생의 성과

작은 생각의 변화, 혁신을 통해 기술 특허를 보유하게 된 것도 놀라운데 삼천리는 더 큰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관심과 필요성이 높아지지 삼천리는 해당 기술 특허를 모든 도시가스사에 무상 개방하였다. 이를 통해 제품의 가격인상 요인이었던 특허로열티 부과가 해소되어 제품의 비용 증가를 방지하였다. 이를 통해 삼천리는 도시가스업계 리딩 컴퍼니로서 고객만족과 기술력을 모두 선도해 나가는 데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천리의 이와 같은 적극적인 기술 개발 및 성과 공유의 근간에는 경영철학인 ‘3道(3도)’(즐거운 경영, 준비된 경영, 함께 하는 경영) ‘9經(9경)’(가정애·직장애, 자율 경영, 열린 경영, 안전환경 경영, 인재중시 경영, 창조혁신 경영, 기업가치 경영, 고객감동 경영, 나눔상생 경영)이 있다. 특히 기존의 환경과 프로세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화를 지향하는 ‘창조혁신 경영’과 지역사회 및 업계와 공유가치를 창출하며 함께 하는 ‘나눔상생 경영’을 꾸준히 실천해온 점이 이번 특허 개발 및 개방으로 이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