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35  2023.6월호

6월에 떠나는 여행의 서로 다른 매력

같은 계절에 떠나는 여행이라도 그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여행의 의미는 달라진다.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데 의미를 둔다면 다크투어에 어울리는 인천을, 1년의 절반에 해당하는 때라는 데 의미를 둔다면 한반도의 중원인 충주를 찾아봄 직하다.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인천상륙작전기념관으로 떠나는 의미 있는 다크투어

다크투어리즘은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전쟁·학살이나 재난·재해 현장을 돌아보는 여행을 말하는데 6월이 마침 호국보훈의 달이라 다크투어에 나서보려 한다.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 사건을 꼽으라면 누구나 6·25전쟁을 떠올릴 것이다. 북한은 1950년 6월 25일 대한민국을 공산화할 목적으로 선전포고 없이 기습공격을 했다. 국군은 저항했지만 무력했기에 석 달도 안 돼 낙동강 전선까지 밀렸다. 이에 유엔군은 맥아더 장군의 지휘 아래 전쟁의 판도를 단숨에 역전시키는 작전을 계획했는데 이것이 인천상륙작전이라 불리는 크로마이트 작전(Operation Chromite)이다. 작전의 목적은 서울 탈환과 북한군 보급로 차단. 문제는 서해의 극심한 조수간만의 차와 넓은 갯벌로 인해 대형 함선 상륙이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당시 군사 전문가들이 성공확률에 대해 5천분의 1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그러나 우려 섞인 확률은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 1950년 9월 15일 대규모 상륙부대가 인천 월미도에 상륙했고 13일 만에 서울 탈환에 성공했다. 이는 세계전쟁사에 빛나는 쾌거로 남았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인천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청량산 기슭에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은 전시관과 영상관, 야외전시장, 자유수호의 탑, 전망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관 내부에는 인천상륙작전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와 실제 전쟁에서 사용하던 무기, 남북한 군사력 비교, 당시 세계정세 등이 자세히 전시돼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전쟁 발발 하루 전인 1950년 6월 24일 주한 미 대사 보고서와 맥아더 장군의 전시 시찰 보고서 등이다. 이 문건들은 당시 일급 기밀문서였다. 특히 맥아더 장군의 보고서에는 한국군과 북한군의 병력과 작전 수행능력 등이 기술돼 있고 승리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전술까지 담겨 있다. 한편 어린 학도병이 어머니께 쓴 편지도 발걸음을 붙잡는다. 한 줄 한 줄 읽어가는 동안 참담한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느껴질 만큼. 역사의 기록을 다시금 확인하고 그 참상을 알아갈 수 있는 다크투어는 이런 흔적들을 통해 오늘날을 성찰하게 만든다. 그래서 6월의 여행은 재미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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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인천상륙작전기념관 032-832-0915

충주 중앙탑공원에서 만나는 한반도의 중원문화

충북 충주는 우리 국토의 중앙에 자리한 중원문화의 중심지였다. 이런 까닭에 충주는 삼국시대부터 정치·경제·군사의 노른자위였다. 대표적 상징물은 중앙탑이라 불리는 충주탑평리칠층석탑(국보). 잘 가꿔진 공원 한가운데 있는데다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해 있어 눈에 띄는데 언제 누가 조성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기단에서의 기둥조각 배치, 탑신의 몸돌과 지붕돌의 짜임새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인 8세기 후반에 세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시대에 중수한 흔적도 있다. 1917년 해체·복원 작업을 진행했는데 6층 탑신에서 고려 때 만든 거울이 나온 것이다.

전설에 따르면 신라 원성왕이 국토 중앙을 알아보기 위해 남과 북의 끝지점에서 보폭이 똑같은 두 사람을 한날한시에 출발시켰더니 탑평리 칠층석탑에서 만났다고 전해진다. 이에 그 자리에 탑을 세우고 국토의 정중앙이라 표시했다고 한다. 또 다른 일화로 신라의 김생이 반송산에 사찰을 세운 뒤 서적을 보관하려고 탑을 세웠다고도 한다. 중앙탑은 공원 어디서나 보일 수 있는 둔덕에 우뚝 서 있어 실제 높이(14.5m)보다 훨씬 웅장해 보인다. 삼국이 탐내는 곳이지만 그 어느 나라도 쉽게 차지할 수 없는 곳이었던 만큼 중앙탑 주변에는 각국이 자국의 영토임을 나타내는 표식들도 있다. 고구려 장수왕은 중앙탑 북서쪽에 충주 고구려비를 세웠고 신라 진흥왕은 서쪽에 누암리 고분군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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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탑 주변에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이를 놓칠세라 ‘문화재와 호반의 만남’을 주제로 야외 조각공원이 조성됐다. 전시작품은 26점. 작품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도 좋고 남한강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거니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산책을 즐기다 보면 눈에 띄는 조형물이 있는데 메가폰을 든 연출과 카메라 감독의 조형물이다. 배우 현빈과 손예진 주연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배우 송중기가 열연한 <빈센조>가 촬영된 것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 볕이 뜨겁다면 충주박물관을 찾아보자. 제1관에선 역사와 민속을, 제2관에선 선사시대부터 이어온 충주의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중앙탑공원에서 일몰을 감상한 뒤 경관조명이 들어오면 낮과 다른 운치를 즐길 수도 있으니 밤 풍경도 놓치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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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충주박물관 043-850-3924

댓글 7

  • 김호철님

    한반도의 중원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충주 여행이 매우 인상 깊네요!!!

  • 이준범님

    남한강의 풍경이 무척 아름답네요. 충주를 여행 간적이 없는데~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 최인혁님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저도 인천과 충주로 뜻깊은 보훈 여행을 떠나보고 싶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연정아님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다양한 활동을이 너무 멋지네요~~

  • 김태현님

    충주에 아름다운 전경을 가진 뜻깊은 곳이 있네요

  • 이정숙님

    충주에 이렇게나 역사 공간이 많이 있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충주로 역사 투어를 떠나보는 것도 참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 배지현님

    인천과 충주, 여행의 주제는 달라도 둘 다 가족여행지로선 틀림없이 최고일 것 같아요. 역사를 배우거나 자연을 즐기거나 모쪼록 즐거운 나들이를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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