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35  2023.6월호

OTT 시장 활성화가 가져온 변화의 흐름

다양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들을 선보이며 문화 트렌드에 변화를 가져온 OTT가 미디어 시장 외에도 관련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OTT 시장환경 또한 벌써 또 다른 흐름으로 가고 있을 만큼 변화는 빠르다. 게다가 우리 삶에도 다채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놀라운 트렌드가 가져온 현대사회의 변화를 함께 확인해보자.

글. 유건식 언론학 박사

TV와 스크린 중심 문화에서 OTT 흐름으로

안테나를 통해서만 방송을 보던 시대가 있었다. 2016년 드라마 <태양의 후예>까지만 해도 TV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했고 마지막회 수도권 시청률은 무려 41.6%였다. 그러나 곧 시청의 흐름은 OTT로 바뀌기 시작했다. Over The Top의 약자인 OTT는 셋톱박스 없이도 인터넷만 연결되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16년 넷플릭스가 국내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이런 변화는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현재는 국내 콘텐츠 시장을 OTT가 장악하고 있다. 영화 <옥자>나 드라마 <킹덤>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등이 엄청난 화제를 뿌린 것은 물론 글로벌무대에서도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OTT가 자리를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영화를 보려면 극장에 가야 했고 방송을 보려면 거실에 앉아 TV를 봐야 했으며 컴퓨터에서 파일을 다운받는 방식도 있었다. 하지만 OTT는 이 모든 것보다 훨씬 편리한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그저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사람과 함께 원하는 콘텐츠를 편하게 바로 볼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게다가 예전처럼 컴퓨터 바이러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고를 수 있는 콘텐츠의 양도 엄청나다. 콘텐츠 유통사업자도 굳이 DVD를 제작해 유통할 필요 없이 OTT업체와 계약해 파일만 전달하면 되니 소비자 측면 외적인 부분까지 모두 포함해 OTT는 정말 편리한 트렌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제작비를 지원하지만 콘텐츠에 관여하지 않는 시스템이다 보니 다채로운 소재는 물론 놀라울 만큼 퀄리티 높은 작품들이 등장했으며 결국 OTT를 찾을 수밖에 없는 순환을 일으켰다. 특히 코로나19로 두문불출해야 할 당시를 기점으로 OTT는 지루한 일상을 위로해줄 구원자 역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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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로 인한 다채로운 사회 변화

구독자 유입이 빠르게 시작되자 OTT는 다채로운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190여 국가에서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넷플릭스의 경우 한류가 급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드라마 기록을 세웠는데 이로써 한국의 콘텐츠와 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활동기회가 많아졌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더빙돼야 할 콘텐츠가 많아지며 성우의 필요도 늘어나고 시나리오 작가들의 활동무대도 넓어지는 등 확장성도 생겨났다. 또 TV 방송에서는 쉽게 보여줄 수 없었던 특정 집단의 비리를 전면적으로 공개하는 콘텐츠까지 올라오면서 사회문제를 더 빠르고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 탐사보도만큼의 파급력을 선보였다. 콘텐츠를 소유하기보다 소비하는 방식이라 구독경제라는 개념을 이해시키는 데도 한몫했다. 여기에 구독자들 역시 인상 깊었던 하이라이트를 편집해 쇼츠 등으로 올리며 흥미를 이끎으로써 또 다른 이들을 OTT의 세계로 안내하는 등 소비자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 외에도 OTT는 관련 업계 전반의 분위기도 바꾸었다. 과거에는 방송사나 미디어기업에 속해 있어야 그 안에서 안정적 제작을 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좋은 콘텐츠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제작 분위기가 형성된다. 광고 시장도 더욱 확장됐다. 최근 OTT에 광고 삽입 요금제를 새로 도입했는데 넷플릭스에선 구독료보다 광고료 효율이 더 좋다는 말도 나왔다. ESG 기조가 맞물리며 콘텐츠 제작 시에도 제작현장에 전기차를 도입하거나 데이터센터를 재생에너지시설로 옮기는 등 친환경 행보에도 힘을 싣고 있다. 또 최근엔 일부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OTT 관련 학과나 수업을 기획할 정도로 하나의 카테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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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한 OTT 시장의 고민 그리고 생존을 위한 노력

이렇게 사회 전반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 OTT업계가 최근 고민에 휩싸였다. 활성화의 빛만큼 과다경쟁의 암(暗)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미 포화돼버린 시장에서 구독자들의 해지가 잇따르고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등이 가세하며 이제 쪼개먹기 시장이 돼버린 것이다. 구독자들은 선택에 피로감을 느끼고 구독료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게다가 아직은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삼성이나 LG 등에서 판매하는 스마트TV에서도 여러 채널을 추가하며 자체 OT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선두주자인 넷플릭스는 다채로운 방법으로 구독자들을 잡으려 한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듯 우선은 요금으로 독자들을 회유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광고를 보면 더 저렴한 모델(월 5,500원)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오프라인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선 30여 공연장에서 코미디쇼를 열고 있으며 북미 4개 도시에선 흥행작 <브리저튼> 체험 이벤트도 마련했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국내외 OTT업체들도 시장 내 반전을 꾀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있는데 상황이 좋지는 않다. 국내 업체인 웨이브는 2019년 적자규모가 137억 원에서 계속 증가해 지난해에는 1,217억 원에 달했고 티빙도 적자규모가 2020년 61억 원에서 지난해 1,192억 원으로 급증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콘텐츠 확보 비용이 절대적인 OTT 시장에서 투자만큼 가입자가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천억 원을 만회하려면 가입자가 적어도 연평균 1백만 명은 증가해야 하는데 지금은 포화상태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엔데믹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이제는 집에서 조용히 오랜 시간 보기 좋았던 시리즈보다 예능이나 코미디처럼 가벼운 콘텐츠로의 전환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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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장 활성화는 미래 산업의 변화무쌍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시장에 뛰어든 당사자들조차 변화의 트렌드에 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로운 세상의 문은 열렸고 이제 어떤 변화를 보일지 예측이 쉽지 않으며 변화의 속도도 무척이나 빠르기 때문이다. 다만 예측은 불가능해도 단언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시작된 변화는 끊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사람들의 취향, 마케팅, 창조와 발전, 협업과 경쟁 등 모든 것들이 맞물려 새로운 무엇인가를 또 만들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시작이 흥미로웠던 만큼 변화의 흐름도 흥미롭게 지켜보자. OTT 서비스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다채로운 모습으로 플레이되고 있는 중이다.

※ 이 기사는 기고자의 견해로 삼천리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 6

  • 서유미님

    오징어 게임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문화강국으로 거듭난 우리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기존 영화 산업 말고도 OTT 시장의 흐름에 맞게 잘 대응하고 있는 우리나라 문화 산업 업체들에 경의의 박수를 보냅니다.

  • 이준범님

    TV보다는 이제 OTT의 시대네요. 시간에 맞춰서 TV앞에서 프로그램을 보는건 이제 불편하더라고요.
    OTT가 더 활성화되서 TV에서 보기 힘들었던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네요.

  • 김병수님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서든 수많은 컨텐츠를 아주 편하게 볼 수 있다보니, 우리 생활에 OTT가 아주 빠르고 깊숙이 들어왔네요.
    아는 지인은 캠핑을 가서 핫스팟을 통해 OTT에서 영화를 보더라구요. 컨텐츠의 소유가 아닌 소비의 개념이 어느새 익숙해졌지만,
    얻는것이 있는만큼 잃거나 잊히는 것도 생기는 것을 보니 한편으론 조금 씁쓸합니다.

  • 김태현님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TV 프로그램을 보니 TV 필요성이 적어요

  • 임언희님

    TV와 스크린 중심 문화에서 OTT 흐름에 대한 기사 정말 좋네요.
    평소 관심이 있던 부분이라 열심히 읽었습니다.
    앞으로 더욱더 큰 기대를 하게 되는 부분인것 같습니다.

  • 이정숙님

    OTT가 불러온 우리 사회의 변화가 놀라워요.
    얼마 전에 극장의 위기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영화 값 등 다양한 이유 중에 OTT도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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