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50  2024.9월호

회식! 선택인가? 필수인가?
회식 트렌드와 매너


스트레스인 듯 아닌 듯 은근하고 꾸준하게 직장인을 괴롭혀온 난제가 있다. 바로 회식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회식의 순기능을 무조건 폄하하기는 어렵지만 그간 다소 강압적이었던 분위기로 인해 회식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에 이번만큼은 편안하고 진솔하게 회식에 대한 이모저모를 살펴보고자 한다. 회식의 트렌드를 알면 자연스럽게 회식의 매너도 알게 될 것이다.

글. 차승진


불과 10년 전 회식 인기메뉴는 삼겹살에 소주

일찍이 안도현 시인은 ‘퇴근길’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없다면 / 아, 이것마저 없다면’. 치열했던 하루의 끝에서 동료들과 마주앉아 나누는 삼겹살 한점과 소주 한잔엔 하루를 다독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불과 10년 전의 한 취업 포털사이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인 회식메뉴 1위가 삼겹살이었고 회식 시 가장 많이 마시는 술은 소주였다. 물론 다채로운 메뉴들이 뒤를 이었지만 그럼에도 삼겹살에 소주는 10년 전에도 부동의 1위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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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직장인은 회식 메뉴 선정에 진심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요즘 직장인에겐 회식이 의무가 아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자주 하지도 않는 만큼 메뉴 선정에도 진심이다. 이제는 다수결로 메뉴를 정하거나 각자 원하는 메뉴를 적어 랜덤뽑기로 결정하기도 한다. 그 결과 케이터링 서비스를 이용해 사내에서 뷔페를 즐기는 경우도 있고, 평소 자주 접하기 힘든 외국요리를 경험하러 가는 경우도 있다. 워크숍이나 팀 이벤트 등과 결합해 글램핑으로 바비큐파티를 하기도 하며, 술을 곁들일 경우 분위기 좋은 와인바에서 핑거푸드와 함께 간단히 즐기는 경우도 있다. 팀 내 MZ세대 비율이 높다면 마라탕에 탕후루처럼 SNS에서 유행하는 메뉴를 코스대로 먹거나 한 번 제대로 즐기기 위해 오마카세가게 혹은 하이볼 전문점을 예약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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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회식 통해 취향 따라 소그룹으로

회식문화 변화의 바람은 사실 오래 전부터 서서히 불고는 있었다. 그런데 급격하게 찾아온 건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팬데믹 이후 한동안 ‘회식은 1차만’이 캐치프레이즈처럼 번지더니 이제 암묵적 룰이 됐고 요즘엔 점심회식이 매우 인기다. 점심회식의 가장 큰 특징은 술이 사라지고 밥과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삼삼오오 회식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람들이 가장 몰리는 점심시간에 대규모 인원이 함께 식사할 곳을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서로 취향 따라 입맛 따라 3~4명씩 프로젝트별로 혹은 소그룹별로 점심회식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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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회식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

그렇다고 저녁회식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다만 요즘엔 저녁을 가볍게 먹고 함께 영화나 공연을 보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내에서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많기 때문에 삼삼오오 좋아하는 운동을 하기도 한다. 혹은 가죽공예나 키링 만들기 등의 요즘 유행하는 아이템을 원데이클래스로 즐기기도 한다. 제작과정이 간단하고 이색적이면서 선물 같은 결과물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쿠킹 스튜디오를 대여해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것의 공통점은 회식을 이색적인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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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을 체험하고픈 MZ세대와의 공존

MZ세대라고 늘 새롭고 희한한 아이템에만 꽂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의 합성어) 열풍에 힘입어 약과나 옥수수, 떡 등 전통 디저트도 인기를 얻었지 않은가. 그런 만큼 회식에서도 이들은 일부러 노포를 찾아 등받이도 없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맥주에 노가리를 먹기도 하고 선풍기가 달달거리며 돌아가는 옛날식 식당에서 고기를 굽기도 한다. 중요한 건 MZ세대에겐 이 모든 것이 체험이라는 것. 과거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MZ세대의 욕망과 선배들의 니즈를 적절히 버무린다면 회식도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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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이야기 No! 회식에 대한 불평불만도 No!

달라진 회식 매너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보자. 기본적으로 부어라~ 마셔라~ 술을 강권하는 문화는 거의 사라졌다. 회식 때 격의 없이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건 환영이지만 심각한 업무 이슈나 지나치게 개인적 이야기를 화제에 올리는 것도 적절치 않다. 회식장소나 메뉴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도 마찬가지. 회식을 준비하는 이 역시 이를 위해 애썼을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2차는 지원자끼리 가되, 사정상 먼저 일어서야 할 땐 미리 직속상사에게 보고하는 센스를 갖추면 좋다. 즐거운 회식문화는 결국 회식에 참가하는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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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회식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보자!

무조건적인 회식 참여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회식 자체를 아예 거부하거나 비방하는 것 역시 현명한 사회생활은 아니다. 회식메뉴 선정부터 회식 스타일까지 직원들의 자율성이 존중되는 시대. 이제는 회식 참가 여부로 설왕설래하기보다는 회식 스케줄을 정할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편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참고로 요즘엔 금요일에 회식을 피하는 편이다. 금요일 퇴근 이후부터는 주말이란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최적의 회식 타이밍은 목요일이 선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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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너는 상식이 아니며 정답도 아닙니다. 이에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또 상황에 따라 변수도 많으니 기본 매너를 참고해 서로 배려하는 정도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1

  • 김윤희님

    요즘 점심으로 회식하는것도 좋은것 같습니다.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다 같이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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