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12  2021.7월호

Special Story

신에너지가 만드는 신경제 어디까지 왔나?

기후변화로 인한 각종 재앙을 피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변하는 석유와 가스 가격에 대응해 에너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 각국은 탄소중립사회를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신에너지 산업은 얼마나 성장했고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글/사진제공. 에너지코리아뉴스 정욱형 발행인


신에너지 : 수소, 연료전지, 석탄 액화·가스화 에너지

신에너지는 기존에 쓰던 석유·석탄·원자력·천연가스가 아닌 새로운 에너지로 수소에너지·연료전지·석탄을 액화·가스화한 에너지 등을 말한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제2조에서는 대체에너지를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로 구분하면서 신에너지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수소·산소 등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 또는 열을 이용하는 에너지’, 재생에너지는 ‘햇빛·물·지열·강수·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신에너지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하자면 신에너지의 대표격인 ‘수소에너지’의 경우 물·유기물·화석연료 등의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분리한 후 연소시켜 얻는 에너지인데 일반연료와 수소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수소에너지 중에서도 천연가스를 분해하거나 화학시설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수소는 ‘블루 수소’, 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들어진 잉여전력을 활용해 물을 분해함으로써 얻어지는 수소는 ‘그린 수소’라고 한다. 수소는 연소시켜도 산소와 결합해 다시 물이 되므로 친환경적인 에너지가 맞다. 하지만 수소를 얻거나 저장 및 운반하는 기술의 유지와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관련 투자와 기술 발달이 필요하다.

‘연료전지’의 경우 저장된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화학반응을 통해 결합시켜 물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전기와 열을 생성한다. 연료전지는 기존의 발전방식과 달리 연료 연소를 하지 않고 수소와 산소의 전기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환경오염이 거의 없으며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도 이용할 수 있어 일반적인 발전보다 효율이 높다. 게다가 건물 등에 설치하기 쉽고 보급상 제약도 없다. 다만 연료전지에 들어가는 재료는 화석연료에 비해 비싸서 이 또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비용을 줄여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석탄 액화·가스화 에너지’는 석탄과 같은 고체 저급연료를 가스화시켜 가스터빈 및 증기터빈 등을 통해 발전하거나 액화시켜 휘발유 및 디젤유 등의 고급 액체연료로 전환해 이용하는 에너지이다. 이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석탄 액화 기술의 경우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액체연료를 만들어내고 석탄 가스화 기술은 석탄으로부터 도시가스에 사용할 수 있는 기체연료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발전 효율이 높다. 또 석탄에서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황 성분도 제거해 환경친화적이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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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및 에너지공기업 참여로 수소경제 선봉 견인

지난 3월 개최된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는 에너지·철강·화학·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경제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2030년까지 43조 원 규모의 수소경제 투자계획을 마련해 함께 발표했다. 정부는 수소경제의 기본이 되는 값싼 수소를 공급하기 위해 액화수소 생산-운송-활용 전반을 아우르는 일괄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액화수소 안전기준 마련 등 제도 개선을 조속히 추진해 민간 투자계획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또 올해 수소 모빌리티, 수소 생산·유통 인프라, 핵심기술 개발과 수소 시범도시 등에 작년보다 40% 증가한 8,244억의 예산을 지원해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수소경제 확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3월 73기였던 수소충전소를 연말까지 180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가스공사는 천연가스 기반 추출 수소 공급과 더불어 재생에너지,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공급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대한민국 수소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수소충전소 구축 특수목적법인 하이넷에 최대주주로 참여 중이며 자사가 직접 구축하고 있는 김해 제조식 수소충전소와 대구 혁신도시 충전소도 올해 안에 준공할 계획이다. 또 천연가스·수소 등 신에너지 분야와 관련해 연구, 수소 유통, 홍보·체험, 지역상생, 문화센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공간(가칭 그린뉴딜 허브)을 본사 앞 2만여㎡ 부지에 2024년 준공할 예정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경우 현대자동차,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E1, SK가스, 에어리퀴드코리아와 함께 코하이젠을 공동출자해 설립하고 2025년까지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용 수소충전시설 35개소 이상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코하이젠의 최대주주인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초기 수소에너지 시장 수급 불균형 해소와 수소가격 안정화 등 친환경에너지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적극 수행할 계획이다.

수소법에 따른 수소안전전담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부터 수소 안전관리 종합대책 추진에 따른 수소경제 전반의 안전관리를 맡고 있다. 공사는 매년 급증하는 수소충전소의 신속하고 정확한 안전관리를 위해 공사 내 전담조직을 수소안전기술원으로 확대 개편했으며 수소시설 검사인력도 대폭 확충해 수소 인프라에 대한 선제적인 안전 확보에 보다 적합한 체계를 갖췄다. 수소생산기지, 수소충전소 등 수소 인프라에 대한 속도감 있는 검사·점검도 지원하기 위해 수소인프라 검사·점검 혁신방안을 수립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또 수소용품 4종에 대한 검사를 수행하는 세계 최초의 수소용품 시험‧검사센터를 전북 완주군 봉동읍 테크노밸리 제일반산업단지 내에 건립하기로 하고 국민들에게 수소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제공하며 이를 직접 체험 및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수소 가스안전 체험교육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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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에너지기업들도 수소밸류체인 구축에 앞장

현대중공업과 SK가스는 울산시 등 지자체, 한국석유공사·한국동서발전·세진중공업·울산과학기술 등과 부유식 해상풍력 연계 100MW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설비 구축에 나서며 미래 에너지원인 친환경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해상 플랜트 개발을 통해 수소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유식 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활용해 바닷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대규모 수전해(水電解) 기반의 그린수소 플랜트를 개발한다는 것이 목표인데 오는 2025년까지 동해 부유식 풍력단지에서 100MW급 그린수소 실증설비를 구축하는 1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2030년까지 1.2GW급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를 가동하는 2단계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한국동서발전, 여수시와 함께 수소 연료전지 발전 사업에 나서며 수소밸류체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구축과 CCU(Carbon Capture & Utilization,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 실증 및 상용화에 대한 협업을 시작으로 양사는 1,000억 원을 투자해 여수시 소재의 한국동서발전과 호남화력발전소 내 유휴부지에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15MW(메가와트)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기로 했다. 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약 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GS칼텍스는 또 작년 5월 현대차동차와 함께 서울시 강동구에 수소충전소를 준공해 운영하고 있으며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역시 현대자동차와 함께 제주도에도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리고 코하이젠과 함께 전남 여수시 및 경기도 광주시에도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효성은 린데와 함께 공동의 수소 사업 비전 선포식을 하고 울산광역시-효성-린데 간 울산광역시 수소경제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효성이 참여하는 울산 북항 사업은 기존 석유제품 외에 LNG 등을 포함하는 유종 다변화 전략 마련으로 이미 2년 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후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갔다. 현재는 8,960억 원을 투자해 2024년 6월 준공 목표로 건설 중으로 저장시설규모는 석유제품 170만B(12기), LNG 270만B(2기)이며 향후 수요 확보에 따라 단계적으로 저장시설 증설이 추진될 계획이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하이넷·현대제철·현대차·SPG수소·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한국가스공사 등은 당진 수소차용 수소 공급 출하센터(하이넷)를 지난 4월 준공했다. 이번 출하센터 구축으로 연간 수소승용차 1만 3천 대가 사용 가능한 수소(최대 2천 톤)를 서울, 경기, 충남, 충북 일부, 전북 일부까지 기존 수소충전소에 공급되는 수소가격(약 7천 원대 초반)보다 최소 20% 이상 저렴하게 공급하게 된다. 부생수소 출하센터는 수소생산공장(현대제철)에서 생산된 수소를 저장했다가 수소튜브트레일러에 고압으로 적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수소 유통과정에서는 필수적인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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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트럭·버스·트램 등 차량 및 관련 기술 개발 활발

현대자동차는 1월 업그레이드된 수소전기차 넥쏘와 5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대형 수소전기트럭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수소자동차는 현대 외에도 토요타 미라이와 혼다 클래리터에서도 판매하고 있으며 BMW와 재규어랜드도 개발 막바지에 있다. 현대차는 수소버스도 개발해 시범운영 중으로 2024년에 본격적인 보급이 예상된다.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버스는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한 후 배터리 내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의 차량인데 개발과 실증을 완료하면 울산에서 생산된 버스를 수도권까지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버스와 차파트너스의 경우 현재 수도권에 1,100여 대가 넘는 버스를 보유하고 있다. 울산시는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버스 개발을 위해 지원하고 울산테크노파크는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버스 개발을 위한 사업관리와 운영을 맡고 있다. 울산의 자동차기업인 에이팸·엔지브이아이·케이에이알·성산브이씨씨·오토렉스 등도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버스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수소전기 트램과 수소충전 시스템 등 수소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전기트램은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배터리를 조합한 혼합 하이브리드 방식의 콘셉트 차량으로 3모듈 1편성으로 이뤄진 이 차량은 1회 충전으로 최대 150㎞의 거리를 시속 최고 80㎞로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이 외에도 현대로템은 차량에 수소를 주입하는 디스펜서,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수소추출기도 개발했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과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은 차세대 수소 기반 전력에너지 산업을 위해 열화학적 메탄 분해를 통한 블루 수소 및 탄소 소재 생산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전력연구원과 발전사들은 2023년에 수소발전소와 연계한 20kWth급 시범실증을 완료하고 2025년부터 MW급 실증과 현장활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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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는 2030년 이후 꽃피울 것으로 전망

에너지 산업은 나라의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데 필수적인 기간산업이다. 기간산업을 변화시키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수소 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한 후 수전해방식으로 수소를 추출하는 그린 수소가 중심이 되는 수소경제는 긍정적으로 해석해도 2030년에서 2050년에 이르러서야 서서히 꽃을 피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기술 개발 단계로는 그린 수소를 추출하는 것부터 경제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천연가스나 정유 처리과정에서 생산되는 블루 수소보다 경제성을 갖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수소충전소의 보급 확대가 제속도를 내기에는 부지확보나 주민수용성 및 운영경제성 등의 문제가 상존하고 있다. 현재 수소충전소는 70MPa이라는 고압의 기체를 쓰기 때문에 부지확보와 주민수용성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다. 넓은 부지가 필요할 뿐 아니라 고압의 기체수소가 주변으로 셀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용성문제도 나오는 것이다. 그래도 수소차 보급이 늘어나고 있으니 액화수소충전소 건립 확대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블루 수소와 그린 수소의 차별화를 위해 수소 생산의 원료별 가중치를 부여하는 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수전해 기술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설비뿐 아니라 수소 생산에 쓰이는 전기소모 등의 비용을 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를 막고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저장하는 배터리 산업이나 수소 산업은 자연적으로 커질 것이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에 대해 좀 더 가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발 빠른 수소경제로의 진입 노력에 대해서는 칭찬하는 의견이 많다. 제대로 된 수소경제로의 진입이 정확히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가야 할 길 중의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 이 기사는 기고자의 견해로 삼천리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 3

  • 이준범님

    수소경제가 이슈네요.
    2030년 이후 본격적으로 꽃을 피울 수소경제를 기대합니다!

  • 김태현님

    수소로 많은 것이 바뀌네요

  • 김민서님

    신에너지가 만드는 신경제에 대해서 새로운 정보를 많이 알게된 유익한 기사인것 같습니다.
    미래의 수소에너지 앞으로 큰 기대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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