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13  2021.8월호

Life Story

다리가 출렁이니 마음도 출렁이네
파주 VS 청양

전국 곳곳에 출렁다리 열풍이 거세다. 전국에 설치된 출렁다리만 160여 개가 넘는다.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짜릿한 스릴을 맛보다 보면 무더위쯤은 잊히지 않을까.
아찔하고 짜릿한 출렁다리의 매력을 찾아 경기도 파주와 충남 청양으로 랜선 여행을 떠나보자.

글 / 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파주, 오싹한 재미와 상쾌한 힐링까지 즐긴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인 경기도 파주는 언제 출발해도 가볍게 콧바람을 쐴 수 있는 곳이다. 답답한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탁 트인 호수의 상쾌함도 느낄 수 있다. 파주 광탄면 기산리에 있는 마장호수는 물빛이 아름다워 ‘아시아의 레만’이라고도 불리는데 주변 둘레길은 3.3km 길이의 물길산책로로 조성돼 있다. 쉬엄쉬엄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이곳에는 걷기 편한 데크와 더위를 식히기 좋은 분수대 및 쉼터 등이 잘 갖춰져 있다.

길이 220m 폭 1.5m인 출렁다리는 둘레길 어디에서나 보인다. 산책을 하다가 쉽게 찾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리에 올라서면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데 특히 바람이 불거나 앞서가는 사람이 많을 때가 진짜다. 물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성인 천여 명이 동시에 건너도 끄떡없으며 내풍안전성과 지진규모 5.5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니 말이다. 마장호수 출렁다리는 출렁다리들 중에서도 유명한 편인데 다리 중앙에서 그 명성을 실감할 수 있다. 오금이 저려 난간을 부여잡는 사람, 아래를 보지 못한 채 하늘만 쳐다보고 발걸음을 멈춘 사람 등 짜릿한 스릴에서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여기서 10km 거리에 벽초지수목원이 있다. 2005년에 개원했으며 면적 12만㎡에 식물 8백여 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성벽처럼 웅장한 담을 지나 수목원에 발을 들이면 화사한 여름꽃들이 활짝 웃으며 반긴다. 입구 맞은편 건물을 기준으로 오른쪽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면 서양식 정원 퀸스가든이 나온다. 퀸스가든의 정문을 통과하면 중앙 분수를 기점으로 유럽문명을 이끈 영웅들과 신화 속 주인공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조각상을 마주할 수 있는데 모두 포토존이 될 만큼 이국적이고 아름답다. 아이와 함께라면 자작나무 놀이터나 와일드 어드벤처 등으로 꾸며진 모험의 공간도 챙겨보면 좋겠다. 서양식 정원의 반대편에는 동양식 정원이 있다. 이곳엔 버드나무잎이 흐드러진 버들길, 상념을 내려놓고 건너는 무심교, 수련을 조망하기 좋은 파련정 등이 있어 숲의 향기를 맡으며 한나절 지친 마음에 쉼표 하나 찍기 그만이다.

벽초지수목원 외에도 파주에는 임진강을 마주한 율곡수목원도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율곡 이이의 고향인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에 위치해 있다. 꽃과 숲이 어우러진 곳으로 35만여㎡ 규모이며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린 채 21개의 식물정원과 1,350여 종의 식물을 식재해놓았다. 무엇보다 최근에 개장한 까닭에 아직 호젓하게 즐기기 좋다. 생태학습장과 유아숲체험원을 지나 치유의 숲과 임진강 일대 풍경까지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쉼터도 돌아보면 좋겠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수목원을 감싸고 도는 5㎞ 둘레길 걷기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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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방방곡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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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까지 챙긴다

산세가 빼어난 충남 청양에는 칠갑산도립공원이 있다. 그리고 칠갑산 자락에는 거대한 거울처럼 맑게 반짝이는 천장호가 있다. 여기 칠갑산과 천장호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빼놓지 않고 찾는다는 출렁다리는 길이 207m 폭 1.5m로 주 기둥을 청양의 특산물인 거대한 빨간고추 2개가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천장호 출렁다리는 최대 30~40cm 정도 좌우로 흔들리도록 설계돼 그 덕분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리가 흔들려 짜릿한 긴장감을 맛볼 수 있다.

출렁다리로 향하는 초입에는 콩밭 매는 아낙네 동상이 서 있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로 시작하는 노래 ‘칠갑산’에 등장하는 아낙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여기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웅장한 크기의 빨간고추가 반대편까지 다리로 연결돼 있다. 전국에 수많은 출렁다리가 있지만 지역 특산품을 이렇게 적절히 홍보하는 곳도 드물 것 같다.

출렁다리는 칠갑산 자락에 자리 잡은 까닭에 역시나 둘레길이 잘 조성돼 있다. 둘레길의 시작은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시작되는데 가장 앞에서는 포효하듯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거대한 호랑이 형상과 여의주를 들고 있는 용 형상이 반긴다. 이 두 조형물은 칠갑산에 서린 전설에 따라 설치된 것으로 호랑이 형상 앞을 지나 숲길로 접어들면 칠갑산 정상으로 향하고 반대편 용 형상 쪽으로 걸어가면 둘레길로 이어진다. 2km 남짓한 거리를 수변과 숲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원점으로 회귀할 수 있어 부담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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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은 다음 향한 곳은 청양 10경 중 하나인 모덕사. 이곳은 조선 후기 학자 면암 최익현 선생의 고택으로 위패와 영정을 모신 사당이 함께 있다. 면암 선생은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의 실정을 상소해 관직에서 쫓겨난 뒤 본격적인 항일 의병운동을 일으킨 애국지사이자 독립운동가이다. 모덕사 입구에 있는 선생의 동상을 지나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고택이 나온다. 선생이 거주했던 중화당과 춘추각이다. 이어 선생의 일대기를 엿볼 수 있는 전시관인 장서각을 돌아보고 사당과 연못을 한바퀴 돌면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청양에는 여름꽃을 즐길만한 곳으로 고운식물원이 있다. 이곳이 주목 받는 이유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식물 35종을 포함해 8천여 종의 식물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식물들은 30여 개의 크고 작은 정원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식물원 관람은 코스에 따라 짧게는 50분 길게는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식물원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보려면 매표소부터 4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보자. 전망대 가는 길목의 우거진 실록과 여름꽃 특유의 화려함을 감상하다 보면 일상의 지친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기분일 것이다. 전망대에 서면 초록 물결이 넘실넘실 춤추듯 펼쳐진다. 내려가는 길에 롤러 슬라이드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울창한 숲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은 정말 즐거움 그 자체일 것이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삼천리 방방곡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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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이준범님

    청양은 가본 적이 없는데,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천장호 가보면 좋겠습니다!

  • 채봉균님

    무더운 여름 눈호강하고 가네요^^ 혹서기 지나면 한번 들를 버킷리스트에 넣어둡니다 ㅎㅎ

  • dlatjdrnl님

    청양은 가끔 가보는데 천장호는 몰랐네요 한번 가야겠네요.
    마장호수와 벽초지 수목원도 하루 코스로 좋겠습니다.
    맛집 소개도 해주시면 금상첨화 일텐데요~~~

  • 최인혁님

    출렁다리 사진만 봐도 정말 짜릿할 것 같아서 꼭 가보고 싶네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진음분님

    청양의 자연이 정말 아름답네요 ~  청양한번 꼭 여행하고 싶습니다 ~

  • 윤한샘님

    마장호수의 사진만 봤는데 가슴이 뻥 뚫리고 시원함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출렁다리는 보기만해도 무서워서 저는 패스해야겠어요 하하하^^

  • taesoo12님

    고소공포증이 심해 출렁다리에서 하늘보며 건너던 생각이 나네요.

  • 김태현님

    출렁다리가 여러 지역에 있나봐요. 가보고 싶군요

  • 배지현님

    마장호수만 즐기고 오기 아쉬운 나들이길 아닐까 싶었는데 주변 다양한 수목원들을 소개해주셔서 꼭 함께 보고 와야겠어요. 요즘 선선한 날씨 때문에 호젓하게 걷기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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