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29  2022.12월호

Life Story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이름 ‘가족’과 떠나는 여행

늘 함께 있다는 이유로 가족의 소중함을 잊을 때가 많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중요성을 잊어버리듯 서로의 존재를 너무 당연하게 여기곤 한다. 그래서 올해 마지막 남은 한 달은 한동안 소홀했던 가족과의 관계를 리부팅하라는 의미에서 가족과 천천히 다녀오면 좋을 인천과 속초를 추천한다.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아이들과 손잡고 떠나는 인천 가족여행

아이들은 금방 자란다. 막상 키울 때는 시간이 너무 안 가 안달하지만 어느새 쑥쑥 자라 부모 품을 박차고 나가는 건 금방이다. 사춘기가 되면 부모보다 친구가 우선이라 그때는 제발 함께 시간을 보내자고 애원해도 아이들은 친구가 좋다며 떠나버린다. 아직 품 안의 아이로 남아 있을 때 즉 부모가 세상 전부인 그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추천하는 ‘인천어린이박물관’은 호기심 천국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미취학아동인 꼬꼬마부터 초등학생까지 흥미를 느낄 만한 요소가 많다. 관람형 박물관이 아니라 직접 만지고 조작할 수 있는 체험형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지구촌문화탐구 코너에서는 세계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신기한 장식품과 악기들이 진열돼 있는데 악기를 직접 연주해볼 수 있다. 과학탐구 코너에서는 줄이 없는 하프, 발로 치는 피아노, 착시 탁자, 기울어진 방 등 즐거운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과학의 원리를 재미있게 배우다 보면 문제해결능력도 키울 수 있다. 또 교구놀이 코너도 부모와 자녀가 모두 만족할 만한 곳이다. 아이들 발달단계에 맞춘 다양한 교구가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다. 슬슬 박물관 체험에 지칠 무렵 나타나는 공룡탐험 코너는 아이들을 재충전시킬 것이다. 공룡 모형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에게 판매용 공룡인형이 하나씩 손에 들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시각적 체험효과와 놀라운 특수효과가 버무려진 입체영상을 보고 난 후 직접 소품을 만들어보는 미술 체험까지 하고 나면 하루가 뚝딱 지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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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와 지진, 태풍과 가뭄 등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지구는 병들어가고 있다. 하나뿐인 지구를 아끼고 보호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다. 그런 의미에서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에도 들러보면 어떨까. 건물 자체가 에너지 절약형으로 지어져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데다 입구에는 재활용품을 투입구에 넣으면 돈으로 환급해주는 AI기계가 설치돼 있어 재활용품이 곧 재원이 되는 게 피부로 와 닿는다. 실내에서는 지구온난화 심각성을 알려주는 전시물도 볼 수 있고 친환경에너지 실천방법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다채롭게 운영 중인 에코 북카페, 물품 공유센터, 에코 나눔장터, 토종 씨앗 분양 등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환경을 지키는 일에 작은 밑거름이 될 테니 말이다.

인천 가족여행의 마지막 여정은 ‘인하 문화의 거리’다. 어린 자녀는 물론이고 사춘기나 성년이 된 자녀들과 함께 가도 좋은 곳이다. 대학가 골목에 자리해 젊음의 생기가 넘친다. 게다가 대학생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가성비 좋고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하다.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아닌 이곳에만 있는 개성 있는 가게들이 많아 거리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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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인천어린이박물관 032-432-5600 /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 032-212-2929

그리운 가족과 고향을 품은 속초로 떠나는 여행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얼굴,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가족과 생이별한 이들의 슬픔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강원도 속초에는 고향과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있는데 바로 속초 ‘아바이마을’이다. 마을의 유래는 민족의 비극인 한국전쟁 당시 1·4후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 피난민들은 자유를 찾아 국군을 따라 남쪽으로 건너왔고 전쟁이 끝난 뒤 고향으로 갈 수 없자 휴전선에서 가장 가까운 바닷가 허허벌판에 판잣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 실향민들 대부분이 함경남도 출신이라 나이 많은 남성을 뜻하는 함경도 사투리 아바이가 이 마을의 별칭이 됐다.

아바이마을은 갯배를 타고 들어간다. 갯배에서 내리면 금강대교각 아래로 골목이 이어지는데 지금은 함경도식 음식을 파는 식당들로 문전성시다. 오징어순대는 먹을 게 귀하던 전쟁 직후 돼지 대창보다 흔한 오징어를 사용한 것이 유래가 됐고 지역 이름을 따 아바이순대라고도 부른다. 겉에 달걀옷을 입혀내는데 소가 흩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함께 나오는 가자미회를 곁들여 먹으면 참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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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마을에서 8km 거리에는 ‘실향민문화촌’이 있고 박물관 외부에는 청호동골목이 당시 모습으로 재현돼 있다. 물자가 없어 판자, 깡통, 종이상자 등을 구해다가 만든 작은 부엌과 단칸방이 전부인 모습인데 하꼬방이라 불리던 작은 집에 피난민들의 외로움과 고단함이 그대로 배어있다.

아바이마을과 가까운 곳에는 ‘국립 산악박물관’도 있다. 이곳은 산악문화를 체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등산의 유익과 즐거움은 물론 산에 얽힌 고유의 역사를 만날 수 있어 좋다. 1층은 영상 및 기획전시관, 2층은 고산 체험실, 암벽 체험실, 산악 교실, 3층은 등반의 역사와 산악문화를 전시하고 있다.

속초 가족여행의 대미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이 장식해줄 것이다. 전통 재래시장답게 다양한 먹거리가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속초 특산물인 오징어와 도루묵을 비롯해 각종 해산물들이 넘쳐난다. 오징어튀김과 찐빵부터 시작해 시장 이곳저곳에 주전부리가 가득하다. 특히 전국적으로 입소문 난 속초 닭강정도 꼭 들러야 할 코스. 싱싱한 활게를 바로 사서 쪄주는 대게 코너도 인기가 좋은데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대게를 살 수 있어 포장해오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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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속초관광수산시장 관광안내소 033-639-2568


댓글 3

  • 최인혁님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 가득한 인천과 속초로 저도 가족여행 떠나보고 싶어지네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이준범님

    인천과 속초에 가보면 좋을 곳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겨울에 가족들이랑 속초 한번 다녀와야겠네요.

  • 김태현님

    인천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뛰어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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