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골프여제들의 축제 리부트

지난 2015년에 시작해 매년 골프 꿈나무들의 성장을 함께 해왔던 ‘KLPGA-삼천리 투게더 꿈나무대회’가 2020년부터 2년간 코로나19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잠정 중단됐다가 올해 드디어 재개됐다. 국내 최고 수준의 아마추어대회로 손꼽히는 꿈나무대회 재개 소식은 꿈나무 선수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쁜 소식이었다. 대회는 중등부와 고등부로 나눠 신청을 받았고 마침내 결전의 날이 찾아왔다.

제6회를 맞이한 꿈나무대회는 10월 17일을 시작으로 21일까지 장수골프리조트의 사과(OUT), 나무(IN) 코스에서 열렸는데 17~18일 양일간 펼쳐진 예선전은 중등부 88명, 고등부 164명이 출사표를 던지며 시작을 알렸다. 예선전은 17~18일 양일간 펼쳐졌는데 중등부 92명, 고등부 166명, 총 258명이 참여했다.
경기는 카운트백 방식(동점인 경우 후반 성적이 좋은 쪽을 승자로 하는 평점 방식)으로 진행해 각 48명, 75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려냈다.

이제 본선 경기가 치러지는 날. 오전 7시부터 고등부 19개조, 중등부 6개조로 나뉜 본선팀들이 경합을 펼칠 준비에 나선다. 첫 타임을 끊어야 하는 고등부는 시작 한참 전부터 클럽하우스 밖에 모습을 드러낸다.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아침·저녁으로 제법 기온이 쌀쌀한데도 티오프를 준비하기 위해 연신 몸을 풀기 바쁘다. 곧 “대회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장내 방송이 들려오자 선수들은 동행한 부모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카트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1조부터 티박스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어 ‘딱!’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클럽하우스 야외데크에 모여 있던 이들도 소리에 맞춰 일제히 숨을 골랐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대회가 시작됐다.

각종 진기록과 짜릿한 역전승으로 채워진 시간

선수들은 오랜만에 나선 대회인 만큼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한 타 한 타 신중한 모습이다. 샷을 날리기 전 몇 번이나 스윙을 체크하고 퍼팅을 앞두고는 거리와 각도를 꼼꼼히 체크하는 등 우승을 향한 프로 못지않은 집념이 엿보인다. 그럼에도 원치 않는 방향으로 볼이 날아가거나 파 퍼팅에 실패했을 때는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역시나 어린 학생이라는 걸 상기시킨다.

그렇게 희비가 엇갈렸던 본선 1·2R에서는 중등부 홍수민 선수(69-67)와 고등부 정영화 선수(70-67)가 각각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특히 정영화 선수는 1·2R 모두 홀인원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한 대회 2회 홀인원’이라는 기록은 KLPGA가 주최·주관한 단일 대회에서 단 두 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라 더욱 놀랍다. 게다가 고등부 조은채 선수는 본선 2R에서, 이우빈 선수도 본선 3R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이번 대회에서는 무려 4개의 홀인원이 터져 나왔다.

풍성한 볼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짜릿한 역전승이 펼쳐지며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는데 최종순위가 결정되는 대회 마지막날 고등부와 중등부 모두 본선 2R까지 3위에 랭크돼 있던 선수가 매홀마다 추격해 최종성적에서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역전승 주인공은 최종스코어 11언더파 205타를 친 인천여자방통고 1학년 서교림 선수와 7언더파 209타를 친 마산제일중 2학년 이효송 선수다.

특히 서교림 선수는 삼천리 아카데미에 소속돼 있어 이번 우승이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삼천리 아카데미는 삼천리가 골프 주니어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성장잠재력을 가진 골프 유망주를 발굴해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선수로 성장시키기 위해 체계적 환경에서 직접 코칭하고 육성한다. 이런 체계적 지원과 훈련 속에서 이번 꿈나무대회 이전인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뛰어난 실력을 선보인 서교림 선수는 국가대표로도 선정되며 차세대 한국 골프를 이끌어 갈 선수로 더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서교림 선수는 우승 이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1·2R에서는 퍼트 실수가 많이 나오면서 답답한 플레이가 이어졌다”면서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퍼트 연습을 중점적으로 했고 최대한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려는 전략이 잘 통해 우승까지 거둘 수 있었다”고 우승소감을 전했다. 또 중등부 이효송 선수는 “시즌 마지막 대회라 우승 욕심이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막판까지 추격하며 지켜보는 내내 심장을 쫄깃하게 했던 명승부가 펼쳐진 이번 대회는 이렇게 다양한 기록과 명장면을 남기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오늘이 즐겁고 내일이 기대되는 대회

꿈나무대회가 아마추어들에게 꿈의 대회인 이유는 KLPGA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상과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기에 더해 참가자들이 아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회라는 이유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회기간 동안 삼천리에서는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 소요되는 모든 경비를 비롯해 매일 영양을 고려한 맛있는 식사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선수와 가족은 오직 경기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렇기에 그 어느 대회보다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대회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대회 한 번 나가려면 신경 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이번 꿈나무대회는 아이 컨디션에만 집중할 수 있어 정말 좋다”면서 “특히 매일 다른 식사메뉴가 준비되는 것만 봐도 삼천리가 많이 신경 써주는 게 느껴져 무척 고맙다”는 말로 대회 운영진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는 특별한 이벤트들도 일정 중간에 다양하게 있어 대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1라운드 종료 후에는 ‘도전! 백발백중!’ 이벤트를 열어 칩샷 챌린지에 성공한 선수에게 푸짐한 상품을 지급했다. 또 17년간 KLPGA 투어 생활을 하며 다양한 기록을 세운 후 최근 명예롭게 은퇴한 삼천리 소속 홍란 프로가 멘토링 특강도 진행해 현장에 있던 많은 학부모와 꿈나무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다. 특강에서 홍란 프로는 KLPGA 투어에서의 오랜 경험을 토대로 꿈나무들이 실력과 더불어 전인적 성장을 하는 데 필요한 가치와 노하우를 전달했다. 특히 꿈나무, 학부모, 코치 등 각각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할 것을 조언하며 “학생들이 성장하면서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천천히 존중하고 믿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대회가 끝나고 삼천리를 비롯한 주최측은 시상식에서 각 부문 우승자를 비롯한 상위권 선수들에게 장학금과 부상을 제공했다. 특히 고등부 1~3위에게는 KLPGA 준회원 실기테스트 면제 혜택, 중·고등부 통합 1~3위에게는 KLPGA 정규투어 또는 드림투어 추천자격 부여 등 차별화된 특전을 제공함으로써 꿈나무와 학부모들의 더 큰 만족을 이끌어냈다.

이렇게 명승부와 즐거운 축제의 시간으로 닷새간 치러진 이번 대회는 오랜만에 열린 오프라인대회인 만큼 연일 밝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펼쳐졌다. 선수단은 경기에 임할 때는 진지한 투지를 품고 경기 이후에는 선의의 경쟁자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하면서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주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꿈나무대회. 앞으로 더 멋진 꿈나무 선수들이 활약할 시간들이 기대되기에 이후에도 계속 지켜보며 응원을 보내려 한다.

'KLPGA-삼천리 투게더 꿈나무대회 2022'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