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천연가스발전은 왜 중요한가
기후변화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전 세계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에너지 문제는 우리 사회의 중심 화두가 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강조되고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에너지는 퇴출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가운데 화석에너지임에도 재생에너지 확대와 더불어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천연가스다. 왜 그럴까? 이를 알고자 발전 시장에서의 천연가스가 갖는 가치와 가능성을 살펴보려 한다.
국내 발전 시장 비중의 1~3위
국내 발전 시장에서 발전량 기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석탄발전이다. 석탄발전은 지속적으로 설비용량을 늘리며 2018년 238.8TWh, 총 발전량의 43.2%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온실가스 감축이 강조되면서 봄철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 정지,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 자발적 석탄 상한제 등의 정책적 노력을 통해 2022년에는 193.2TWh, 발전 비중 32.5%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발전원별 비중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발전원별 비중에서 2위를 차지하는 것은 원자력이다. 원자력은 2016년과 2017년 경주 및 포항 지진으로 입지가 좁아지며 2018년과 2021년에는 가스발전보다 비중이 낮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무탄소 전원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며 2022년 기준 29.6%의 발전 비중을 기록했다. 그리고 3위가 바로 가스다. 최근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석탄발전을 일부 대체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증가에 따른 변동성 대응 전원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며 발전 비중이 점차 확대돼 2022년에 27.5%를 기록했다.
천연가스발전의 특장점은 기동시간과 친환경성
가스발전은 기저 전력 수요를 담당하는 석탄 및 원자력 발전과 대비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가스발전은 발전연료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대신 발전소가 정지 상태에서 정상 출력까지 이르는 기동시간이 짧다. 우리나라 발전소의 전력 공급 순위 결정은 연료비가 낮은 순이기 때문에 연료비가 천연가스에 비해 낮은 석탄과 원자력을 우선적으로 가동하게 된다. 대신 이들 발전소는 초기 기동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석탄발전소는 8~10시간 정도 소요되며 원자력의 경우 며칠이 걸리기도 한다. 반면 가스발전소는 20~30분 정도로 상당히 짧아 전력 수급 변화에 즉각적 대응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석탄과 원자력 발전은 전력 수요의 기저를 담당하고, 가스는 순간순간 급변하는 첨두전력 수요를 담당해왔다. 그러다 최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전력 수급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안정적 전력계통 운영이 어려워지자 짧은 기동시간을 가진 가스발전의 장점이 더 크게 부각되고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가스발전은 석탄발전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다. 최근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미세먼지나 기후변화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석탄발전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러한 친환경성은 높은 주민수용성으로 연결되고 이로 인해 가스발전은 수도권과 같은 대규모 수요지 인근에 설립 가능하며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송전선로 부족 문제가 대두되는 요즘 전력계통 안정에 기여하는 바도 상당하다.
실제 삼천리그룹이 운영하는 에스파워의 안산복합화력발전소도 청정연료인 천연가스를 통해 전기를 생산·공급함으로써 시화 및 반월 스마트 허브를 비롯한 수도권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함과 동시에 전력계통 안정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국내 발전 시장의 문제해결사 가스발전
향후 우리 전력 시장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중단기적으로는 발전소 밀집지역과 대규모 수요처를 연결하는 송전선로 부족 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여정에서 태양광과 풍력 같은 변동성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비한 안정적 계통 운영 문제가 있다. 송전선로 문제 중 동해안-수도권의 송전 문제는 과거 밀양 송전탑 사건 등으로 송전설비에 대한 주민수용성이 악화돼 설비 건설이 지연되면서 발생했고, 호남-수도권의 문제는 최근 태양광설비가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하면서 대두됐다. 올해 발표된 ‘제10차 전력수급계획’과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동해안쪽 송전설비는 2025~2026년에 준공될 계획이나 호남쪽은 2032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 수도권과 그 주위에 포진한 에스파워와 같은 가스발전소들은 국내 전력 시장에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제10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36년 신재생발전량 비중은 30.6%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하는 신재생발전 대부분은 태양광과 풍력 등 발전량 통제가 불가능한 변동성 전원이 차지하게 되므로 전력 공급과 수요 균형을 맞추는 전력계통 운영은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다. 이 난관 속 유연성 자원인 가스발전은 전력계통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물론 ESS나 수소 등이 미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역시 미래 대안일 뿐 이들이 경제성을 가지고 주도적 역할을 하기까지는 가스발전이 해결사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천연가스는 지난해 국제가격이 유례없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천연가스가 얼마나 소중한 자원인지에 대한 방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 전력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가스발전이 없다면 현재 우리 전력계통이 당면한 최대과제인 송전선로 문제와 향후 탄소중립으로 가는 여정에서 변동성 전원 대응 문제를 결코 돌파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에 탄소중립과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 환경 속에서 임기응변에 능한 가스발전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 본다.
※ 이 기사는 기고자의 견해로 삼천리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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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 좋게 도시 근처에 발전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천연가스발전에 대한 유익한 정보인것 같습니다.
국내 전력 시장에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서 가스발전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