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로봇은 활발히 성장 중
요즘 식당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음식은 서빙로봇이 갖다주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인건비 문제와 기술의 발전이 맞물리며 외식문화를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불편하다는 말이 종종 나왔던 키오스크와 달리 서빙로봇의 경우는 반응이 괜찮은 편이다. 활용성도 좋고 보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식당들도 고객들도 서빙로봇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런 만큼 앞으로의 변화양상도 궁금해진다. 외식업계에서 서빙로봇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제자리 찾아 역할 톡톡히 해내는 서빙로봇
서빙로봇은 서비스 공간에서 활용하기 용이하도록 설계된 자율주행로봇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바퀴로 이동하며 이동 시 장애물을 만나면 멈추거나 피할 수 있도록 카메라와 라이다 등 센서 장비가 부착돼 있다. 여기에 더해 음식을 올릴 수 있는 선반과 하단 범퍼 그리고 긴급제동버튼 등도 달려 있어 정말 서빙에 최적화돼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서빙로봇은 세대를 거치며 꾸준히 발전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서스펜션 부품을 개선해 주행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추세다. 로봇에 부착된 화면을 키워 활용성을 높이거나 프로젝션 빔을 활용해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추가하고 카드결제를 지원하는 단말을 부착하는 등 다양한 응용기법들도 확장 중이다.
사실 수년 전까지 자율주행로봇이 서빙 용도로 주목을 받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이전까지 이런 로봇 형태는 창고에서 무거운 짐을 나르는 물류로봇이나 공항 등의 일반 서비스 환경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안내로봇 형태로 먼저 활용됐다. 그러나 늘 괴리감이 있었다. 로봇의 가격이 비싼 데 비해 서비스의 수준이 높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무거운 짐을 나르지 못했고 안내하는 내용도 크게 효율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로봇이 이제 제자리를 찾은 게 바로 서빙로봇이다. 아주 무거운 중량을 들지는 못해도 여러 음식을 한 번에 나를 수 있고 사람이 많은 환경에서도 안전하고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으니 말이다. 이에 외식업계에서는 서빙로봇이 많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식당도 고객도 만족시키는 서빙로봇 도약기
특히 초기에는 대형식당에 보급돼 부족한 일손을 덜어주며 인건비도 절약해주었다. 국내 외식산업 사업체는 전체 80만 곳 정도가 있다. 그러나 사업장 수에 비해 일손은 턱없이 부족했다. 접객이나 서빙은 젊은 노동자들이 주로 도맡던 역할이었는데 지원자들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고민을 서빙로봇이 해결해주었다. 그 덕에 사람 손 가는 일을 하나라도 덜고 음식의 질과 전반적인 매장관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서빙로봇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관심을 모았다. 처음에는 비대면 이슈의 영향이 컸다. 사람이 서빙하는 것보다 위생적이라는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삼천리ENG 외식사업본부(SL&C)가 운영하는 직화구이 전문점 서리재도 코로나19로 외식업계 트렌드가 변화할 때 선제적으로 서빙로봇을 도입한 곳 중 하나다. 서리재 서빙로봇은 하루 평균 150회 이상 테이블로 이동한다. 바쁜 시간 직원들의 업무를 분담하고 고객들에게는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하니 업무효율성과 고객만족도를 동시에 향상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이유들로 서빙로봇은 벌써 약 5천 대 남짓 보급됐다. 이는 식당 전체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도입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서빙로봇의 활용이 활발해지자 기술 개발에 뛰어들거나 유통하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국내 서빙로봇 주력 개발업체로는 LG전자, 현대로보틱스, 알지티, 폴라리스쓰리디 등이 있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협동로봇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서빙로봇을 개발 중이다. 또 브이디컴퍼니는 중국 푸두로보틱스, 배달의민족에서 분사한 비로보틱스는 중국 오리온스타, KT는 미국 베어로보틱스와 협력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중 브이디컴퍼니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2019년 설립 이후 4년 만에 국내 누적 3천 대를 보급했고 올해는 약 2,500대를 추가 보급할 계획이다. 통계청은 올해 국내 서빙로봇 보급량이 1만 대를 넘어가고 시장규모는 2,5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와 함께 갈 서빙로봇 성장의 미래
업계에서 보는 전망도 마찬가지다. 업계는 수년 내 국내에서만 서빙로봇이 수만 대 이상 보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주방에서 테이블로 보내는 단방향 솔루션이 기본이지만 일부에선 각 테이블 호출벨과 연동해 고객이 먼저 부를 수도 있으며 다 먹은 그릇을 치우기 위한 호출도 가능하다. 활용이 늘어나고 있어 데이터를 계속 쌓아가며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개선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사용처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식당을 시작으로 보급되던 것이 이제는 자동문과 연동해 스크린골프장이나 노래방 등 룸 형태 매장으로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분명 앞으로는 더 많은 식당과 서비스 공간에서 서빙로봇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도 많은 솔루션이다. 거부감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의 이용을 통해 적극적인 피드백과 논의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솔루션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소비자 몫이다. 누군가는 로봇이라는 이유로 선입견을 갖고 불편하게 여기기도 하겠지만 흐름을 거스를 순 없다.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훗날 정말 일손이 모자랄 때 이를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없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로봇은 우리가 누리는 서비스를 지속 가능하게 도울 현실적 수단이다.
※ 이 기사는 기고자의 견해로 삼천리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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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서빙봇을 보게되는데 아직 서빙만 하는 단계인 듯합니다.
앞으로는 주문도 받고 고객응대도 가능한 로봇이 나오겠지요
로못이 등장하는 깔끔한 분위기는 맛의 기품을 한차원 끌어올립니다.
인력이 주는 게 어떻게 보면 깔끔한 거네요
서빙로봇에 대한 이야기 잼있게 읽었습니다.
지금도 식당에서 많이 보게 되지만 앞으로가 더욱더 큰 기대를 하게 되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