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식어가는 지구를 구하라!’
『프로젝트 헤일메리』
뜨거웠던 지난 여름, 김덕훈 차장은 유난히도 좋아하는 SF소설 중 한 권을 피서용 책으로 골랐다. 태양이 점차 식어간다는 설정은 읽는 내내 간담을 서늘하게 하며 몰입감을 선사했다. 지구 역사에서 빙하기는 4번 이상 있었다는데 소설 속에서는 전 세계가 걱정하는 지구온난화의 반대로 빙하기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더워지든 추워지든 환경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상황. 이에 그 해결에 관한 이야기가 과학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펼쳐진다니 멋진 영화 한편을 보는 기분으로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접해보면 어떨까.
글. 삼천리 업무개선팀 김덕훈 차장
영화 <마션>의 작가가 쓴 우주 3부작 중 최고
이 소설은 영화 <마션>의 원작자인 앤디 위어가 쓴 우주 3부작 중 가장 재미있다고 소문난 작품입니다. <마션>이 과학을 이용해 화성에서 살아남는 내용이었다면 이 작품은 우주 한 복판에서의 서바이벌은 물론 태양이 식어가는 문제까지 과학적으로 해결하면서 인류를 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스케일이 더 크고 재미도 훨씬 좋습니다. 제목인 헤일메리는 미식축구용어로 경기 막판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역전을 노리고 마치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는 심정으로 던지는, 성공 확률이 매우 낮은 패스를 말합니다. 농구에서의 버저비터, 축구에서의 극장골과 비슷한 개념이지요. 이 책에서는 망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우주 한가운데로 던져진 우주선의 이름이 헤일메리호입니다.
소설의 시작도 상황도 문제해결도 흥미로운 설정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되고 있어 몰입하기 좋습니다. 마치 독자가 소설 속 주인공의 입장이 돼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느낌이죠. 소설의 맨 처음은 주인공이 알 수 없는 장소에서 눈을 떴는데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옆 침대에는 오래 전에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시신 2구가 있습니다. 천장에서 뻗어 나온 로봇팔이 눈 앞에서 왔다 갔다 하고요. 주인공은 이런 비현실적 공간을 몇 가지 과학적 테스트를 통해 어딘지 추리해 내는데 이곳은 바로 우주선 안이었습니다. 이후 천천히 기억이 되살아나며 스토리가 전개되죠. 소설에는 외계인도 등장하는데 주인공은 여러 방법을 총동원해 의사소통에 성공합니다. 그 결과 이들도 같은 문제, 곧 자신들의 태양이 식어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 것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결국 서로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 나가죠. 주인공은 과학자이고 외계인은 공학도라서 손발이 척척 맞은 결과입니다.
과학적 개념을 이해하기 보다는 스토리에 집중
이 책은 분량이 700쪽에 달해 사실 단숨에 읽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SF소설들이 읽다 보면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적 개념이나 설명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이 책에서도 중력가속도를 비롯해 천체물리학, 입자물리학, 생화학의 기초적 지식 등이 나오긴 하지만 스토리에 더 집중하되 해당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굳이 노력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문과생 중년 아재도 읽는 책이니까요. ^^ 삼천리그룹 직원들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회사 전자도서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 책 외에도 앤디 위어의 우주 3부작 모두 대출 가능하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결말까지 깊은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
게다가 소설의 결말도 무척 마음에 든답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 해피엔딩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저에게는 깊은 여운이 남았습니다.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겁쟁이였고 비겁했습니다. 그러나 호기심과 친절함을 지녔고 본성적으로 착한 사람이었죠. 아마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일 것입니다. 인류를 구하는 사람은 마블의 어벤져스가 아니라 우리 곁의 평범한 이웃들일지 모릅니다.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텀블러를 사용하는 일이 바로 그런 일이니까요. 과연 소설 속 지구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면 여러분도 꼭 이 책을 만나보세요!
독서, 우리 가족의 습관이자 전통
저는 이번에 추천한 SF소설을 비롯해 평소에도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한 달에 한 권 정도 읽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아내와 딸, 저희 가족은 책과 친한 편인데, 거실에는 TV대신 큰 책장과 책상을 두고 평소 생활에서부터 독서를 가까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또 1년에 한 두 번씩은 가족이 함께 독서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요. 핸드폰에서 최대한 멀어져 각자 고른 책을 읽으며 2박 3일을 보내는 건 요즘 같은 시대에는 낯설게 들릴 수도 있지만 꽤나 성취감이 있고, 저희 가족만의 소중한 추억이자 전통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삼천리그룹 가족들과 사보 독자 여러분에게도 조심스럽게 추천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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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멋저요!! 문디 day!! 와! 리스팩 합니다.
삼천리 다독 대왕 덕훈 차장님 언제나 응원합니다..좋은책 소개 항상 감사드려요^^
독서를 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습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