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은 명확하게! 피드백은 확실하게!
요청과 피드백 매너
모든 일엔 인풋과 아웃풋이 존재한다. 이를 업무로 치환하면 업무 요청이나 지시 그리고 업무 결과라 말할 수 있다. 명확하면서도 상세한 요청이 선행되면 결과도 만족스러울 가능성이 높다. 시작과 결과 사이에 요청과 피드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업무 성과와 효율을 높일 요청과 피드백 매너에 대해 알아보자.
명확하게 요청하되 상세한 설명을 잊지 말 것!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TV상을 받은 드라마 <슬로 호시스>의 한 장면을 보자. 영국정보보안국 MI5 요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에서 A요원은 본부에서 공항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현장에 나와 있던 B요원에게 테러용의자인 ‘파란 남방에 흰 티셔츠를 입은 20대 남자’를 찾으라고 지시한다. B요원은 지시대로 용의자를 체포하지만 그에겐 폭탄이 없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책임 추궁 위기에 놓이자 A요원은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흰 남방에 파란 티셔츠’라 말했는데 B요원이 잘못 알아들었다”고 말해버리고 B요원은 결국 좌천된다.
이 에피소드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급한 작업 지시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 어떠한 위험이 도사리는지를 보여준다.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라도 용의자의 인상착의와 같은 핵심 정보는 재확인을 해야 하지만, 이에 앞서 무언가를 요청하거나 지시한 사람이 먼저 메일이나 메신저, 공유캘린더, 급할 경우 휴대폰 문자를 이용해서라도 정확하게 기록해두는 게 사실 우선이다. 이는 비즈니스에서 요청과 지시를 하는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기본 매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나 보고서를 작성할 때, 회의를 준비하거나 자료를 찾을 때, 고객 미팅을 준비하거나 회식을 예약할 때 등 다양한 요청 모두에 해당하며, 꼭 책임 소재를 찾기 위해서 보다는 일 처리를 제대로 하기 위한 것이며 나아가 크로스체크 혹은 오류의 시작점을 파악해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보면 된다.
이에 요청자는 기록 시 해당 업무의 목적과 내용, 마감일을 명확하게 명시한 후, 특이할 만한 상세상황을 덧붙이도록 하자. 자세할수록 좋은데 만약 보고서 작성 요청이라면 구체적인 작업량과 파일의 형식까지 명시하면 좋다. 특정 자료를 찾아달라는 요청이라면 큰 주제만 던져줄 게 아니라 요청자가 생각하는 다양한 검색 키워드까지 알려주는 게 좋다. 필요한 경우 기존에 진행했던 비슷한 업무의 예시나 자료 등을 첨부해 상대가 요청사항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만약 요청내용이 복잡하거나 마감까지 기한이 많이 남았을 경우엔 중간 중간 상황을 체크함으로써 상대방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더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혹시 깜박하고 있는 건 아닌지를 확인하도록 하자. 아울러 회의나 고객과의 미팅, 회식 예약 등 비교적 간단한 지시일 경우에도 해당일 며칠 전엔 시간과 장소, 참가자들의 참가여부 등이 확정됐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간혹 요청자가 지시내용을 잊어버려서 지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대방을 오히려 당황스럽게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여러 업무를 컨트롤하다 보면 헷갈릴 수도 있으니 누구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 스스로도 메모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확실하게 피드백하되 하나하나 꼼꼼하게 처리할 것
이번엔 최근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흑백요리사>의 한 장면을 보자. 1라운드에서 B요리사가 만든 파스타를 맛본 A심사위원은 요리 자체는 맛있지만 불필요한 장식인 식용꽃을 사용한 것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이후 B요리사는 A심사위원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메뉴를 전부 찾아보고 A심사위원이 ‘음식을 만든 의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동시에 특별한 맛이나 의미가 없는 장식을 싫어한다’는 걸 파악했고 다음 라운드에서 한층 발전된 요리로 A심사위원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다.
간단한 지시일 경우는 제외지만 큰 프로젝트의 경우, 업무 지시와 피드백이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여러 번의 절차를 통해 진행된다는 점에서 위 에피소드와 업무를 연결 지어볼 수 있다. 우선 지시를 받으면 자체적으로 해당 내용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비교적 간단한 일이라면 궁금한 부분을 바로 물어볼 수도 있지만 장기 프로젝트나 까다로운 보고서 등의 경우엔 전체적인 상황을 초반에 쭉 정리해봐야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한 지시를 받자마자 자체 확인을 끝내는 게 좋으며, 요청자에게 자신이 생각한 업무 방향이 맞는지 재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이후 진행과정에서 진행 척도나 준비상황을 요청자에게 보고하고 공유하면서 요청자가 해당 지시를 잊지 않도록 상기시키자. 이러한 행동은 크로스체크가 되는 것은 물론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지시사항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어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막을 수 있다.
간혹 요청자의 지시를 아예 이해 못하거나 진행은 가능하나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업무 역량보다 난이도가 높거나 처음 해보는 업무일 경우다. 문제는 이걸 시작이 아닌 진행 중간에 알아챌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럴 땐 요청자에게 상황을 알리고 잘못됐을 경우 방향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현명하다. 질책이 두려워 그냥 넘어가면 해당 업무 자체를 망칠 수도 있으며 요청자도 상황을 명확하게 알아야 필요한 인원을 지원해주거나 자료를 보충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바로 기한 엄수다. 마감에 쫓겨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으므로 애초에 마감일을 조금 더 이르게 설정해 일을 진행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다. 이를 통해 조금 더 여유롭게 차후 보완 요청에 대비하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일정 확인이나 장소 예약, 간단한 자료 찾기 등의 업무는 지시를 받자마자 바로 시행한 후 보고해야 한다. 종합해 보면 업무 피드백은 내용 파악, 기한 엄수 등 기본을 제대로 따르며 진행했는지가 핵심이다. 상사가 나에게 업무를 지시하면서 엄청난 결과물을 가져올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니 부담을 내려놓고 내용 파악을 위한 질문이나 확인과정을 두려워 말자. 또 스스로의 책임인 중간보고나 기한 엄수를 지키는 것이 해당 요청을 제대로 피드백하는 일이라는 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매너는 상식이 아니며 정답도 아닙니다. 이에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또 상황에 따라 변수도 많으니 기본 매너를 참고해 서로 배려하는 정도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업무 성과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요청과 피드백 매너에 대해 잘 배워갑니다
유익한 정보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