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Together Vol. 130  2023.1월호

Life Story

대한민국 정방향에서 만나는 하늘과 태양

조선시대 한양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서 정동쪽, 정남쪽, 정서쪽에 각각의 나루터를 두고 그곳을 정동진, 정남진, 정서진이라 불렀다. 오늘날 각각의 지점들은 해돋이와 해넘이 명소로 거듭났는데 새해를 맞아 대한민국의 정방향을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임운석 여행작가

동해 최고의 해맞이 명소 ‘강릉 정동진’

서울 광화문에서 정동쪽에 위치한 강릉 정동진에는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간이역인 정동진역과 정동진해변, 모래시계공원이 어우러져 있다. 이 중 정동진역은 한때 석탄을 수송하던 간이역이었는데 1980년대 들어 탄광들이 하나둘 문을 닫으며 잊힌 역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 중 정동진역이 기사회생하는 일이 있었으니 1995년에 귀가시계라 불리던 전설의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알려진 것이다. 이후 정동진은 일약 해돋이 명소로 급부상했고 정동진 해돋이 관광열차와 레일바이크가 운행하면서 사시사철 관광객들로 붐비게 됐다.

또 모래시계공원은 여러 볼거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거대한 모래시계다. 지름 8.06m, 높이 3.20m에 무게 40톤으로 시계에 내장된 모래 무게만 8톤인 세계 최대의 모래시계다. 모래시계공원에서는 매년 1월 1일 정동진 해돋이축제에 맞춰 모래시계 회전식과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공원에는 예스러운 증기기관차도 한 대 있는데 180m에 이르는 증기기관차는 사실 시간을 주제로 한 시간박물관이며 시간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전시품들을 많이 품고 있다.

정동진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언덕에 있는 크루즈리조트 너머로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 이어진다. 길을 걸으면서 한반도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해안단구를 관찰할 수 있다.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돼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고 탐방로는 리조트 주차장에서 심곡항까지 약 2.86km 정도니 천천히 오래 걸으며 산책해보면 좋을 듯하다.


방방곡곡 방방곡곡

* 문의 : 정동진 관광안내소 033-640-4536

45.9m에 이르는 높은 전망대 ‘장흥 정남진’

광화문 정남쪽에 위치한 정남진은 전라남도 장흥에 있다. 그곳 정남진 전망대에 오르면 남도의 섬이 보석처럼 빛나고 득량만을 중심으로 고흥 소록도까지 수많은 섬이 아른거린다. 45.9m 높이의 전망대 하층은 파도를, 중층은 황포돛대를, 상층은 태양을 형상화했다. 전망대에는 층별로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데 10층과 9층에 전망대와 카페가 있고 나머지 층에는 북카페, 문학영화관, 추억영화관, 축제관, 푸드 홍보관 등 테마관이 자리하고 있다.

정남진 전망대에서 약 10km가량 떨어진 남포마을의 소등섬은 남도 최고의 해맞이 명소다. 먼 바다에 뱃일 나간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가 무사 귀환을 소망하며 작은 등을 밝히고 기도했다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지금은 기도하는 할머니 동상과 소나무 십여 그루가 전부인 작은 무인도다. 물이 빠지면 걸어서 갈 수 있지만 물이 들어차면 영락없이 섬이 된다.

소등섬이 바라보이는 남포마을은 거장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 촬영지다. 이곳 역시 크지 않아 마을 산책은 1시간이면 충분하다. 골목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여행객을 반갑게 맞아주는 누렁이도 만날 수 있다. 남포마을은 자연산 석화로 유명하다. 마을 주민들이 갯바위에서 석화를 채취하고 있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이곳 식당에서는 석화구이가 인기메뉴다. 이 외에 장흥에서 이맘때 맛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제철 맞은 매생이인데 ‘매생이는 미운 사위한테 준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뜨겁지만 김이 나지 않아 착각할 수 있으니 맛을 볼 땐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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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정남진 전망대 061-867-0399

낭만적인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곳 ‘인천 정서진’

한반도의 관문인 인천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숱한 역사의 흔적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역사도시다. 또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크고 작은 섬들이 서해를 수놓고 있어 힐링하기도 좋은 도시다. 특히 해돋이보다 해넘이가 볼만한 곳으로 유명하다. 서해를 배경으로 저무는 해는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아련하고 서정적이기 때문이다. 인천의 해넘이 명소는 여러 곳인데 그중 서울 광화문에서 정서쪽에 위치한 정서진이 대표적이다. 강원도 강릉의 정동진과 대칭되는 곳으로 정동진의 해돋이가 희망과 새출발을 의미한다면 정서진의 해넘이는 낭만과 그리움 그리고 아쉬움을 담고 있다. 이에 매년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날에는 정서진 해넘이 행사가 열린다.

산책로가 잘 조성된 정서진 주변에는 노을종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이 조형물의 형태는 매끈한 조약돌 모습이며 내부는 종 모양을 하고 있어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형태를 보여준다. 주변 아라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서해와 한강을 연결하는 관문인 아라서해갑문도 한눈에 들어온다. 정서진은 경인 아라뱃길의 시작점인 동시에 국토 종주 자전거길의 출발점으로 자전거 마니아들의 기념촬영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경인 아라뱃길에는 물길 주변의 아름답고 특색 있는 지역을 의미하는 수향8경이 자리해 있어 꼭 이곳에 와봐야 할 이유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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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인천광역시 관광진흥팀 032-560-5930

댓글 3

  • 최인혁님

    정동진,정남진,정서진 모두 다 가보고 싶네요 ^^ 유익한 여행 정보 감사합니다~

  • 연정아님

    오랫동안 해돋이 못가봤는데, 사진만으로도 감슴이 뜨거워지는거 같아요~

  • 김태현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과 문화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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