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이야기
친환경·생활문화 기업의 여정 본격화
2008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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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1. 에너지 신사업의 비약적 성장
- 1. 에너지산업의 변화와 삼천리의 대응
- 2. 집단에너지 사업의 거침없는 성장
- 3. 에스파워 설립, 발전 사업의 새 지평 개척
- 4. 연료전지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
- 5. 오산에 차세대 기술연구소 준공
- Section 2. 생활문화 분야 신사업 도전
- Section 3. 고객가치 제고 및 기업문화 혁신
Section 1
에너지 신사업의 비약적 성장
1. 에너지산업의 변화와 삼천리의 대응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한국의 에너지산업은 산업화의 진전과 국가 경제의 발전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으며 성장했다. 2010년을 전후한 시기에는 에너지 수요의 증가와 환경 규제의 강화,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큰 폭의 변화에 직면했다. 석탄·석유 등 화석에너지 중심이었던 에너지 시장이 천연가스, 신재생에너지, 집단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의 대거 등장으로 다변화한 것은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화 가운데 하나였다.
도시가스는 가장 보편적인 가정용 연료로 자리를 잡았다.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으로도 공급이 확산되어 2008년 기준으로 전국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69.8%에 달했다. 2011년에는 74.9%로 올라섰다. 서울의 경우 92.3%로 거의 모든 가정이 도시가스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계량기 도입, 정기 점검 체계 개선 등 기술적·제도적 발전은 도시가스 보급을 촉진하는 데 일조했다. 가정용뿐 아니라 산업용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 역시 중요한 변화였다.
도시가스는 지역난방 및 열병합발전과 연계되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지역난방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환경친화적이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으며 신도시와 대규모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었다. 2010년대 초반에는 지방의 중소도시로도 확산되었다. 처음에는 열전용 보일러를 이용하여 열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점차 열병합발전 방식으로 바뀌었다.
열병합발전은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고효율 시스템으로 발전되었다. 일부에서는 바이오매스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결합한 집단에너지 시스템이 등장하기도 했다. 열병합발전은 지역난방용 열뿐만 아니라 전기도 생산해 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이끌었다. 생산한 전기는 대부분 전력거래소(KPX)를 통해 한국전력에 판매하지만,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냉난방과 함께 직접 사용자에게 판매하는 구역형 집단에너지(CES) 사업도 등장했다. 과거에 없던 새로운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이미 전력 분야는 2000년대 초 도입된 전력시장 구조 개편으로 발전 부문에 경쟁체제가 도입돼 민간 발전 사업자(IPPs)의 역할이 확대되었다. 2009년에는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국가 로드맵’이 발표되고, 2010년에는 제주도에서 차세대 전력인프라 시스템 혹은 지능형 전력망으로 불리는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가 운영돼 전력산업의 획기적인 변화를 눈앞에 두게 되었다.
신재생에너지도 에너지 시장의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에 힘입어 연료전지, 수소,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종류의 신재생에너지가 대거 등장했다. 2012년에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제도(RPS)가 시행돼 대형 발전사들도 일정 비율의 신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생산하게 되었으며, 2015년에는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기조에 맞춰 동아시아 최초로 탄소배출권 거래제(ETS)를 도입했다.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이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 선 것이다.
사업다각화에 대비한 조직개편
에너지산업의 기본 구조가 바뀌는 격변의 시기에 에너지 중심의 사업전략을 추구하는 삼천리의 행보도 분주해졌다.
삼천리는 창립 50주년을 맞은 2005년에 ‘에너지에서 환경까지, 미래를 창조하는 삼천리’라는 New Vision을 선포했었다. 그리고 에너지, 녹색성장, 생활문화 등 3개 부문을 사업다각화의 전략적 범위로 제시하고, 에너지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영역의 확장 및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이미 집단에너지, 자가 열병합발전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한다는 에너지사업 다각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삼천리는 2009년을 ‘지속 성장을 위한 비상의 해’로 정하고 성장 전략의 고삐를 죄었다. 그해 1월 사업다각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을 목표로 전략기획실과 도시가스사업 총괄, 집단에너지사업 총괄, 자원사업본부, 환경사업본부, 신에너지사업본부, 경영지원 총괄 등의 조직을 신설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어 2011년에는 한준호 부회장을 회장으로, 김경이 삼천리ENG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에너지 전문가들을 최고위층에 중용하고 책임 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동시에 신규 사업 개발을 강력히 추진하여 중장기 경영전략과 비전을 달성하는 데 조직의 역량을 결집하도록 했다.
2012년 1월 1일에는 삼천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신규 사업들이 조기에 안정화되도록 각 사 대표이사 체제를 새롭게 정비하고, 특히 도시가스 부문에 처음으로 사업부문 대표이사 제도를 도입해 전략기획본부, 도시가스사업본부, 발전사업본부, 환경사업본부, 경영지원본부 등 본부별 책임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삼천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명확했다. 그 분기점이 된 것은 2005년에 선포한 New Vision이었다. 삼천리는 도시가스와 집단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근간으로 하여, 연료전지를 포함한 에너지 절약 사업, 친환경 녹색성장 사업, 금융업과 외식업을 포함한 생활문화 사업 등으로 그룹의 날개를 펼치겠다는 계획을 명확히 했다.
이러한 목표에 따라 집단에너지 사업에 진출한 삼천리는 광명열병합발전소 준공, 휴세스 설립, 안산도시개발 지분 참여, 태양광발전소 건설 등 각종 에너지사업을 왕성하게 펼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갔다.
2. 집단에너지 사업의 거침없는 성장
휴세스, 수도권 집단에너지 강자로 부상
집단에너지는 에너지사업의 다각화를 모색하던 삼천리가 가장 먼저 주목한 신사업이었다. 삼천리는 인천종합에너지 설립에 참여하고 광명역세권의 사업권을 확보하는 등 집단에너지 사업에서 활발하게 보폭을 넓혀갔다.
그 무렵 집단에너지 시장은 도시가스 사업자와 지역난방 사업자 간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은 장치산업으로서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양측의 과다한 경쟁은 자칫 커다란 손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국가적으로도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삼천리는 과열된 경쟁이 불러올 손실과 비효율을 예방하고 함께 번영하는 상생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협력하기로 했다. 그리고 2006년 6월 27일 리츠칼튼호텔에서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그 첫 사업으로 수원 호매실지구에서 공동으로 집단에너지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원활한 사업 운영을 위해 기술·정보·인력 등 필요한 부분에서 적극 협력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신설 법인의 경영권은 삼천리가 갖기로 했다.
국내 최대의 도시가스 전문업체인 삼천리와 지역난방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손을 잡은 것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일이었다. 친환경 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려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동시에, 다른 기업들에게는 상생의 모델을 제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양사의 강점을 결합하여 공급권역 내 공급세대에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소비자에게도 매우 긍정적인 일이었다.
양사는 2006년 9월 1일 삼천리그룹 여의도 본사에서 합작법인 <㈜휴세스>를 공식 출범시켰다. 삼천리는 153억 원을 출자해 51%의 지분율로 경영권을 확보했다. 상호로 확정한 휴세스(HUCES)는 ‘인간을 위한 집단에너지(Human Community Energy System)’라는 의미를 담았다. 또 인간 중심(Humanism), 창조경영(Creation), 환경경영(Environment)을 통해 에너지 전문 기업(Specialty)으로 발전한다는 뜻도 내포했다.
휴세스는 삼천리로부터 수원 호매실 택지지구와 화성 향남2 택지지구에 대한 집단에너지 사업권을 양수하고, 2007년 4월에는 향남1 택지지구에 대한 사업허가를 받아 경기 서남부권의 유력한 집단에너지 사업자로 부상했다.
휴세스는 2008년 8월 1일 화성 향남1지구에 열 공급을 개시하며 본격적인 사업 운영을 시작했다. 2010년 11월 25일에는 약 1만 세대의 화성 봉담2지구 사업권을 획득해 공급 범위를 확대했다. 또 2012년 12월에는 호매실 열원시설을 준공하여 호매실 택지지구 등에 안정적으로 지역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휴세스는 호매실·봉담2·남양뉴타운·향남1·향남2 등 5개 지구의 사업권을 획득하여 약 7만 세대에 열을 공급하는 사업자로 성장했다. 2011년 11월 경기그린에너지가, 2012년 1월 에스파워가 설립된 이후에는 두 회사의 발전배열과 화성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열을 연계해 수요자에게 공급함으로써 시너지를 배가할 수 있게 되었다.
안산도시개발의 약진
삼천리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2009년 12월 7일 경기도 안산의 집단에너지 사업자인 안산도시개발㈜에 지분 참여했다.
안산도시개발은 고잔 신도시를 포함한 안산시 일대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사업자로, 1995년 6월 설립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자회사를 말한다. 안산도시개발은 1999년 9월 열 공급을 시작해 2009년에는 열 공급 세대가 5만여 세대에 이르렀다. 2009년 7월에는 화성 뉴타운에 대한 집단에너지 사업권도 확보했다.
그런데 2008년 10월 10일 정부가 제3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민영화가 추진되었다. 이에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자회사인 안산도시개발의 지분 51%를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다. 당시 안산도시개발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51%, 안산시가 42%, STX에너지가 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삼천리는 안산시와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하여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2009년 12월 7일 매각 지분 51% 중 42.9%를 인수하여 안산시와 공동으로 경영하게 되었다. 양수도 대금은 627억 원이었다.
민영화 이후 안산도시개발은 빠르게 성장했다. 2010년 9월 화성 송산그린시티 집단에너지 사업 허가를 취득하고 2012년 9월에는 2만 2,000여 가구에 이르는 시흥시 배곧지구 사업권도 획득하며 공급 범위를 더욱 넓혔다. 또 휴세스와 열배관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에스파워와도 발전배열 수열 계획을 함께 수립하는 등 삼천리그룹 내 관계사들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기반도 구축했다.
기업 체질을 개선하는 데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무엇보다도 재무구조 개선과 원가절감에 총력을 기울여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었다. 삼천리 컨소시엄이 인수할 당시만 해도 안산도시개발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간신히 벗어난 상태였다. 부채비율은 무려 1만 9,318%에 이를 정도로 재무구조가 불안정했다.
그런데도 앞으로 경쟁력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원가 절감을 위한 반월염색단지의 폐열 활용 프로젝트, 안산 복합화력발전소와 연계하기 위한 배관 공사, 그리고 노후 관리동 신축공사 등에 많은 자금이 필요한 상태였다. 안산도시개발은 에너지이용 합리화자금(ESCO)을 적극 활용하고 국제회계기준(IFRS)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등 획기적인 방법을 강구하여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장기 차입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했다.
CHP의 연료를 벙커C유 대신 도시가스 겸용으로 전환하는 등 원가절감에도 적극 나섰다. 흡수식 히트펌프 시스템을 이용한 열 회수 방안을 ESCO 사업으로 추진하여 원가절감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동시에 이뤄내기도 했다. 또 무재해운동을 성공적으로 전개하여 2014년 4월 18일 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도원으로부터 무재해 목표 달성 인증패를 받기도 했다.
안산도시개발은 2014년 12월 18일 미래엔인천에너지와 열 배관망을 연결해 열 거래를 시작하며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새로 준공한 안산복합화력발전소가 생산하는 열을 안산도시개발이 공급받아 자사 배관망을 통해 미래엔인천에너지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안산도시개발은 새로운 수익 창출을, 미래엔인천에너지는 에스파워에서 나오는 저가 열원 확보를 통해 사업성 개선을 이루게 되었고, 그룹 내 에너지사업 간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광명열병합발전소 준공, 열·전기 공급 개시
삼천리가 직접 수행하는 광명역세권 택지개발지구 집단에너지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광명역세권을 비롯하여 인근 지역의 상가 및 가정에 전기와 지역냉난방을 공급할 수 있도록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는 게 핵심이었다.
2008년 2월 광명열병합발전소 건설에 들어간 삼천리는 2009년 6월 부분 준공하여 소하지구에 최초 열 공급을 개시했다. 그리고 2010년 2월부터 약 3개월간 시운전을 거쳐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2010년 7월 13일 한준호 부회장, 정순원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양기대 광명시장 등 지역 관계자들, 시공사인 한화건설, 감리업체인 대우엔지니어링의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갖고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이날 준공식에서 정순원 사장은 “광명열병합발전소는 삼천리가 지향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의 성공적인 시작으로,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광명열병합발전소의 준공에 의미를 부여했다.
광명열병합발전소은 삼천리가 추진하는 첫 번째 집단에너지 사업으로, 청정연료인 LNG를 이용해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 공급하는 고효율 친환경 발전소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관심을 모았다. 시간당 46MW의 전기와 40G㎈의 열을 생산할 수 있으며, 광명역세권 및 소하·신촌지구 내 약 1만 3,897세대의 공동주택과 업무용 건물에 지역냉난방 열을 공급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시작했다. 광명역세권에는 전기도 직접 공급한다. 삼천리가 공급하는 도시가스를 포함하면 대규모 주거단지에 전기·열·도시가스 등 에너지 일체를 일괄 공급하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었다.
이 무렵 삼천리 관계사인 휴세스가 2010년 기준 약 1만 세대의 향남지구와 호매실지구에 열을 공급하고 있고 안산도시개발이 안산지역 5만 3,000여 세대에 열을 공급하고 있어, 삼천리는 도시가스에 이어 집단에너지 분야에서도 전국에서 손꼽히는 선도기업의 위상을 확보하게 되었다. 특히 광명열병합발전소는 삼천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해 New Vision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되었다.
“구역전기사업은 처음이지만...”
삼천리가 그룹 최초의 LNG 발전소인 광명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해 운영한 것은 그룹의 에너지 사업 확장에 중대한 분기점이 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처음에는 사업 진출 여부를 놓고 경영진의 고민이 많았다. 처음 도전하는 구역전기사업이라는 점, 광명역세권 지구의 규모가 크지 않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이 매우 조심스러웠던 것이다.
사업 여건이 유리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지레 포기하기도 어려웠다. 삼천리의 ‘안방’이라 할 수 있는 경기 남부권의 도시가스 공급권역을 향해 타 경쟁사가 빠른 속도로 지역난방 사업을 확장하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자칫하면 집단에너지 사업의 확장은 물론 도시가스 사업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들었다는 것이다.
사업 개시 여부를 놓고 삼천리 경영진은 수차례 회의와 워크숍을 반복하면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잠정적으로 결정을 했다가 다시 뒤집는 일도 있었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만큼 의사결정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에너지사업 다변화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구역전기사업을 통해 집단에너지와 전기사업의 기반을 구축하자는 전략적 판단이었다. 동시에 광명역세권을 ‘저지선’으로 삼아 ‘안방’을 사수한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종합에너지기업의 비전을 가지고 사업에 착수한다는 다짐도 했다.
예상한 대로 광명열병합발전소는 준공 이후 한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임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사업은 안정화되었지만, 시장 여건상 수익을 창출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한다’는 전략은 적중했다. 광명 지역의 개발사업이 활발해지면서 광명열병합발전소는 그룹의 주요 수익원 역할을 할 만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안산도시개발과 휴세스가 안정적으로 집단에너지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경기 남부권 집단에너지 사업의 ‘지역적 방어막’을 구축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많은 고민 끝에 구역전기사업에 진출했지만, 고민이 많았던 만큼 그 열매는 풍성했다. 종합적인 안목으로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먼 미래까지 조망하는 예리한 미래 예측을 바탕으로 결단한 덕분에 광명열병합발전소의 성공적인 역사를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3. 에스파워 설립, 발전 사업의 새 지평 개척
발전회사 ㈜에스파워 설립
2012년 1월 2일 삼천리는 한국남동발전, 포스코건설과 협력하여 3사 합작으로 경기도 안산시에 <㈜에스파워(S-Power)>를 설립했다. 합작 참여 기업 가운데 삼천리는 최대주주로서 회사 경영을 총괄하고, 한국남동발전은 건설사업관리와 O&M(Operation and Maintenance)을, 포스코건설은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를 각각 담당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3일 후인 1월 5일 에스파워는 안산시, 금융기관 등 내외빈 7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코엑스(COEX)에서 창립기념행사를 갖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에스파워는 안산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 회사이다. 안산복합화력발전소는 정부가 2010년 수립한 제5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되어 본격 추진되었다. 당초 이 사업은 안산시와 포스코건설, 한국서부발전이 2009년 1월 MOU를 체결하면서 추진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한국서부발전이 중도에 사업 참여를 포기하는 바람에 더 이상 진척되지 못하고 표류하게 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삼천리 최고경영층이 신속하게 나서서 사업 참여를 결정하는 한편, 포스코건설, 안산시, 한국남동발전에 사업 공동 개발을 요청하여 이 사업을 성사시켰다.
삼천리는 이 사업을 통해 종합에너지기업에 걸맞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자 했다. 또 안산도시개발 및 휴세스와의 열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해 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발전사업에 필요한 인허가와 부지 확보 등 사전 조치가 이미 완료되어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안산복합화력발전소는 2012년 11월 26일 경기도 안산시 원시동의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 내 부지에서 이만득 회장을 비롯해 조석 지식경제부 차관, 전준호 안산시의회 의장, 부좌현 국회의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갖고 공사에 들어갔다. 발전소는 10만 7,328㎡(3만 2,467평) 부지에 834MW급에 달하는, 수도권 서남부 지역 최대 규모였다. 사업비 8,871억 원은 주주사 자본금 2,700억 원에 PF 차입금 6,171억 원을 최저 금리로 조달하여 충당했다.
삼천리는 2014년 11월 상업운전에 이어 이듬해 상반기에 발전소를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생산되는 전기는 전력거래소를 통해 안산시 및 주변 지역에 공급하고 열은 안산도시개발에 판매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삼천리는 안산 복합화력발전소가 본격 가동되면 저가 열원 확보에 따른 수익성 향상은 물론 안산도시개발과의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했다.
안산복합화력발전소 준공
안산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주변 교통량과 인허가, 공기(工期) 부족 문제는 시시때때로 난관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무난히 극복하고 26개월간 무사고·무재해 기록으로 시공하여 2014년 11월 7일 예정대로 상업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안산 복합화력발전소는 독일 지멘스사가 제작한 가스터빈 2기(275.6MW × 2기)와 증기터빈 1기(283.1MW × 1기), 배열회수보일러 2기를 보유하면서, 청정연료인 LNG를 기반으로 복합발전을 통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한다. 가스터빈을 돌려 발전하고 가스터빈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배기가스열로 증기를 생산하여 2차로 증기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화력발전에 비해 에너지 이용 효율이 높은 고효율 발전소이다. 또 발전기 가동을 위한 가스공급시설, 수처리시설 등을 함께 보유하여 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LNG와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설계되었다.
에스파워는 복합화력발전소 준공과 동시에 8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여 전력거래소를 통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 함께 생산되는 발전배열로 5만 가구 이상에 열 공급이 가능해짐에 따라 발전배열을 집단에너지 사업자인 안산도시개발로 송열하여 지역 주민의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에 기여했다.
에스파워의 안산 복합화력발전소 준공으로 발전 사업에 본격 진출함으로써 삼천리는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4. 연료전지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
<함평태양광발전소> 설립
삼천리는 ‘에너지에서 환경까지’ 비전을 선포한 이후 친환경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확대하기 위해 많은 고심을 했다. 에너지산업이 다변화하고 수많은 기업이 에너지산업에 뛰어드는 현실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고 경쟁우위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전환기에 미래 시장을 예측하여 최적의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삼천리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친환경 에너지사업에 도전했다.
먼저, 태양광발전에 도전했다. 태양광발전은 재생에너지 중 햇빛을 이용한 발전 방법으로, 2000년 이후 연평균 40%의 성장세를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어 경쟁이 가열되고 있었다. 더욱이 세계적인 고유가 추세에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하는 탄소거래 시장이 본격 도입됨에 따라 청정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태양광발전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삼천리는 2007년 11월 30일 136억 5,000만 원을 투입해 <㈜함평태양광발전소>를 설립했다. 그리고 전남 함평군 함평읍 수호리 1153-1번지 함평엑스포공원 제2 주차장 부지(약 4,320㎡)에 2MW 규모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세계 나비·곤충 엑스포’ 개막식에 맞춰 2008년 4월 22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준공식은 이영복 사장과 지자체 관계자 등 사내외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5월 15일 개최되었다.
함평 태양광발전소는 주차장 부지 위에 지어진 태양광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토지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개발과 시공은 독일 코너지(Conergy)그룹의 자회사인 이퓨론(Epuron)이 맡았다.
한편, 2011년 3월 31일 함평 태양광발전소는 에너지·환경 솔루션과 분산형 발전사업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삼천리ES에 합병돼 삼천리ES의 다른 사업들과 시너지를 발휘하는 구조로 재편되었다.
“예정된 날짜에
상업운전을 개시할 수 있을까?”
종합에너지기업을 지향하는 삼천리에게 발전 사업은 오랜 숙원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 때문에 최초의 안산복합화력발전소 컨소시엄이 붕괴되어 사업이 표류할 때 삼천리는 빠른 의사결정으로 기민하게 뛰어들어 새로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사업을 주도했다. 대규모 사업비가 투자되는 큰 사업이지만 삼천리는 확신을 가지고 사업을 성사시켰다.
발전소를 건설하고 사업을 개시하는 과정은 많은 어려움을 동반하는 일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웠던 점은 상업운전 개시 시점에 맞춰 LNG를 공급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였다. 사업개발 주체였던 포스코건설이 한국가스공사에 LNG 공급신청을 늦게 하는 바람에 LNG 공급설비 구축 공사가 늦어진 것이다. 자칫하면 상업운전 개시 시점이 1년 정도 지연될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 때 삼천리ENG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내 최고의 시공 능력을 보유한 삼천리ENG는 건설 공기 단축을 위해 밤낮없이 시공을 강행했다. 또 인허가 절차에도 직접 나서는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안산복합화력발전소는 예정된 시점에 정확히 맞춰 건설을 완료함으로써 차질 없이 상업운전을 개시할 수 있었다.
삼천리를 비롯해 에스파워, 삼천리ENG 등 관계사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안산복합화력발전소는 공기를 단축하면서도 단 한 건의 사건·사고도 없이 준공되었다. 그리고 삼천리가 진정한 의미의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그 위용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 연료전지발전소 <경기그린에너지> 설립
삼천리는 연료전지 분야에도 적극 참여했다. 연료전지(Fuel Cell)는 신에너지의 일종으로, 연료와 산화제를 전기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말한다. 도시가스에서 얻은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가 결합하여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오염·공해물질이 없는 청정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JP모건사가 2008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연료전지 수요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할 만큼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참여를 서두르는 중이었다.
삼천리는 2003년 산업자원부가 주관한 ‘5kW 연료전지 실증연구’에 참여한 이후 연료전지의 실생활 적용 가능성에 대해 꾸준히 연구했다. 2006년에는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해 경기도지사 관사 등을 포함한 다양한 장소에 연료전지를 설치하며 기술적 실증과 경제성 확보를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또 2007년에는 한국가스공사가 주관하는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에도 참여하여 기술연구소 사옥에 연료전지 3대를 설치하고 실증운전을 실시한 바 있었다.
2009년 3월 삼천리는 지식경제부의 ‘2010년 그린홈 100만 호 보급사업’에 연료전지 보급·시공 사업자로 선정되었다. 이에 2010년 3월 10일 GS칼텍스의 자회사인 연료전지 전문업체 GS퓨얼셀과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217대(234kW)의 가정용 연료전지를 설치했다. 삼천리는 이 과정에서 연료전지의 설치 및 성능 평가 기술, 건물에너지 설계기술 등 연료전지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한편, 연료전지 사업 확대에 나선 삼천리는 2011년 4월 한국수력원자력·포스코파워 등과 함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58.8MW 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해 운영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11월 11일 특수목적법인(SPC) <경기연료전지발전㈜>을 설립했다. 경기연료전지발전은 2012년 7월 23일 <경기그린에너지㈜>로 상호를 변경했는데, 삼천리는 19%의 지분으로 회사 설립에 참여했다.
경기그린에너지가 화성시 발안산업단지 내 2만 405㎡(약 6,200평) 부지에 건설한 연료전지발전소는 2단계에 걸쳐 2013년 12월 준공했다. 총사업비 3,300억 원을 투입해 2.8MW급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 21기를 설치했다. 연간 46만 4,000MWh의 전력과 19만 5,000Gcal의 열을 생산할 수 있는 용량으로, 단일 연료전지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였다. 약 9만 가구에 전력을, 2만 가구에 열을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다. 열은 휴세를 통해 인근 택지지구에 공급하기로 했다.
경기그린에너지 연료전지발전소는 연간 12만 톤의 원유 수입대체 효과와 6만 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가져오는 설비여서, 정부의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적극 뒷받침하는 발전소로 큰 관심을 모았다.
5. 오산에 차세대 기술연구소 준공
에너지·환경으로 연구범위 확장
삼천리는 1990년 10월 1일 업계 최초로 전문 연구소인 삼천리기술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기술 개발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술연구소는 도시가스와 집단에너지는 물론 신재생에너지, 고효율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사업 분야의 연구개발을 통해 삼천리의 기술경쟁력을 높여 왔다.
삼천리가 종합에너지 기업을 지향하며 에너지 및 환경 사업의 확장에 나선 이후에는 고효율 에너지 이용 기술과 미활용 에너지 이용, 최적 에너지 설계 등 에너지 절감 기술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또 천연가스의 이용 확대를 위해 신규 용도 개발, 대체 천연가스 개발 등 도시가스와 열원을 다변화하는 기술 연구도 폭넓게 진행했다.
기술연구소는 친환경 에너지 기술 연구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2009년 1월에는 ‘삼천리에너지기술연구소’로, 2011년 1월에는 ‘삼천리에너지환경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하며 에너지·환경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에너지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에너지 저감 기술과 신재생·녹색 에너지 연구 등 친환경 에너지기술 연구를 더욱더 강화해야 했다.
삼천리는 R&D의 효능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연구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로 하고, 2010년 7월 29일 경기도 오산시 독산성로 313(세교동 산 41번지) 일대 3만 1,824㎡(9,627평)의 부지를 매입해 새로운 기술연구소 신축에 들어갔다. 부지를 확보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랐고, 설계 과정에서도 건물의 모양 등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착공 후에는 순탄하게 공사가 진행돼 2012년 8월 29일 200여 명의 연구원과 사내외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새 기술연구소는 업계 최고 수준의 규모와 장비 및 시설로 화제가 되었다. 연면적 1만 5,267㎡(4,618평)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신축된 기술연구소는 에너지사업 분야의 각종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최신 연구시설과, 도시가스 분야의 교육을 위한 트레이닝센터, 도시가스 종합상황실 등의 시설을 갖추었다. 또 임직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체력단련장과 문화 휴게공간도 함께 조성되었다.
기술연구소는 친환경 에너지 기업의 연구단지다운 면모를 갖추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모았다.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게 환경친화적으로 건축한 것은 물론, 태양광발전, 열병합발전, CHP 냉난방 설비 등 고효율의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절감과 에너지 효율 제고에 각별히 유의했음을 보여주었다.
기술연구소의 시설 가운데 특히 관심을 끈 것은 도시가스 종합상황실이었다. 새롭게 구축한 종합상황실은 그동안 4개 거점별로 운영해 왔던 기존 상황실을 통합하여 중앙집중화된 상황 관리 체계를 갖추었다. 더욱이 최신 IT기술 기반의 첨단 원격시스템을 갖춰 700여 개에 달하는 정압기와 차단밸브에 대한 원격감시 및 제어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또 통합 지휘통제 시스템을 도입해 공급권역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상사태에 효율적으로 지휘 및 통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통합 지휘통제 시스템은 150여 대의 순찰차량과 다자간 무전통신 및 현장영상 송·수신, 안전관리센터와 현장지휘소와의 화상회의, 지진정보 및 가스사고 관련 기사 자동검색 등 다양한 기능과 정보를 제공하는 핵심 시설이다.
한편, 2014년 1월 1일 기술연구소는 신설된 경제연구팀과 통합해 ‘에너지종합연구소’로 확대 개편하면서 연구개발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 에너지종합연구소는 삼천리의 비전 달성을 위해 경영환경의 흐름과 미래 전망에 대해 임직원의 이해와 공감대를 높이고, 향후 대응 방안을 개발하는 것을 핵심 목적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지식과 사고, 리더십을 연구 개발하는 씽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한다는 비전도 수립했다.
기술연구소의 연구 성과
오랫동안 기술연구소는 도시가스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시가스 안전관리 분야의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어 왔다. 그리하여 배관의 전기방식 상태를 원격으로 감시하는 시스템과 배관의 말단에 안정적으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관말 압력 감시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많은 성과를 이루어왔다. 2008년 5월에는 산업자원부 국책과제인 차세대 안전관리 통합시스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기술 역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성장세가 둔화된 도시가스의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기 위해 도시가스 신규 이용 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했다. 2007년에 수행한 ‘멀티 연계 제어 고효율 공기예열 시스템 개발 연구’, 2008년에 수행한 ‘산소버너 개발 및 실증연구’, 2009년에 중소기업청 구매조건부 국책과제로 수행한 ‘대용량 축열식 버너 기술 개발 및 실증연구’는 손꼽히는 성과 중 일부이다.
2010년 이후에는 전통적인 도시가스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기존에 없던 천연가스의 용도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일본 오사카가스와 협력하여 기존 원유 정제공장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의 탱크로리 공급 방식을 대체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이를 통해 ‘천연가스 개질 방식을 이용한 on-site 수소 제조 시스템’을 연구하고 그 도입 가능성을 검증하기도 했다.
2012년 10월에는 지식경제부가 주관한 ‘천연가스-디젤 혼소 분산형 발전시스템을 위한 LNG 공급시스템 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하여, 약 4년 동안 백령도를 대상으로 LNG 위성기지를 건설하고 LNG 공급시스템을 운영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도서 지역에 안정적으로 LNG를 공급하는 LNG 해상 운송 저장 공급시스템 구축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에너지 자립성을 지향하는 도서 지역에 지속적으로 LNG를 공급할 수 있는 기술적·사업적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한국가스공사의 의뢰를 받아 약 1년 동안 서해권 2개 항구에 대한 LNG 벙커링 상업화의 타당성 용역사업을 수행했다.
지식경제부 국책과제인 K-MEG(Korea Micro Energy Grid) 구축 사업에도 참여했다. 이 사업에서 기술연구소는 연료전지와 히트펌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상업용 건물에 적용하여 가스 기반 고효율 건물에너지 생산시스템 및 건물 간 마이크로 에너지 그리드(Micro Energy Grid) 실증연구를 진행했다. 또 비상발전기, 신재생에너지, ESS(Energy Storage System) 등 다양한 분산자원을 연계하여 전력시장에 참여하는 VPP(Virtual Power Plant) 사업 추진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도 진행했다.
2013년 9월 기술연구소는 삼천리ENG와 1년 이상의 공동연구 끝에 도시가스 업계 최초로 배관 자동 용접 장치 개발에 성공하여 도시가스 배관 시공 자동화 시대를 열었다. 이에 따라 국내 도시가스 배관 엔지니어링의 수준을 크게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사랑받는 기업’의 공간을 만들다
오산기술연구소는 여러 가지 기대와 욕구가 결합하여 완성된 삼천리의 대표 시설물이다. 당초에는 사업개발과 연계한, 말하자면 확장된 R&D 기능을 수행하는 연구소로 구상되었다. 그 후 검토 과정에서 교육 및 안전관리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나아가 직원들의 휴식과 복지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해졌다. 그 결과 오산기술연구소는 복합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일종의 R&D 콤플렉스와도 같은 시설이 되었다.
중요한 시설인 만큼 부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경영진의 고심이 적지 않았다. 검토에 검토를 거듭한 끝에 경기도 오산시 독산성로 313(세교동 산41번지) 일대를 후보지로 낙점했다. 그런데 이 땅은 특정 성씨의 문중(門中) 소유로, 문중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어 매매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부지에 인접한 상업시설도 문제가 되었다. 당시만 해도 부지 일대는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비교적 한적한 환경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연구소 부지로 들어서는 입구 가까운 곳에 숙박업소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삼천리는 이 건물도 매입하여 연구소 공간을 더욱 넓게 확보하고자 했다. 하지만 소유주가 매각 의사가 없다고 밝힘에 따라 삼천리는 그곳을 빼고 건축할 수밖에 없었다. 이 건물을 매입했다면 연구소 내 축구장이 더욱 넓어져 활용도도 높아졌을 것이다.
오산기술연구소는 종합상황실을 비롯한 안전관리 기능과 교육훈련 기능, 그리고 연구개발 기능이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경영진이 고심을 거듭하며 검토했던 공간은 직원들의 휴식과 충전을 위한 문화 복지 공간이었다. 건물 2층 단면적의 50% 이상을 북카페 컨셉의 휴게 공간과 테라스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센터 부럽지 않은 체력단련실도 별도로 만들었다. 거기에 건물 곳곳에 젊은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서 문화적 감성을 자극하게 배려했다.
에너지 회사에서 세우는 건물이기에 태양광 설비를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활용 뿐만 아니라, 중수도 활용 설비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건물을 지향하며 건축되었다. 게다가 강당과 운동장은 지역 주민들과 관계 기관에게 오픈해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상생하는 기업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오산기술연구소는 단순한 연구시설을 넘어, 삼천리의 가치와 비전을 담아낸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술과 사람, 연구와 복지,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어우러지는 이 공간은 ‘사랑받는 기업’을 지향하는 삼천리의 경영철학을 잘 드러내는 사례라 할 수 있다.